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잊어(不忘)
即我死了骨變灰-내가 비록 죽어 뼈가 재가 될지라도
你思念心不忘也-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 잊지 않으리
我活死去百輪回-내가 살고 죽어 백 번을 윤회한대도
你的面貌我眼活-당신의 모습은 내 눈에 정녕 살아 있으리
我思念你恨如此-내가 당신을 그리는 한이 이와 같으니
你恨眞情我如心-당신 한도 정녕 나와 같지 아니하리
爲忘記憶手染物-당신을 잊으려고 손때 묻은 물건
眼随全部消盡棄-눈에 보이는 대로 다 버려도
突如回想旣往事-불현 듯 밀려오는 지난 세월의 일들이
閉眼摇頭想記憶-눈을 감아도 고개를 흔들어도 더 기억되오
兩恨如此相依待-두 한이 이처럼 서로를 기다리고 있으면
何時相見逢因緣-언젠가 다시 만날 인연이 있으리라
농월(弄月)
*부부의 날은 그 어떤 기념일 보다 중요한 날이다 !!
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인데 올해는 컴퓨터도 자주 고장 나서
어영부영 닷새가 지나갔다.
“부부의 날”은
부부(夫婦)라는 소중한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부부의 날은
1995년 세계 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한다.(2024.5.21. 뉴시스)
가정의 핵심은 부부(夫婦)다.
부부(夫婦)라는 이름으로 인하여 아버지 어머니이라는 명칭이 생겨나고
또 자식 손자가 생기는 가정역사의 출발이다.
때문에 가정의 핵심인 부부(夫婦)의 첫째 덕목(德目)은 서로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
그래야 자식들도 자신의 인생을 부모의 본(本)을 보고 자신들의 행복의
밑바탕을 배워나간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0여 년 전, 경상도 고성지방에 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400여 년이 흐른 뒤 도로공사를 위해 묘지 이장하는 과정에서 비석도
묘석도 없는 무덤이 발굴되었다.
미라가 된 남자와 함께 부인이 쓴 편지가 발견되었다.
이씨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탯줄기와 함께 엮은 미투리(신발)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 줄 배냇저고리도 함께였다.
31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한 여인의
절절한 그리움과 사모하는 정이 담겨 있는 글이 발견되었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병술년(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이하 줄임-
(2009년 3월 11일 조선일보)】
동양에서 부부의 사랑을 노래한 가장 유명한 글이
중국 현종(玄宗) 황제와 미인 양귀비(楊貴妃)를 노래한
백낙천(白樂天)의 시(詩) 장한가(長恨歌)다.
이시는 “장한가(長恨歌)”라는 제목처럼 가장 긴 시(詩)로
120줄×7자=1.140자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된다.
漢皇重色思傾國-한황제 색을 즐겨 경국지색(傾國之色) 찾았으나
御宇多年求不得-오랜 세월 구하여도 얻을 수 없었네
楊家有女初長成-양씨 가문에 갓 성숙한 딸이 있어
養在深閨人未識-집안 깊이 길러 누구도 알지 못했네
天生麗質難自棄-타고난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하루아침 뽑혀 황제 곁에 있게 됐네
중간은 줄임(中略)~~~~~~~~~~~~~~
아래와 같이 끝을 맺는다.
在天願作比翼鳥-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比翼鳥)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連理枝)가 되자고
天長地久有時盡-천지(天地)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이 슬픈 사랑의 한(恨) 끊일 때가 없으리
위의 시(詩)중 두 줄에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라는 글이 있다.
▷비익조(比翼鳥)
암컷과 수컷은 눈과 날개가 각각 하나씩만 가지고 있다.
암컷과 수컷이 같이 붙어 짝을지어야 만이 날수 있는
전설(傳說)상의 새다
남녀(男女)나 부부(夫婦) 사이의 두터운 정(情)을 극단적
비유적(比喩的)로 이르는 말이다.
▷연리지(連理枝)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커가면서 서로 엉켜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이 지은 “장한가(長恨歌)”에 나오는
이 시(詩) 전체의 내용은 부부(夫婦)의 관계가 대단히 좋거나
남녀 간의 애정이 아주 깊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백낙천(白樂天)의 서사적(敍事的)인 긴 시(長歌)는 변화무쌍한 사랑의
내용을 사실(事實)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사랑의 기쁨, 외로움,
괴로움 등의 서정(敍情)을 노래한 작품이다.
