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추석 전날
양상태
아버지 논갈이할 때 즈음
네 엄마를 맞았다
못줄 잡고 허리 끊어지라 모내기할 때
넌, 세상을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우리 곁에 왔단다
분얼기가 되자
걷기를 시작하였고
피를 뽑고 농약 칠 때
입학을 하고
벼가 쑥쑥 자라듯이
초·중·고를 다니며 학원도 마다하지 않았지
백로와 처서가 지나는 동안
군에도 다녀왔다
벼를 수확하고 볏단 걸어 말릴 즈음
큰 회사에 입사하였지
어느덧 탈곡을 시작할 때는
두꺼비같은 손자를 안겨 주었지
가을걷이를 한 집안에는
콩이며 고구마랑 땅콩이 수북하였다
들개 참깨 볶으며
콩닥콩닥 사는 걸 보니
자식 농사 만금은
잘 지었노라 한다
오늘이 추석
어젯밤 꿈이란다
첫댓글 모두가 즐겨 맞이하는 추석인데,
먼저 세상을 달리한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를(지인)화자로 하여
위로라도 해볼까하여 꿈을 벼농사와 빗대어 꾸어 보았습니다.
농부의 한철 농사는 자식을 키우는 심정이어라.
세상에 젤 어려운게 자식 농사라 하였건만...
사철에 봄바람이 불어오는듯 합니다.
유수가 흐르듯 자식 농사도 빠짐없이
과정을 겪어야 많이 균형 잡힌 형성이 되지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