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넘어야 하는 고개가 아니고 동네 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보릿고개 앞에 서야만 했다
어느누구의 도움없이 그 고개를 넘어야 할 보릿고개 넘지 않기를 바라지만 해마다 반복 해 혹독한 고개를 넘어야 한다
보리 밭 이랑에서 종달새가 하늘높이 날아 올라 지지배배 노래하고 보리 밭 이랑을 향하여 내려 꽂기도 한다 아지랑이 스몰스몰 피어 오르고 따스한 봄 볕에 보리밭 꾸벅꾸벅 존다
굶주린 뱃속에서는 꼬르륵 요란한 천둥소리 주린 뱃속 꼬르르 배곺음을 알리는 소리 채워줄 식량이 여의치 않다 지난 가을 추수한 식량이 겨우살이 지내고 나니 봄 식량이 바닥이다 지난가을 추수한 식량, 겨울나니 곶간 뒤지가 텅 비었고 초근목피가 비상식량이다
들녘 보리 밭 푸르던 보리이삭 해산하여 갈색으로 익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보리이삭이 여물지 않았다 하지만 덜 여믄 보리이삭을 어쩔수없이 베어 가마 솥에 삶아 햇볕에 말려 절구에 넣고 찧어 밥을 지어 먹고 허기를 면 해야 했다 밥은 찰기가 없어 보리 알갱이들이 입 속에서 제 멋대로 알알이 딩군다 그러나 매 끼니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는 밥이지만 꿀 맛이었다
산야에서 채취한 나물로 국 끓이고 삶아 나물로 무처 먹으며 끼니를 때우는 일이 비일 비재 했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넘어가던 인고(忍苦)의 세월~ 긴 고갯길이 한 달에서 두 달 이상 계속되는 민초들의 참혹한 곤궁이고 반드시 넘어야 할 험준한 고갯길 보릿고개 길 이젠 영원히 화석으로 박물관에 잠 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