“비익연리(比翼連理)”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가 합쳐진 말이다.
부부는 비록 다른 집안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랐지만,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루게 되면 연리지(連理枝)처럼
한 몸을 이루고,
비익조(比翼鳥)와 같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 주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부부(夫婦)의 사이가 대단히 좋거나 남녀 간의 애정이 아주 깊음을
비유하는 비익연리(比翼連理)를 보며,
인생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또 걸어갈 동반자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사회 윤리로 “삼강(三綱)”이 있다.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이다.
부위부강(夫爲婦綱)은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된다는 뜻으로 중심과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벼리-거물을 잡아당기는 원줄
중용(中庸)에는 부부에 대한 아래의 말이 있다.
베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인데 잡아당겨 그물 전체를
오므렸다 폈다 조절하는 손잡이 줄이다.
君子之道, 造端乎夫婦
군자(君子)의 도(道)는 부부(夫婦)에게서 시작된다.
及其至也 察乎天地
부부(夫婦)가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하늘과 땅에 꽉 차서 빛이 난다.
왜 군자(君子)의 길이 부부(夫婦)에서 시작된다고 할까?
그 해답은 주역(周易)에서 찾을 수 있다.
주역 서괘전(序卦傳) 하편(下篇)에 아래의 내용이 있다.
有天地然後 有萬物 有萬物然後 有男女
하늘과 땅이 있은 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후에 남녀(男女)가 있다.
有男女然後 有夫婦 有夫婦然後 有父子
남녀(男女)가 있은 후에 부부(夫婦)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자식이 있다.
有父子然後 有君臣 有君臣然後 有上下
부모와 자식이 있는 후에 군왕(君王)과 신하(臣下)가 있고,
그 후에 위(上)와 아래(下)의 순서가 있다.
有上下然後 禮義有所錯
위아래가 있은 후에 예절(禮節)과 의(義)가 존재한다
夫婦之道不可以不久也 故受之以恒
부부의 도(道)는 영원할 수밖에 없으니 주역의 항괘(恒卦)로 받는다.
※주역 항괘(恒卦) 내용 요약(要約)
부부는 주역의 64괘 중 32번째 항괘(恒卦)다
항(恒)은 언제나의 “상(常)” “구(久)” 등과 같은 뜻을 갖는 글자로서
“항구불변(恒久不變)”함을 의미한다.
※항구불변(恒久不變)-사물의 성질이나 모양이 영원할 정도로
오랫동안 바뀌지 않음.
항괘(恒卦)는 장남(長男)을 상징하는 진괘(震卦)와 장녀(長女)를
상징하는 손괘(巽卦)로서 구성되어 있다.
성숙한 남녀, 곧 부부의 법도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항괘(恒卦)에서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듯이 젊은 남녀사이는 교감이
중심축(中心軸)이 된다면 부부관계에서는 일시적인 감정보다
변하지 않는 항덕(恒德)이 무엇에 비교 할 수 없는 덕목(德目)이다.
사람은 애초에 가족 구성(構成)의 한사람(一員)으로 태어난다.
즉 가족이 인간관계의 출발점인 것이다.
그런데 흔히 예사로 보아 넘기는(看過) 사실이 있다.
물보다 진하다는 피로 맺어진 끈끈한 혈연관계는 곧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다.
그런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녀가 부부로 결합하여 한 몸과 같이
생겨나는 사실이다.
그래서 모든 인간관계의 근원적인 출발점은 부부(夫婦)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용(中庸)에서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라
군자(君子)의 길은 부부(夫婦)에서 시작된다고 하였다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된다는 부위부강(夫爲婦綱)을 보며
모든 관계의 근원(根源)인 부부(夫婦)가 좋은 관계이면
좋은 가정, 좋은 사회, 좋은 나라를 만드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국가의 정치나 사회를 구성한 여러 사람들의 관계가 정의롭고
화목하지 못한 것은 가족 구성인 부부와 자녀들 사이가 나쁜 영향이
그대로 사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좋은 국가 사회는 반드시 좋은 관계의 부부 좋은 가정교육의
바탕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그러기에 부부의 날은 그 어떤 날보다 의미 깊은 날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