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과 공생제비
1. 대발생
서울 갔더니, 어머니 사는 아파트 벽에 러브버그가 보였는데, 교미하는 게 많았다. 그래서 러브버그일까? 몇 년 사이 러브버그 대발생을 뉴스로 봤는데 직접 확인하는 건 처음이었다. 또다시 반복되는 민원과 박멸.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심한 상황에서 대발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균형이 깨졌으니 반드시 거치고 가야할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발생은 대개의 경우 사람들에게 위협과 심하게는 공포로 느껴진다. 농촌이든 도시든 박멸 우선. 적응하고 기다릴 줄 모른다.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오니 깔따구들이 대발생했다. 집을 나서려면 마당과 주변 수풀에 구름처럼 모여 날고 있다. 자동차도 깔따구가 죽은 흔적이 잔득 있다. 살구나무 등 몇 나무들은 애벌레들이 잎을 거의 먹고, 풀에도 진딧물이 빼곡하다. 그렇다고 식물들이 다 죽진 않는다. 애벌레들 세대가 바뀌고, 비가 오고, 해가 뜨겁고, 천적이 나타나면 다시 회복하여 나름의 생태계가 유지된다. 우리집 뽕나무이도 그랬다.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도 소멸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견디며 같이 가야하지 않을까?
물론 사람의 눈으로는 특정 종의 대발생이 잘못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는 어떤가? 대발생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재앙이 아니라면, 자연이 적응할 시간을 주고 우리도 적응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마당에 벌레들이 많아지니 곤충과 새들이 많아져 좋다. 그래 새 목욕탕이라도 만들어줄까 하다가 망설여진다.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다. 새를 생각하면 고양이를 쫓아내고 싶지만, 그러자니 고양이가 또 안쓰럽다. 고양이는 오랜 시간 상리공생하며 인간 주변에 적응한 경계 동물이다. 자연은 이렇게 끊임없이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지라 좋은 것만도 없고 나쁜 것만도 없다. 생태계의 균형과 안정을 바라지만, 급격한 변화와 역동성도 자연스럽다.
2. 공생제비
올 들어 읍내장 둥지를 보러 다니며 궁금했다. 제비가 한국에만 오는 게 아닐텐데, 외국 제비들은 어디에 집을 지을까? 미국과 유럽은 어떨까?
궁금했던 이유는 한국의 제비들이 주로 논흙을 물어다 사람이 사는 곳에 집을 짓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석기 이후 농사를 짓고 정주생활을 하면서 인간과 제비의 상리공생이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농경문화와 정착생활이 시작된 문명화 결과 인간과 제비의 공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단일작을 재배할 때 발생하기 쉬운 해충을 제비가 줄여주고, 제비의 경우도 달라진 신석기 자연환경 속에서 먹이와 집에 보탬이 되고, 더구나 천적인 맹금류와 뱀을 사람 또한 싫어하므로 사람이 사는 곳에 집을 지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둬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제비들이 번성하였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급격한 도시화와 건축재 변화로 제비의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벌레와 곤충을 인간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 농약으로 박멸하려 하기 때문에 다른 새처럼 제비에게도 먹이사정이 좋아지지 않았다. 도시에 제비가 사라지는 이유는 당연한 거고, 농촌도 더 늘어날 이유나 사정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