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를 때가 가장 행복하단 걸.,,,, 요즘 부쩍 느낍니다.
어릴 때,,,시골에 살앗습니다, 지금은 번화하지만 그 때는 깡촌이엇죠.
시골에 살다 지금은 도시에서 사시는 분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는 대부분,,,
그 때는 너무 어렵고 힘든 때,,,,라고 들 많이 하십니다.
저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세상 가장 부자인 듯한 마음으로 늘 뿌듯햇던 시절이엇습니다.
그 시골동네의 유일한 잡화점이,,, 바로 저의 집이엇으니까요.
게다가 동네 유일한 단층양옥집 (초가집이나 기와집이 아닌,,,) 이엇으니까요.
갖고 싶은 것은 가게안에 다 잇엇습니다.
먹고 싶은 것도 가게안에 다 잇엇습니다.
여름이면 쥬스와 하드,,,
겨울엔 구슬과 딱지....
그림 속의 떡이 아니라,,, 갖고 싶고 먹고 싶으면 그냥 손으로 집으면 되는,,,,
더울 때 다른아이들은 하드를 먹고 싶어도 쉽게 먹을 수가 없엇죠.
전 그냥 하드통에서 꺼내기만 하면 먹을 수 잇엇죠.
다른 아이들이 딱지나 구슬을 잃고 세상 다 잃은 듯한 표정으로 낙담할 때....
저는 그냥 가게로 와서 한웅큼 집어가면 그만이엇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집은 만물상이엇습니다.
없는 것이 없엇죠. 사람이 살면서 필요로 하는 그 모든것이 가게에 잇엇습니다.
시골,,, 아주 추운 겨울 늦은 밤... 연탄난로 앞에 앉아 혼자 가게를 볼 때,,,
돼지한마리가 나체로 난로옆 계단에 누워잇습니다.
작은 칼로 표 안나게 살짝 베어서 난로위에 얹어 굽습니다. 소금을 찍어서 먹죠.
시골에서,,, 고기를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잇다는것,,,,,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지금의 동부주유소와 신장시장 사이에,,, 양조장이 하나 잇엇습니다.
아버지의 배달자전거를 타고,,, 막걸리 한 말을 받아 싣습니다.
키가 모자라 자전거 사이에 다리 하나 걸고 깽깽이 발로 운전하는 모습,,,, 아시죠..?
초등 6학년이 되어서야 안장에 올라 탈 수 잇엇죠.
늘 행복햇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
힘으로도 학교에서 몇째 안가 한대도 맞지 않고 자란 아이,,,
동생들을 저의 이름만으로도 편히 학교를 다니게 햇던 아이...
잘 생긴 아이,,,, 아,, 물론 이것은 거울이 제게 말해주엇던 것이기도 하지만,,,동네 어른분들의 공통 감탄사엿기도 합니다.
학교 갈 때와 하교 할 때면,,, 동네 친구들이 순서를 정해 제 가방을 들어줫습니다.
제가 그리 하라고 하지 않앗음에도 지들 스스로 그렇게 햇습니다.
어느날 그 녀석들이 한꺼번에 도망 치더군요. 일명,,, 스트라이크엿죠.
지들 끼리 그리 하기로 작당을 햇나봅니다,
그래서 ,,,, 그 날 이후로 그걸 인정해줫습니다.
동네 모든 아이들의 별명은 모두 제가 지어줫습니다.
반면,,, 제 별명은 고작해야..대성연탄 정도,,,??
가게에서 연탄도 팔앗거든요 ㅡㅡ,
그마저 흐지브지 사라진 별명이엇지만,,,,,잠시동안 불렷던 유일한 별명이네요.
이 정도면 제가 얼마나 행복해 하면서 살앗을 지 짐작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행복햇던 순간은 이게 아니엇습니다.
그것은.....
여름이면 비가 참으로 많이도 내렷습니다.
장화 없이는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의 땅이엇죠.
칡을 캐 먹던 검둥산(검단산,,) 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비가 자주 내렷습니다.
초가집을 제외하곤 대부분,,,양철 채양이 지붕에 달려 잇엇습니다.
새의 주둥이 처럼 생긴 곳으로 빗물이 모여서 마당으로 떨어지죠.
주로 플라스틱이나 양철로 만들어졋죠,.
우리 집에도 제 방 창문에 플라스틱 채양이 달려잇엇습니다.
비나 햇볕이 들어오지 못하게 쳐놓은 것입니다.
보름달이란 크림빵을 두어개 가게에서 줏어듭니다.
비가 채양에 부딪혀 요란한,,,하지만 같은 멜로디로 편안함을 주며 소리를 냅니다.
얇은 이불을 내려서 배를 깔고 눕습니다.
크림빵을 먹으면서 빗소리를 들으면서...새소년,,어깨동무,,허클베리핀의 모험,,,등등을 읽습니다.
빵을 조금씩만 뜯어서 먹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빵을 다 먹어선 안되니까요.
아껴서 천천히 먹습니다.
책 속의 재미잇고 환상적인 내용들이 자꾸 가슴을 부풀게 합니다.
빵의 크기가 아직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영화 본편 전의 예고편 볼 때 처럼 뿌듯하게 합니다.
