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347) / 그리스
에피다우루스의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Sanctuary of Asklepios at Epidaurus; 1988)
펠로폰네소스 지역[Region of the Peloponnesos] 아르골리스 주[Prefecture of Argolis]에 속하는 에피다우루스(Epidaurus)는 기원전 6세기경 펠로폰네소스의 작은 계곡에서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를 숭배한 도시 국가이다. 이곳에는 아스클레피오스 신전과 톨로스(Tholos)는 물론이고, 4세기 이후 그리스 건축의 걸작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극장도 있다. 의술의 신들에 바친 신전과 병원 등은 그리스와 로마 시대 의술 숭배에 대한 귀중한 사례를 보여 준다.
에피다우루스 고고학 유적지는 자그마한 아르골리드 계곡 안쪽에 있으며, 지중해 관목으로 얇게 덮이고 높은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에 여러 단을 이루면서 펼쳐져 있다. 430m의 고도에 있는 아폴로 말레아타스(Apollo Maleatas) 신전이 가장 높은 곳에 세워져 나머지 유적지를 내려다보고 있고, 남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고도 약 360m 지점에 극장이 있다. 마지막으로 아스클레피오스 신전과 부속 건물들로 목욕탕, 김나지움(gymnasium; 고대 그리스의 종합 체육장), 체육관, 경기장, 환자를 위한 숙소인 카타고제이온(katagogeion) 등이 320~330m의 고도에 서쪽 평지를 따라 뻗어 있다. 이 방대한 지역[국가 소유의 땅은 520,000㎡에 불과하지만 계곡의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해당하는 모든 구역에 대해 건축이 금지되었다]은 에피다우루스의 의술의 신인 아폴로(Apollo), 아스클레피오스(Asclepios), 히기에이아(Hygieia)에게 바쳐진 땅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로가 오르코메네스(Orchomenes) 왕의 딸을 사랑하여 얻은 자식이라고 한다. 기원전 6세기에 에피다우루스에서 아스클레피오스에 대한 숭배가 시작되었으나 신전이 건설된 것은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이전인 미케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전은 기원전 5세기, 이곳에서 기적과 같은 치유가 이뤄지면서 이미 유명해졌고, 또한 4년마다 경기가 열리면서 당시에 지어진 경기장들이 명성을 얻었다. 에피다우루스는 기원전 4세기에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었고, 이때 아폴로 마네아테스 신전과 거대한 건축물들이 세워졌다. 에피다우루스 성역에는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톨로스, 병자들이 치료를 기다리던 엔코이메테리온(Enkoimeterion), 아스클레피오스의 목욕탕,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스 건축에서 가장 순수한 걸작의 하나로 손꼽히는 극장이 있다. 에피다우루스는 헬레니즘 시대까지 전성기를 이어갔다. 기원전 87년에 술라의 약탈과 킬리키 해적들의 약탈이 있었지만 복구된 신전은 150년 파우사니아스의 유명한 묘사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로마 시대에도 번영을 누렸다. 에피다우루스를 구성하는 건축물들은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서 의술 숭배의 분명한 증거를 담고 있으며, 의술의 신에게 바쳐진 신전과 병원 시설들은 일관되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헬레니즘 세계에 건축된 신전들과 이후 로마의 모든 에스쿨라페(Esculape; 아스클레피오스의 로마식 이름) 신전들에 영향을 끼쳤다. 원래 불치병 환자들이 신전을 찾아오면 기적적인 치료된다는 것을 기반으로 근대적인 의학이 싹텄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에피다우루스 성역의 기능적인 발전을 통해 직접적으로, 또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주목할 만한 비문들에 새겨진 글을 통해서도 이것을 알 수 있다. 극장, 아르테미스와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톨로스(Tholos), 엔코이메테리온, 프로필레아(Propylaea)와 같은 건축물들이 있는 에피다우루스의 성역은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건축 복합체의 탁월한 사례이다. 특히 아르고스의 청년 폴리클레테스(Polycletes)에 의해 세워진 극장은 주변 경관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배치되어 있으며, 비율과 음향의 완벽함으로 독특한 예술적인 성취를 보여 주는 건축 예술의 걸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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