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3일째이다보니 이제는 대만 지하철을 타는 데 제법 익숙해졌다.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고궁박물관을 갔다올 예정이다.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에서 시린士林역으로 가서 버스로 갈아탔다. 고궁박물관 정류소에서 내렸으나, 어디로 가야할 지 잘 모르겠다. 같이 내린 사람들도 모두 관광객으로 지리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구글에서 승용차로 고궁박물관으로 가는 길을 표시해준 지도를 보고 길을 찾다보니 엉뚱한 길을 찾고 있었다. 어디가 어딘지를 몰라서 길 옆에 있는 상인한테 길을 물으니 고궁박물관은 바로 저 앞에 있다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손가락을 따라 눈을 돌리니, 저 앞에 고궁박물관 지붕이 보인다.
이른 아침인데도 관광객을 실은 버스들이 들어오고 있다. 단체 관광객들이 오기 전에 얼른 입장을 해야 관람하기가 수월할텐데.... 표를 끊고 기다랗게 늘어선 줄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그런데 옆쪽에서 입장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만히 살펴보니 내가 선 줄은 단체관광객들이 서는 줄이고, 개인 관광객은 다른 입구를 사용하고 있다. 얼른 그쪽으로 가서 입장을 한다. 벌써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단체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지 않은 곳을 먼저 관람하기로 하고, 3층으로 올라간다.
관람한 곳을 표시해가면서 하나도 빠짐없이 다 돌아봤다. 3층에서부터 1층까지 다 관람하는 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지는 못하고 주마간산격으로 관람했다. 밖으로 나와서(나올 때 손등에 도장을 찍으면 당일에 한해서 입장료 없이 재입장할 수 있다) 벤치에 앉아 어제 지우펀에서 산 빵을 먹었다. 반쯤 먹었는데, 관리인이 와서 건물 안에서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단다. 건물 밖으로 나와서 빵을 먹은 뒤 손등에 찍은 도장을 보여주니 재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가 아까와서 재입장을 했으나, 다리가 너무 아프다. 몇 군데만 둘러보고 나오고 말았다.
저녁 만찬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해서 시린士林 야시장을 가보기로 한다. 시린야시장을 가려면 지엔탄역으로 가야 하나 버스는 지엔탄역으로 가지 않는다. 시린역에서 내려 시린 야시장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거리가 한참 멀다고 한다. 그리고 야시장은 오후 4시에 개장한단다. 해서 시린 야시장 답사는 포기하고 용산사로 향한다.
용산사역 지하상가에는 기념품점이 많다. 이것저것을 구경했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용산사로 들어가니 대만 제1의 사찰답게 사람들로 붐빈다. 중국 절은 부처님만 모시는 것이 아니라 문창제군, 월로신군 등도 모시는 등 도교, 유교적 색채도 강하게 띠고 있다. 우리나라 절에는 기껏해야 산신각과 칠성각 등이 있을 뿐이다.
호텔로 돌아가 잠시 쉬다가 만찬 장소로 간다.
<고궁박물관>
청대淸代의 시계와 서양 여자가 새겨져 있는 장신구
청대淸代의 성당
청대淸代에 서양인을 논한 글
<용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