비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채양을 때립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는 듯이...
크림빵은 아직도 두개나 더 잇다는 만족감과 풍족감을 가슴에 안깁니다.
읽으면서도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책은,,,설레임으로 저를 휘어잡습니다.
가게에선 막걸리를 권커니 자커니 하시는 동네어른분들의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웬지 든든함을 줍니다.
전화도 없던 시절이기에 ,,, 누가 나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강박감도 없습니다.
전화가 없어서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마음으로 엮어준다는 느낌으로 살 때 엿으니까요.
어른이 되어서도 비는 옵니다.
하지만 그 시절처럼 비는 소리와 멜로디를 주질 못합니다.
그런 음악을 들려줄 수 잇는 채양도 없습니다.
또,, 그런 소리를 들을 감성을 잃은지도 오래 됏기 때문이기도,,,하죠.
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햇던 때는.....
바로,,,
배를 깔고 엎드려 크림빵을 먹으며 빗소리를 가슴으로 들으며 책을 읽던,,,,
바로 그 순간이엇다는것.....
살아오며,,, 그 굴곡많은 사연들 속에서도 유일하게 확신하는것은...
바로 그 순간이 제겐 가장 큰 행복이엇다는것....
바로,,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이....!!!
첫댓글 지난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봅니다...잘 읽었습니다...오늘도 행복 하소서~~~~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은 ,,,,, 미소를 주겟지요 ^^
저는 76년생이지만 어린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짠해지네요.. 어쩜 글을 시인같이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님에겐 님 인생을 바꿀 아주 충분한 시간이 잇다는게...^^
76년생인분한테 인생을 바꿀 충분한 시간이 있어서 부럽다는 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저도 74년생인데 평소 나이가 많아 자책하고 그랬거든요. 님글보고 희망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
어릴적에는 비소릴 들으며 행복을 느꼈어죠.. 지금은 그 소리가 단지 비 소리일 뿐입니다. 감정이 메말라졌죠.
이젠 ,몇 푼이 행복을 좌우하게 되는군요. 글 잘읽었습니다.
어쩌면 돈은 행복을 가로막는 존재일지도 모르는데,,, 우린 그 돈을 갖기위해 행복을 잠시 외면하는,,, ㅡㅡ,
멋지십니다. 옛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요즘 너무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서 그런것 같군요. 님! 화이팅.
제가 조아하는 오페라가수가 쥬세페 디 스테파노 입니다. 드라마틱하죠. 님은 세례명일지도,,,, 님도 파이팅을 바랍니다 ^^
어린시절을 잔잔히 쓰신 님 글의 필력이 대단 하십니다. 전율을 느낄만큼.... 너무 멋져서... 민들레님의 작성글 보기를 눌러 보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네스토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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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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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 사람을 즐겁게는 해도 행복하게는 못하는것 같네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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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그 맛잇는 팥빙수를 ㅎㅎ 제가 조아하는 팥빙수 ㅠㅠ
날씨가 무척 덥군요..꿀꿀하던 마음이 한결 밝아 지네요..
민들레님 좋은글 때문에요..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그 시절 그립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화이팅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우리동네 전방하던 친구가 생각 나네요...티나크렉커와 자야 라는 과자로 아이들을 매수해서 저 혼자를 공격해서 병원에 실려간적이 있습니다...물론 지금은 전방집 아들이 제 베스트 프렌 이고요..지금처럼 세파에 찌들지도 않고 오로지 순수한 마음만 있었던 시절이 생각나네요...아..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전방,,,참 오랫만에 듣는 소리네요 .. ^^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잠시 과거를 회생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님의 글에..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정벌님만 할까요 ,,, 아,,닭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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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침쟁이 지금은 없답니다 ㅎㅎ 유명햇죠,
아하~~~~~~! 역시 닉 네임에 뭔가? 가 있었군요. 글 넘 좋습니다. 홑씨는 어디까지고 갑니다. 님의 발 자취가 주변의 희망이 되기를 .....
감사합니다 연못님 ^^
어린시절 묘사한 풍경들이 눈에 그려지듯 삼삼하네요 행복하세요~!
불현듯 낯선 오후가 펼쳐질 때....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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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부자엿다니까요 ㅎㅎ
신장에 사셨군요. 저는 70년대 중,후반에 천호동에 살았습니다. 신장이라는 곳은 천호동에 살때 친구 몇명이서 살던 이웃동네였지요. 님 쓰신 글이 가슴을 짠하게 하는군요, 저는 몇십년만에 천호동 살던집을 가봤는데 그때 골목길과 동네가 모양그대로 있더라구요. 물론 그당시의 집들은 모두 다세대 주택으로 바뀌었지만.... 잠시나마 어린시절을 회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호동은 별로 안변햇죠? 다행입니다 ^^
글이 너무 좋아 괜스레 슬퍼집니다...ㅎ
올만에 카페에 와서 좋은글 읽구 갑니다..
회상..이란 단어를 떠 올리면서요.............좋은하루 되시길요^^;;
감사합니다,,구축함님 ^^
지금은 남성시대. 보내보세요 ^^. 혼자 느끼기 아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