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조류(鳥流)
두견새(접동새) / 산비둘기(쑥국새) / 뻐꾸기 / 작은 소쩍새 / 큰소쩍새
접동새<소월(素月) 김정식(金廷湜)>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누나는 /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되는 오랩동생을 /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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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래비 : 아홉 오라버니 ※진두강(津頭江) : 평안도 박천에 흐르는 강 ※가람 : (江)의 고어
※불설워 : 몹시 서러워(방언) ※오랩동생 : 오라비(오빠)와 동생 ※야삼경 : 밤 11시~새벽 1시
다정가(多情歌)<고려말 시조/이조년(李兆年)>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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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梨花) : 배꽃 ※월백(月白) : 하얀 달빛 ※은한(銀漢) : 은하수 ※삼경(三更) : 밤11~13시
※일지춘심(一枝春心) : 한 가닥 봄 마음 ※자규(子規) : 두견새(접동새)
1. 접동새(두우<杜宇:두견새>, 자규<子規>)
〔크기〕 몸길이 28cm 〔무게〕 74g 〔먹이〕 벌레 〔사는 곳〕 동부 아시아
접동새(두견새)는 뻐꾸기 과(科)의 조류인데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옛날 어느 부인이 아들 아홉과 딸 하나를 낳고 세상을 떠난 후 새로 들어온 의붓에미가 딸을 몹시 미워하여 늘 구박하였다. 딸이 장성하여 시집갈 때가 되어 많은 혼수(婚需)를 장만하였는데 갑자기 죽어버렸다.
아홉 오라버니들이 슬퍼하며 동생의 혼수(婚需)를 마당에서 태웠는데 계모가 주변을 돌면서 태우지 못하게 말렸다. 화가 난 형제들이 계모를 불 속에 밀어 넣었는데 불에 타더니 까마귀가 되어 날아갔다.
죽은 처녀는 접동새가 되어 밤만 되면 오라버니들을 찾아와 울었는데 접동새가 밤에만 다니는 이유는 까마귀가 접동새를 보기만 하면 덤벼들어 죽이려 하므로 무서워서 그렇다고 한다. 결국 까마귀(계모)와 접동새(딸)는 원수지간이 된 셈이다. 접동새 우는 소리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또, 중국에 내려오는 설화로 중국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촉(蜀)나라 원제(元帝)는 억울하게 왕위를 빼앗긴 원한으로 밤에 우는 두견새로 변했다고 하는데 다른 이름으로 원조(怨鳥), 두우(杜宇), 귀촉도(歸蜀途), 망제혼(望帝魂), 자규(子規), 촉조(蜀鳥), 촉혼(蜀魂) 소쩍새, 접동새 등으로도 불리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두견새는 뻐꾸기 과의 낮에 활동하는 새이고 소쩍새, 접동새 등은 올빼미 과의 야행성(夜行性) 조류로 뭔가 오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지어낸 설화(說話)이니까.....
사전을 찾아보면 접동새는 두견새의 방언(경상도)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두견새는 뻐꾸기과의 조류(鳥類)로 낮에 활동하는 새이고 야행성(夜行性) 조류가 아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두견새에 얽힌 설화>
중국 고대 춘추전국시대, 인간을 사랑해 천계(天界)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두우(杜宇/望帝)는 백성들을 모아 촉(蜀)나라를 세운다. 하지만 두우(杜宇/望帝)가 다스리던 촉(蜀)나라가 위(衛)나라에 멸망하자 도망친 두우는 복위를 꿈꾸지만 끝내 한을 품고 죽고 만다. 죽은 두우는 두견새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 새는 ‘나는 촉(蜀)나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밤낮으로 ‘귀촉(歸蜀) 귀촉(歸蜀)’하고 울었다 하여 두견새를 귀촉도(歸蜀道)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울면서 토한 피가 떨어져 붉게 물든 꽃이 진달래라고 하며, 이로 인하여 진달래를 일명 두견화(杜鵑花)로도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2. 쑥국새(Wild Dove/ 산비둘기의 전라도 방언)
〔크기〕 매우 다양 〔먹이〕 잡식성 〔사는 곳〕 남북극을 제외한 전 세계
쑥국새는 산비둘기의 전라도 방언인데 일명 멧비둘기라고도 하며, 몸길이는 대략 33cm 내외이다.
