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가뭄이 들어도, 땅이 거칠어도 잘만 자라는 메밀
B.C 8세기경 중국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알려진 메밀은 질긴 생명력과 짧은 생육기간으로
민초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작물이었다. 메밀은 분류학상 곡류에 속하지 않으나 열매의 성질과 용도가 곡류와 비슷해 식품학적으로는 편의상 곡류로 취급한다. 예부터 메밀을 이용해 국수, 묵, 죽, 전 등을 만들어 먹었으며, 메밀껍질은 베겟속으로도 사용했다. 메밀은 또 인체에도 유익해 그 속에 토코페놀,페놀산,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서에 따르면 메밀은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보하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의 부패물을 제거한다. 결국 이 역시 루틴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메밀이 사람들에게 친근한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먹을것이 부족하던 시절
주식이자 간식으로서
늘 곁에 있던음식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쌀은 물론 온갖 주전부리가 넘쳐나지만, 몇십 년 전에만 해도 끼니를 때우기조차 쉽지 않은 때가 있었다. 그 시절 메밀묵은 간장에 찍어먹기만 해도 즐거운 음식이었다. 이렇듯 메밀을 민초들의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함께한 추억과 향수의 음식이다. 그래서 지금도 영주의 묵밥집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그 맛을 잘 모른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한 번씩 맛보고 가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메밀묵에 참기름 넣고 김치와 버무린 묵밥이 요즘 아이들 입맛에 맞을 리 없다. 섭섭한 마음이 앞서지만 녀석들이 더 크면 또 다른 이유로 옛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묵밥과 더불어 50년, 한결같은 메밀 사랑
정옥분 여사가 묵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부터 팔기 위해 묵밥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겨울철 일감이 없어지면 두부나 메밀묵을 만들어 나눠 먹었고, 동네 사람들은 사랑방 드나들듯 정옥분 여사 댁을 출입했다. 정식으로 허가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장날 때면 조금씩 내다 파는 정도였다. 그러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무허가 영업을 단속해야 할 공무원들이 찾아와 맛을 보고는 빨리 허가를 내 편하게 장사하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20여 년 전부터는 시눈이나 TV를 통해 더욱 알려지며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옛날 묵밥을 맛보고자 찾아 드는 단골은 제주도는 물론이고 미국,일본 등 국내외를 막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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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겨울철에 먹어 겨울에 성수기인 묵밥이 지금은 사시사철 모두 성수기다. 순흥전통묵집은 현재 정 여사의 대를 이어 차남 황기준씨가 경영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묵밥의 매력은 시대상과 맞물려 있다. 가진 사람들보다는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음식이었던 덕에, 과거 어려운 시절의 기억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찾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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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는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또한 숨어 있다. 그래서 더욱 전통방식을 버리지 못한다. 메밀묵 자체는 별다른 맛이 없다. 그럼에도 굳이 맛을 표현하자면 은근함이라고 할까? 이런 메밀묵을 황기준씨는 기계속 보이지 않는 작은 부품이나 물에 비유한다. 물이 없으면 살수 없는 것 처런, 우리에게 없으면 안 될 음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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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고 톡쏘는 맛이 있다거나 화려하거나 하진 않지만 투박한 듯 소박한 그 맛이 메밀묵의 진짜 매력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진짜 메밀묵을 즐기는 사람들은 썰지 않은 통묵 그대로를 주문하기도 한다. 순흥전통묵집은 오로지 묵밥만을 식탁에 올린다. 예약을 하면 전이나 접시묵정도를 대접하지만, 정식메뉴는 묵밥뿐이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다른 메뉴까지 준비할 여력이 없다. 단 한명의 손님이라도 좋은 기억을 갖고 가기를 바라는 주인의 숨은 뜻도 담겨있다. 묵밥 한 그릇에 대한 좋은 추억이 좀 더디게 보여도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씨는 한가지 걱정 아닌 걱정이 있다. 손님 대하는 모습이 좀 무뚝뚝해 불친절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주사람들 속은 절대 그렇지 않음을 강조한다. 너무 과장된 표현보다 지님이 더 통하는 법이라고 말이다.
