壬辰倭亂 關聯記事(2)
記壬辰以後請兵事(見本集卷十六雜著第一葉:全書卷一第三百九面)
十二月(십이월)天朝發大兵(천조발대병)
12월 명 나라 조정에서는 대군을 동원하여,
以兵部右侍郞宋應昌爲經略(이병부우시랑송응창위경략)
병부우시랑송응창을 경략으로 임명하고,
兵部員外郞黃裳主事袁黃爲贊畵(병부원외랑황상주사원황위찬화)
병부 원외랑 황 상과 주사 원 황을 찬획으로 삼아
住遼東(주요동)提督李如松爲大將(제독이여송위대장)
요동에 머무르게 하고 제독 이 여송을 대장으로 임명하여
率三營將李如柏張世爵楊元及南將駱尙志吳惟忠王必迪渡江(솔삼영장이여백장세작양원급남장낙상지오유충왕필적도강)
삼영장 이 여백, 장 세작, 양 원과 남방 장수 낙 상지, 오 유충, 왕 필적을 거느리고 강을 건너게 하였다.
駱尤勇力善鬪(낙우용력선투)以多力故(이다력고)軍中號爲駱千斤(군중호위낙천근)
낙 상지는 힘이 세고 용감하여 싸움을 잘하였는데, 그가
힘이 센 까닭으로 군중에서 낙 천근으로 불렀다.
自言唐駱賓王後(자언당낙빈왕후)性質實(성질실)遇我人特厚(우아인특후)
그는스스로말하기를당나라낙빈왕의후손이라고 하였으며,본성의바탕이충실해서
우리나라 사람을 특별히 후하게 대우하였다.
兵至安州(병지안주)余迎于淸川江邊(여영우청천강변)
명 나라 군사가 안주에 도착하였을 때 내가 청천강가에 나가서 영접하였다.
軍下營於三處(군하영어삼처)旗幟器械(기치기계)整肅如神(정숙여신)
군대가세곳에진영을마련하여주둔하니,그깃발과무기의정돈되고엄숙함이
신묘한 듯하였다.
日暮(일모)余請見李提督(여청견이제독)論軍事(논군사)
날이 저물어서 내가 이제독을보고,군무의일을논하기를청하자,
提督出東軒許坐(제독출동헌허좌)余袖平壤地圖(여수평양지도)
제독이 동헌으로 나와서 앉기를 권하였다. 나는
소매 속에서 평양 지도를 꺼내어
展卓子上(전탁자상)指示形勢兵所從入之路甚審(지시형세병소종입지로심심)
탁자 위에 펼쳐놓고서, 평양의 지세와 군대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을 가리켜 보이면서 자세히 설명하니,
提督傾聽(제독경청)皆以朱筆誌其處(개이주필지기처)且云(차운)
제독이 경청하면서 주필로써 지시하는 곳을 모두 표시해 두고서, 또 말하기를,
倭但恃鳥銃(왜단시조총)我用大砲(아용대포)皆過五六里(개과오륙리)
“왜군이 믿는 것은 다만조총뿐이지만우리는대포를쓰니,
대포는5,6리나 날아 가므로
賊何可當耶(적하가당야)
왜적들이 어찌 당해내겠습니까.”하였다.
余旣退(여기퇴)提督於扇面題詩寄余云(제독어선면제시기여운)
내가 물러나오자 제독은 부채 앞면에 시를 써서 나에게 보내었는데, 시에서 말하기를
提兵星夜到江干(제병성야도강간)爲說三韓國未安(위설삼한국미안)
“군사를 거느리고 밤을 도와 강을 건너니, 삼한
나라가 편안하지 못한 때문이네.
明主日懸旋節報(명주일현선절보)微臣夜釋酒杯歡(미신야석주배환)
명주께서는 날마다 첩보 오기를 기다리시니, 미신은
밤에도 술잔 즐기기를 그만두었네.
春來斗氣心逾壯(춘래두기심유장)此去妖氛骨已寒(차거요분골이한)
봄철의 북두성기운에 마음은 더욱 장한데, 이로부터
왜적들은 뼈가 벌써 저리겠구나.
談笑敢言非勝算(담소감언비승산)夢中常憶跨征鞍(몽중상억과정안)
담소하는 것이 어찌 승산 아니라 말하겠는가? 꿈속에서도
항시 싸움터에서 달리고 있음을 생각한다네.
時城中(시성중)漢兵皆滿(한병개만)余在百祥樓(여재백상루)
이때 안주성 안에는 명 나라 군사가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백상루에 있는데,
半夜忽有唐人(반야홀유당인)持軍中密約三條來示(지군중밀약삼조래시)
한밤중에 갑자기 명 나라 사람이 군중의 비밀 약속 세 조목을 가지고 와서 보이기에,
問其姓名(문기성명)不告而去(불고이거)提督使副摠兵査大受(제독사부총병사대수)
그 성명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고 가버렸다. 제독이
부총병 사대수로 하여금
先往順安(선왕순안)紿倭奴曰(태왜노왈)天朝已許和(천조이허화)
먼저 순안으로 가서, 왜놈들을 속여서 말하기를“명
나라 조정에서 이미 화해를 허락하였으니
沈遊擊且至(심유격차지)倭喜(왜희)玄蘇獻詩云(현소헌시운)
유격장군 심 유경도 또한 올 것이다.”하자, 왜적들이 기뻐하며 현소가 시를 지어 올렸으니 그 시는 이러하다.