우는 소리는 ‘구굿-구-, 구굿-구-’ 하고 우는데 집비둘기는 주로 마을 부근에 서식하지만, 산비둘기는 산속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마을에는 잘 내려오지 않는다. 생긴 모양은 뻐꾸기와도 비슷하다.
쑥국새(산비둘기)는 주로 어두운 저녁, 풀숲 옆을 지날 때면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발자국소리에 울음을 멈추었다가는 한참 지나오면 ‘쑥국~ 쑥국~’ 신음 같은 소리로 다시 울기 시작한다.
옛날 새로 시집온 며느리가 가난에 허덕이다 시어머니가 무서워 쑥국도 못 얻어먹고 굶어 죽어 새가 되어 밤에 슬피 운다는 새가 쑥국새이다. 가난했던 옛날, 봄철 춘궁기(春窮期)가 되면 식량이 바닥났는데 먹을 식량이 없으니 들판에서 쑥을 캐어다가 된장을 풀고 쑥국을 끓여 밥 대신 한 끼를 대신했다.
시집온 며느리는 쑥국을 끓여 시댁 식구들을 퍼주고 나니 자신이 먹을 것이 항상 부족했었다.
결국, 며느리는 굶어 죽었는데 그녀의 영혼은 새가되어 밤이 되면 마당가에 날아와 쑥국~ 쑥국~ 서글픈 울음을 울었다는 우리의 가슴 아픈 설화이다.
3. 소쩍새(Oriental Scops Owl)
〔크기〕 몸길이 19cm 〔무게〕 20g 〔먹이〕 꿀, 벌레 〔사는 곳〕 아시아, 동남아시아
소쩍새는 올빼미 목(目)의 맹금류(猛禽類)로 야행성(夜行性) 조류이다.
옛날, 고약한 시어미가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려고 솥이 작아 밥이 없다며 밥을 조금밖에 주지 않았다.
결국, 며느리는 굶어 죽어 새가 되는데 그 새가 매일 아침 ‘솥이 작아서~’ 라는 의미로 ‘소쩍, 소쩍’하고 우는 ‘소쩍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소쩍새가 자주 울면 흉년(凶年)이 든다고 했다.
뜸부기 / 집비둘기 / 딱따구리 / 크낙새 / 올빼미
오빠생각<최순애 사, 박태준 곡>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 비단 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4. 뜸부기(Water Cock)
〔크기〕 몸길이 40cm 〔먹이〕 수생동물 〔사는 곳〕 아시아 철새
뜸부기는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되었고,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귀한 새인데 ‘물닭, 뜸북새’라고도 불렀다.
논, 초원, 습지 등에 서식하는 뜸부기는 잡식성으로 곤충, 작은 수서동물, 달팽이, 식물의 씨앗 등을 먹으며, 논이나 풀밭에 벼나 풀줄기를 이용해 둥지를 튼다. 사는 곳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는데 우리나라에는 여름에 날아오니 한국에서 보면 여름 철새이다.
번식기의 수컷은 몸 전체가 검은색이고 머리 위에 붉은 벼슬이 있으며 다리는 붉은색이고 암컷은 연한 녹색인데 부리의 색은 암수 모두 노란색이다.
뜸부기라는 이름은 울때 ‘뜸북~, 뜸북~’ 하기 때문인데 목구멍이 울리는 깊은 소리가 나서 신기하다.
비둘기집<김기웅 작곡, 전 우 작사, 이 석 노래>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메아리 소리 해맑은 오솔길을 따라 / 산새들 노래 즐거운 옹달샘 터에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 포근한 사랑 엮어 갈 그런 집을 지어요.
