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남기 상처와 대처안
Ⅰ. 태풍 하이옌이 남기고간 상처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로서 초대형 태풍 하이옌 (Haiyan) 피해 상황을 방송으로 보고 피해지역을 위한 사역을 해야겠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진행 중이던 사역들로 12월 5일이 되어서야 단기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12월 5일~20일까지 현장 사역을 했던 곳은 1차 파나이섬과 2차 타클로반지역 입니다. 이 지역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이 두 지역을 선택한 것은 타클로반은 강풍과 파도에 의해 가장 심하게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고, 파나이섬은 가장 광범위하게 강풍의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태풍으로 필리핀 하나님의 성회 교회 120개가 파괴 되었는데, 그 중 80여개가 파나이섬에 위치해 있다는 총회의 보고를 듣고 파나이지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파나이지역에 있는 순복음교회들 가운데 34개는 완파되었고 50개는 일부파손 되었습니다. 태풍 하이옌이 강타한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도 현지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태풍 피해로 인한 심한 고통 가운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최대풍속 379km의 초대형 태풍 하이옌은 하리케인을 포함하여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되었고, 해변가에 들이 닦친 파도는 지역에 따라 12~5m 높이의 물로 덮어 쓰나미와 같은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사마르 지역은 12m의 높은 파도가 몰아치기는 했지만 가구 수가 적어 피해가 적었던 반면 타클로반은 5m의 파도가 들이치면서 해안가를 초토화 시켜버렸습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타클로반에는 쌀 또는 시멘트를 실은 1천톤이 넘는 5척의 배들을 육지로 밀어버렸고, 해변가 1km 내외에 있는 주택들은 흔적도 없이 파괴되었으며, 주민 대피소 등 공공기관 건물들의 철골지붕이 엿가락처럼 내려앉는 등 당시 태풍의 위력을 실감나게 했습니다.
12월 20일까지 집게 된 UN의 보고에 의하면, 사망 6,092명, 실종 1,779명, 파손가구 110만 호, 이주민 410만명, 피해주민 1,400만명을 낳았습니다. 140억 달러 (약 15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주었는데 이는 필리핀 국내총생산 (GDP)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아키노 대통령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타클로반에 머물며 경험한 것은 식료품점이나 식당까지 문이 닫혀있어 식재료를 사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이며, 음식이 조금 있다 할지라도 얼음 공장에서 사서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다보다 식생활이 형편없는 상태입니다. 대한적십자사가 파견한 긴급의료단 이한양 단장은 “주민들이 태풍이후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돼 있어 설사나 고열 등 식중독 환자가 무척 많다”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합니다. 하루 8~9만원하던 승합차 임대료는 20만원으로 올랐고, 5만원 하던 숙소는 10만원으로 상승함으로 갑절로 오른 상태입니다. 물가가 평소 2~3배로 뛰어 이재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Ⅱ. 태풍 피해 복구 프로젝트
1. 재정지원 프로젝트 (Financial Support Project)
태풍이 지나간 지역은 아직 정전상태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해만지면 흑암 가운데 생활하고 있으며 태풍으로 주저앉거나 날아간 지붕 아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교회별로 발전기 (80만원)를 공급하여 불을 밝히고 학생들이 교회에 모여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면 현지인 전도에 파급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는 가정별로 자가 손전등 (개당 1만원)을 구입하여 보급할 수 있다면 생활에 큰 활력이 될 듯합니다.
2. 영성지원 프로젝트 (Spiritual Support Project)
타클로반 근교에 사는 라칸다조 (Lacandazo) 할아버지는 자녀들과 손자들까지 22명을 땅에 뭍고 절망적인 상태에 무덤을 찾고 있었습니다. 타클로반에서 사역하는 바덴 (Vaden) 목사는 하이옌이 들이치면서 18명의 성도를 잃고 정신적인 충격과 사역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클로반에는 불교, 무슬림, 천주교, 몰몬교, 안식일교 등 다양한 종교단체들이 NGO 이름으로 들어와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종교를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투치 (Tzu Chi)라는 불교 NGO 그릅은 타클로반 항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모아 하루 일당 1만원 (400페소)씩 주고 주변 청소를 시키자 첫날에는 700여명, 다음 날에는 1,6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항만 주변을 청소하고, 무엇을 해야 될지 몰라 공백 가운데 있던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을 넣고 불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우순태 실행총무 (한국교회 필리핀 재해구호연합)는 “한국에서 들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심리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구호활동을 펼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한편 시각장애인 연주단체 한빛예술단은 태풍 피해를 본 필리핀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26일 마닐라 아테네오 대학에서 “희망 콘서트 (Hope Concert)"를 연다고 합니다. 한빛 예술단 관계자는 가족과 재산을 읽은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족과 성도들을 잃고 재난복구에 나선 필리핀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위해 한국교회 (교단)와 필리핀 현지 교단과 협력하여“희망과 회복의 영성집회” 또는 “목회자 위로 행사 (세미나)”를 추진한다면 현지 사역자들과 성도들에게 큰 소망은 물론 순복음 자매 기관으로 좋은 유대관계를 쌓을 것이라 봅니다. 지난 12월 7일 (토) 필리핀 하나님의 성회 총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주고 받은 내용 중 일부이기도 합니다. 한국 목사님들이 방문하여 태풍의 피해가 많았던 파나이 섬이나 타클로반에서 행사를 치룰 수 있다면 역사적으로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며 목사님들의 방문을 요청합니다.