※ 묵밥 제대로 즐기기
순흥전통묵집에서는 간장,고추장,된장 등을 직접 담그기 때문에 전통의 맛이 더하다. 묵이 식어 꾸덕꾸덕해진 윗부분을 떼어낸 묵껍질은 특별한 용도가 없어 버려지기도 하는데 이를 달라고 해서 간장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메밀묵은 특히 무와 궁합이 잘맞는다. 묵밥에 곁들여 나오는 무김치와 함께 먹으면 맛도 맛이지만 메밀이 갖고 있는 약간의 유해성분을 희석시킬 수 있다. 청양고추를 더 넣어 맵게 먹을 수도 있으며, 아이들의 경우 미리 파,고추를 빼달라고 하면 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
[맛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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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북 영주시 순흥면 읍내1리 339번지 전화 : 634-4614 영업시간 : 09:00~21:00 |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IC -> 북영주 방면으로 우회전 -> 봉현교차로에서 부석 -> 순흥방면으로 우회전 ->
순흥면 어린이집 앞에서 우회전-> 순흥전통묵집 |
<안동>
마당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맛
안동 건진국시
양반의 고장에 전하는 양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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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태극모양으로 마을을 끼고 돌아 아름다운 연꽃 한 송이를 보는 듯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전통이 살아 있으며, 그만큼 자랑거리도 많다. 산수의 풍취는 물론 탈춤을 포함한 문화,서원을 포함한 학문 그리고 먹을거리가 전통과 독특함을 담고 있다. 특히 안동 헛제삿밥, 안동 식혜 등 다른 지방에는 없는 음식문화가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 중 하나가 안동국수다. 안동식대로 말하면 '안동국시'다 어느 지방에나 국수가 있고 그 지역의 문화를 담고 있으니 안동국시는 안동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동국시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간편히 분류하면 안동 건진국시는 양반국수이고
누름국시는 서민국수라 할 수 있다. 토박이 어르신들에 말씀에 따르면 안동국시는 탈춤바닥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69호로 지정되어 있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하회마을에서 옛날부터 거행해온
별신굿 의례의 일부분이다. 여러 개의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반과 선비 마당에 들어서면 한층 신랄해진 풍자가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한다. 하회마을은 엄격한 양반마을로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데, 양반을 풍자하는 수위가 대단하다. 안동 건진국시는 탈춤 마당에서 먹던 음식으로, 하층민들이 탈을 쓰고 양반의 허세를 풍자했던
놀이마당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어릴 적 추억을 담고 있는 추억의 먹을거리
안동지역의 독특한 음식을 선보이는 부숙 한정식에 가면 안동국시를 만날 수 있다. 보통 국수라 하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북지방에서는 귀한 손님에게 내놓던 음식에 속했다. 법도를 중시하는 안동에서는 가난한 양반집에도 손님이 끊이질 않았는데, 푸짐한 음식이 없어도 건진국시 정도는 대접하는 게 보통이었다고 한다. 길한 음식, 장수하는 음식이라는 의미를 지닌 까닭이다. 반면 누름국시는 농사꾼들에게 농사일의 새참으로 별미였다.
안동국시 만드는 법은 두가지가 있다. 이 두가지 만드는 법은 처음에는 비슷하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2대1의 비율로 섞는다. 예로부터 안동에서는 구수한 맛을 내는 콩가루 음식이 발달하였고, 국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콩가루를 섞으면 영양적인 면이 좋아짐은 물론이거니와 구수한 맛이 입에 착착 붙는다. 여기에 기름을 살짝 넣는것이 좋다. 반죽할때 손에 잘 붙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반죽이 되면 두 시간 정도 숙성시켰다가 홍두깨로 반죽을 민다. 홍두깨질이 끝나면 반죽을 접어 칼로 썬다. 이제 여기서 부터 삶는 방식이 건진국시와 누름국시가 달라진다.
<건진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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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국시>
먼저 건진국시는 말 그대로 '삶은 국수를 재빨리 찬물에 건져낸 국수'라는 뜻이다. 건져서 말아놓은 면에 육수를 부으면 완성이 된다. 봉제사나 접빈객 때 면을 삶아서 놓아두었다가 육수를 부어 빠르게 손님을 접대했다. 서원이 많았던 안동에서는 유생들의 새참으로도 국수가 애용되었다. 건진국시가 양반네 음식이었다면 '안동누름국시'는 서민들이 손쉽게 끓여먹던 국수다. 끓는 멸치장국에다 뒤뜰에서 방금 따온 애호박 등을 썰어 함께 끓여낸다. 안동국시는 갑작스레 찾아온 손님에게 반찬없이 내놓아도 격이 떨어지지 않았던 음식이다. 정성과 손님에 대한 예의, 섬김이 오롯이 담긴 귀한 음식이니 정갈한 마음으로
양념간장을 조금씩 얹으며 음미하는 것이 좋겠다.
[맛집 정보]
부숙한정식
주소 : 경북 안동시 목성동 38-8 전화 : 855-8898 영업시간 : 12:00~14:00, 18:00~20:00
-안동 시청 앞에 위치한 부숙한정식은 이름 그대로 한정식 집이다. 한정식 집에서 국수 요리가 다소 의외일 수도 있는데, 고조리서 <수운잡방>음식인 어화탕과 육면 등 코스 요리로 가득한 한정식 차림에 안동 건진국시가 들어있다. 1만5천원 ~ 10만원 하는 고급 음식상에 밥을 대신해 국수를 내놓으면서
안동지역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곳이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천리고가교북단에서 좌회전->목성교에서 우회전->로터리에서 7시방향-> 좌회전->시청 방향으로 좌회전->우회전->부숙한정식 |
<청송>
약수와 닭이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 청송의 일등 맛보양식!!