5. 비둘기(Dove/Pigeon)
〔크기〕 29∼35cm 〔먹이〕 잡식성 〔사는 곳〕 남북극을 제외한 전 세계
비둘기는 야생비둘기와 집비둘기로 크게 나누지만, 전체 비둘기의 종(種)은 300 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산비둘기는 사람을 경계하여 사람 곁에 얼씬도 하지 않지만, 집비둘기는 모이를 주면 사람 손바닥 위에, 머리 위에 올라앉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숫자가 많아 공해로 취급되고 어떤 이들은 비둘기를 잡아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희귀종인 염주비둘기도 있는데 목 주위에 검은 깃털(줄:염주) 무늬가 있다.
비둘기는 흔히 평화의 상징으로 표현하는데 비둘기를 길들여 다리에다 전달 내용을 쓴 편지를 묶어 날려 보내면 전쟁 때나 아무리 어두운 밤중이라도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내가 콜롬비아를 여행할 때 보고타(Bogota) 광장에서 사람들 무릎이나 손에 비둘기가 앉아 모이를 먹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었다.
뚝딱뚝딱(딱따구리)
뚝딱 뚝딱 깊은 산속에서 / 뚝딱 뚝딱 나무 찍는 소리
뚝딱 뚝딱 장단 맞춰 찍고 / 뚝딱 뚝딱 해도 벌써 지고
뚝딱 뚝딱 싶은 산속에 / 뚝딱 뚝딱 날은 저물어
6. 딱따구리(Woodpecker)
〔크기〕 몸길이 28cm 〔무게〕 160g 〔먹이〕 날벌레들(잡식) 〔사는 곳〕 아시아(Asia)
위 딱따구리 노래는 내가 어릴 적에 즐겨 부르던 동요인데 누구 작곡의 동요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딱따구리의 나무 찍는 소리가 ‘뚝딱 뚝딱’이라니! 얼마나 나무 찍는 속도가 빠른지 ‘또르르르...’
딱따구리는 주둥이(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들고, 또 썩은 나무를 부리로 찍어 울리는 소리를 듣고 애벌레가 있는 것이 확인되면 부리로 구멍을 뚫어 애벌레를 끄집어내어 먹는다.
그런데 부리로 나무를 찍는 속도가 1초에 16회 정도를 왕복한다니 신기하고, 산골짜기가 울릴 정도로 거세게 찍으니 딱따구리의 뇌가 과연? 그 속도는 중력가속도의 약 1000배나 된다고 한다.
학자들이 딱따구리의 뇌 구조를 살펴보았더니 딱따구리의 뇌는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해면(海綿)과 비슷한 뼈의 구조로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한다.
딱따구리도 종류가 무척 많은데 까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200종이나 된단다.
크낙새는 딱따구리과의 종으로 딱따구리무리 중에서는 가장 큰 아종(품종)이다.
색깔도 일반 딱따구리와 좀 다르고 크기도 상당히 크며, 특히 붉은 깃털이 달린 머리 부분이 특이하다.
경기도 광릉에 서식하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97호로 지정되었다.
7. 올빼미(Tawny Owl)
〔크기〕 몸길이 43cm 〔먹이〕 육식성 〔사는 곳〕 한국, 일본, 만주, 유럽
올빼미는 야행성 맹금류(猛禽類)로 모두 120여 종이나 있다고 한다. 생김새는 부엉이와 대동소이한데 눈이 단일색(검정색)인 종(種)을 올빼미라고 부르는데 동물 중 야간시력이 가장 좋은 동물로 꼽힌다.
영어권 국가들 명칭은 올빼미와 부엉이를 같은 이름 아울(Owl)로 부른다는데 프랑스에서는 부엉이는 이부(Hibou), 올빼미는 슈에트(Chouette)로 구분하여 부른다고 한다. 신기한 신체구조는 목을 좌우로 270도 회전할 수 있고 양쪽 귓구멍의 높이도 달라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울음소리는 ‘우우~’ 또는 ‘우후후후후~~’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이따금 나무구멍 속 둥지에서 새끼를 꺼내면 너무 귀엽고 순해서 집에서 기르기도 하는데 낯선 사람이 만지면 물어 살점이 뜯겨나가기도 한다.
예로부터 올빼미는 불인(不仁)과 악인(惡人)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며, 역사 속에서 불운(不運)과 죽음, 나라의 멸망(滅亡)을 알리는 흉조(凶鳥)로 치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