3. 교육지원 프로젝트 (Educational Support Project)
이번에 방문했던 많은 학교들은 오는 1월 6일자로 개강하기는 원하지만 주변 환경을 보아서는 불가능할 상황입니다. 학교 지붕은 물론 벽까지 넘어진 상태에서 남은 건물을 부수거나 재건하는 시간도 문제이지만 거기에 필요한 재정이 없어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모든 학용품들이 태풍에 휩쓸려 가거나 물에 잠기어 공부하는데 필요한 학용품 구입을 놓고 고심하고들 있습니다. 필리핀 이재민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요청합니다.
Ⅲ. 태풍 하이옌이 지나간 자리에서 배운 사항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 (마 24:7-8).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은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준비된 사람이나 기관에게는 기회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나 기관에는 재앙일 뿐입니다. 주의 재림을 앞두고 갈수록 많은 자연재해를 경험하게 됩니다. 자연재해가 지나간 곳에 긴급구호대책에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연구해두지 않으면 당황하게 되고, 반면 긴급구호대책 원리를 잘 공부해두면 영적 사역에 위대한 힘이 되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하이옌이 지나간 자리를 돌아보며 배운 사항들을 요약해 봅니다.
1. 긴급구호대책 매뉴얼 준비
1) 긴급구호품
► 태풍이 지나면 전기, 수도 모두 단절. 음식과 양념은 물과 진흙에 범벅.
완전 요리된 음식과 식수, 손전등과 불 (라이터), 비누와 보건 키트.
► 비상의약품과 보충제. 태풍으로 모든 옷이 상할 수 있음.
► 머무를 수 있는 텐트와 모기장
► 수도나 식수 공급이 가능해지면 라면 또는 쌀 같이 해 먹을 수 있는 것.
► 발전기 공급시 3kg 와트이하 것 (가솔린 공급에 어려움).
자가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 (자가발전 손전등, 태양광전기).
► 지도자들이 직접방문하여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 필요함은
장례집에 사람들이 많아야 상처받은 사람에게 위안과 안정을 줌.
2) 재해복구
► 나무 등으로 도로통행을 막는 것들을 처리할 수 있는 장비 (전기톱).
► 파손된 건물을 보수 할 수 있는 도구들
► 정신적으로 멍한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인건비를 제공하면서라도 마을 청소)
► 아이들이 정상적인 교육에 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복구 (학용품셑트).
3) 장기사역 구상
► 장기사역은 어느 한 지역 (Community)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거나,
지역이 넓은 경우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으면 효과적임.
►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잃거나 재해로 인해 충격을 받은 사람들에게
위기 상담 (Trauma) 치료와 영적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준비.
2. 긴급구호대책 위원회 구성
► 긴급구호대책 위원회는 피해지역 정부 또는 NGO들과 협력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전반적인 상황을 먼저 파악하여 중복 투자 방지.
► 위원은 분야별로 미리 구상해 둔다.
외부와 통신연락담당, 물품 구입에 발빠른 사람. 체력으로 봉사할 수 있는 사람.
3. 긴급구호대책 상황실 마련
► 기관 내에 작전상황실 (계시판)을 마련하여 수시로 변하는 상황을 점검.
► 상황실에는 게시판, 컴퓨터와 프린터, 발전기, 텐트, 긴급 통신수단,
긴급구호차량 및 의약품.
교회는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긴급구호단체와 같은 곳이다. 긴급구호단체에서 하는 일들을 연구해보면 죽어가는 영혼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준비하여 사역 할 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중요한 원리가 됩니다. 긴급구호대책 사역은 식상한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 신앙의 생동감과 활력을 불어넣어줍니다.
2013. 12. 26.
김종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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