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어댄다. 여명을 부르는 알람소리에 아득했던 의식의 세계에서 깨었다. 잠시나마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처럼 뒤죽박죽 엉켜져 있던 실타래가 술술 풀리듯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평온을 찾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사각형의 하늘에 잿빛 구름이 떠 있다. 반복으로 저장되어 있는 알람이 재차 울어댄다.
차가운 공기를 코끝으로 느낀다. 할 수 있다면 커다란 싸리비로 엿가락처럼 축축 늘어지는 이 마음을 쓸어버리고 싶다. 마음안에 자리잡고 있는 칼날 같은 상처 그리고 묵은 생채기를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쓸어버리고 싶다. 빛을 잃고 향기마저 잃고 본래의 모습마저 잃어버린 저 화초는 봄이 오면 꽃을 피우겠지. 자유롭지 못하고 비좁은 화분안에서 차단된 세상을 거름으로 여기고 뿌리를 잘 내려야 할텐데 생기라고는 어디에도 없다. 거울에 비친 내모습과 닮아 있는 화초가 처량하기 짝이 없다. 서둘러 물조리개를 찾았다. 건조해지 피부에 수분을 뿌리듯 앙상하게 말라있는 식물을 촉촉하게 해주고 싶다.
세상은 아주 잘난 사람과 아주 못난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나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아닌 그저 평범하다. 수없이 많은 고통과 아픔을 세월의 더께 속에 묻어 두고 살아가는 것이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겨울처럼 삭막해진 내면을 침묵으로 세상과 맞섰다. 잘못 끼워진 단추 때문에 옷을 버릴 수는 없듯이 내 인생을 포기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할 고통이 있다. 사는 동안 끝없이 나를 따라 다닐 고통인지도 모른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희망을 붙들고 있는건 남아 있는 내 삶에 행복을 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창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은 구김살없는 어린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행복했던 지난 추억은 나를 숨쉬게 했다. 애환과 마주쳤을 때 추억은 산소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져 있는 나를 보았다. 사막에서 한 방울의 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 정신적인 아픔에는 싸늘한 눈초리보다 따뜻한 가슴을 내어 주어야 한다. 선인장 가시와 같은 경계의 촉수로 세상을 경계했다. 그런 내가 오늘따라 부끄러워진다.
얼마나 많은 걸림돌들을 건너야 타인의 가슴에 얹힌 아픔 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잘난사람 못난사람 구별 하지 않고 환한 웃음을 나눠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싶다. 한사람에게 만이라도 등불같은 존재 존경받는 존재가 되고 싶기에 오늘도 나는 안좋은 감정을 싸리비로 말끔하게 쓸어버리고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어두려한다.
노력하는 나에게 감사
일기를 쓰고 나면 위로가 되어 감사
철없는 나를 다독거리는 내가 감사
웃음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오늘도 웃음으로 하루를 채우자
첫댓글 문제가 생기면 등 부터 돌린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당장 해결하려는 마음이 문제가 해결 되지 않았을 때 등을 돌린게 한것같다
문제를 해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등을 돌린 문제가 뾰족해져서 내 등을 찌르고 있다는것을 피를 흘리며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