[청송]의 '달기약수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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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 나오는 소리에 착안해 만들어졌다는 닭백숙
경북 청소 달기약수탕 부근의 식당과 여관등등에는 달기 약수로 삶은 약수백숙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달기약수는 위장병, 빈혈, 신경통, 부인병 등에 효험이 좋은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약수터와 달리, 하탕, 신탕, 성지탕, 중탕, 천탕, 상탕, 등 6개의 약수탕(약수터의 이 지방 말)이
7백여 미터 거리에 줄지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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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약수가 발견된 것은 조선조 철종(1849~1863) 때로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이 수로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물맛을 보니 트림이 나오고 뱃속이 편안하여 위장이 나쁜 사람들이 즐겨 마시기 시작했고,
그 뒤로 이 곳 달기 약수는 위장병에 좋은 물로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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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는 사계절 나오는 양이 같고 아무리 가물어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한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빛과 냄새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더불어 약수로 밥을 지으면 밥의 색깔이 푸르며 찰기가 있어 소화도 잘되고 밥맛도
더욱 더 있다 한다.
달기약수라는 이름이 붙어진 유래를 살펴보면, 약수가 솟아 오르며 내는 '꼬륵, 꼬륵'하는 소리가
마치암탉이 알을 낳기 전에 내는 울음소리와 닮았다 하여 처음에 '닭이'로 불리다
점차 '달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닭과 약수의 관계를 조금 더 발전시킨 이야기도 있다.
암탉 우는 소리가 나는 약수로 어떤 음식을 만들면 좋을까 고민하던 사람들이 닭과 약수가
잘 어울려 암탉으로 백숙을만들어 보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백숙 맛을 발견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다.
약수와 닭이 만나 환상의 궁합을 이룬 청송 달기약수 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 고기 맛이 담백하고 먹기 좋다.
백숙에 인삼과 황기,마늘,대추,녹두를 넣어 약선 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예전에는 닭과 찹쌀, 마늘, 약수를 넣고 참나무로 불을 때어 푹 고는 방법으로 조리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업소에서 압력솥으로 백숙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신선한 약수가 닭백숙 맛의 비결
달기약수는 상탕 중탕 하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곳에 모여 있는 약수지만 그 맛과 성분이 약간 다르다. 상탕과 하탕은 탄산이 많아
'톡'쏘는 맛이 강하다.
중탕은 탄산이 적지만 철분이 많아 약수의 효능이 조금 더 좋다는 평가도 있다.
달기약수 닭백숙은 좋은 닭과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
신선한 약수가 맛과 영양을 좌우한다.
따라서 약수터에서 약수를 길어와 닭백숙을 하는 집과 마당에서 갓 떠올린 약수로 만드는
닭백숙은 색상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그 맛 또한 신선한 약수로 인해 유난히 부드럽고 뒷맛이 고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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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운지 80~90일 정도 되는 토종닭에 찹쌀과 대추,은행,녹두를 넣고 압력솥에 푹 고아내면
구수하고도 감칠맛나는 닭백숙이 탄생이 되는 것이다.
※ 맛있는 레시피
[달기약수백숙 레시피]
① 닭을 청결하게 손질한 뒤 배를 갈라 넣는다.(80~90일 정도 된 중닭이 가장 적당하다)
② 찹쌀 200g 정도, 대추 6~7알, 마늘 7~10알, 은행 7~10알을 닭의 뱃속에 넣는다.
③ 닭이 잠길 정도의 약수를 먼저 압력솥에 붓고 닭을 솥에 넣는다.
④ 미리 물에 불려놓은 녹두 100g정도와 황기 20g, 인삼 한 뿌리를 올려 놓는다.
⑤ 압력솥에서 강한 불로 10여 분, 중불로 20정도 삶는다.
[맛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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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북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300번지
전화 : 873-2351
소개 : 달기약수터에서 17년된 닭백숙 전문식당인 [달기약수닭백숙]은 닭백숙외에도 닭가슴살을
양념해 숯불에 구워낸 닭불고기와 오골계백숙, 오리백숙, 더덕구이,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안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 ->안동시내를 통과하여 안동대학교에서 영덕방향 34국도 ->진보에서 청송 방향으로 우회전
->31번국도에서 청송읍내 진입->주왕산관광호텔 앞을 지나 직진->달기약수 중탕 부근 달기약수닭백숙
[추천여행코스]
주왕산국립공원 -> 주산지 -> 달기약수탕 ->달기약수닭백숙 -> 신성계곡 -> 송소고택
[그 외 맛집]
서울여관식당(873-2177) : 닭과 찹쌀, 마늘, 달기약수를 넣고 참나무로 불을 때어 푹 고아낸다.
약수탕가든(874-1122) : 평이 좋은 닭백숙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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