"족구 때문에 방황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쌤(선생님)은 제가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제 손을 잡아 밝은 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김주철 경위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지난달 16일 '알로이시오 족구부' 주장 박인성(16) 군이 자신에게 쓴 편지를 반복해 읽었다.
불과 일 년 전 '학교 짱'(최고라는 뜻으로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학생을 말함), '일진'으로 불렸던 박 군이었다. 문제아였던 학생들이 모범생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 4월 부산 서부경찰서 안전드리머로 활동하던 김 경위가 족구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알로이시오중에 족구부를 창설하면서부터였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다른 학교와 사뭇 다른 분위기에 놀랐어요. 태어나자마자 10년 넘게 학생들만 있는 집단에서 생활한 탓인지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주눅든 모습이었죠." 김 경위는 알로이시오 중학교에 처음 왔을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학생들은 외출을 해도 학교밖에 가족·이웃이 없어 활동반경이 늘 학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십여 년을 살다보니 사회성이 부족해졌던 것.
그러던 차에 김 경위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족구부를 창설했다. '족구의 달인'인 그는 전국족구연합회 등 족구관련 단체 6곳에 소속돼 있다.
족구부에 들어온 학생들은 차츰 변해갔다. 기가 죽어 눈치를 보거나 욕설 등 공격적 성향을 보이던 아이들이 밝고 당당해졌다.
김 경위는 "지난해 3월 알로이시오중에 오기 전,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 한 학생을 만났어요. 업주를 설득해 처벌은 면했는데 그 학생이 족구부 원년멤버가 됐죠"라고 했다. 그때 만난 000(15) 군은 현재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중학생인데도 고등부 주전으로 활동 중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인정을 받고 다른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모범생으로 탈바꿈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사하구청장기 족구대회에서는 중·고등부로 유일하게 출전해 3등에 올랐다. 1, 2등은 성인부가 차지했다.
김 경위는 "아이들에게 족구는 바깥세상과의 연결고리예요. 상대방과 대등하게 실력을 겨루며 자존감을 높이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렵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첫댓글 열정적인 족구매니아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감동입니다 족구인으로서 자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