扶桑息戰服中華(부상식전복중화)四海九州同一家(사해구주동일가)
“부상(일본)에서 전쟁을 그치고 중화를 복종시켰으니, 사해와 구주가 한 집안이
되었네,
喜氣還消寰外雪(희기환소환외설)乾坤春早太平花(건곤춘조태평화)
좋은 기운이 온 세상의 눈을 녹였으니, 건곤에
봄이 일찍 와서 태평을 노래하네.
時癸巳春正月初吉也(시계사춘정월초길야)
이 때는 계사년 봄 정월 초하루였다.
使其小將平好官(사기소장평호관)領二十餘倭(령이십여왜)
왜적은 그 소장 평호관을 시켜 군사20여명을
거느리고,
出迎沈遊擊于順安(추영심유격우순안)査摠兵誘與飮酒(사총병유여음주)
순안으로 나와서 심 유격을 맞이하게 하니, 사
총병은 이들을 유인하여 같이 술을 마시다가,
伏起縱擊之(복기종격지)擒平好官(금호관)斬戮從倭幾盡(참륙종왜기진)
복병을 일으켜 닥치는 대로 쳐서 평 호관을 사로잡고,따라온
왜병의 목을 베어 거의 다 죽였는데,
三人逸馳去(삼인일치거)賊中始知兵至大擾(적중시지병지대요)
그 중 세명이 달아나서, 왜적들이 비로소
명 나라 군사가 온 줄 알고는 크게 소란스러워졌다.
時大軍已到肅川(시대군이도숙천)日暮方下營做飯(일모방하영주반)
이때 명 나라 대군이 벌써 숙천에 도착하였는데, 날이
저물어 진영을 치고 밥을 짓고 있던 중에
報至(보지)提督挽弓鳴弦(제독만궁명현)卽以數騎(즉이수기)馳赴順安
왜적을 사살한 보고가 이르자, 제독이 활에
화살을 먹여 당겨서, 시위소리를 울려 신호를 하고, 바로
몇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순안을 향해 달리니,
諸營陸續進發(제영육속진발)明日早朝(명일조조)進圍平壤(진위평양)
여러 진영의군사들이 계속 이어 출발하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격하여 평양을 포위하고
攻普通門七星門(공보통문칠성문)賊於城上(적어성상)
보통문과 칠성문을 공격하니, 적병은 성
위에 올라
列竪白紅旗拒戰(열수백홍기거전)天兵以大砲火箭攻之(천병이대포화전공지)
흰 깃발과 붉은 깃발을 세우고 막아 싸웠다. 명
나라 군사는 대포와 화전으로써 이를 공격하니,
砲聲震地(포성진지)煙焰漲天(연염창천)
포성은 땅을 진동시키고 화약 연기는 하늘까지 가득 차있었다.
駱尙志吳惟忠等(낙상지오유충등)率親兵(솔친병)蟻附而登(의부이등)
낙상지,오유충등은자기부하들을 직접 거느리고
개미떼처럼 성에 붙어 오르는데,
墮而復升(타이부승)莫有退者(막유퇴자)
떨어지면 다시 올라 물러서는 자가 없었다.
賊刀槊下垂城堞如蝟毛(적도삭하수성첩여위모)天兵戰益力(천병전익력)
적의 칼날과 창이 성가퀴에 고슴도치 털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있었으나, 명 나라 군사는 더욱 힘차게 싸우자,
賊不能支(적불능지)退入內城(퇴입내성)斬戮焚燒(참륙분소)死者甚衆(사자심중)
적군은지탱하지못하고물러나내성으로들어갔는데,베이고불태워져
죽은 자가 매우 많았다.
天兵入城(천병입성)攻內城(공내성)賊於城上(적어성상)爲土壁(위토벽)
명 나라 군사가 성으로 들어가 내성을 공격하자, 적병은
내성 위에 흙벽을 쌓고
預穿孔穴(예천공혈)鳥銃亂發(조총난발)天兵多傷(천병다상)
구멍을 뚫어놓고 조총을 쏘아대자 명 나라 군사가 많이 상하였다.
提督慮窮寇致死(제독려궁구치사)收軍城外(수군성외)
제독은 궁지에 빠진 적병이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할까 염려되어 군사를 거두어 성밖으로
나가서
以開歸路(이개귀로)其夜賊過江遁去(기야적과강둔거)
달아날 길을 열어주니 그날 밤에 적군은 강을 건너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