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나요.
올 해가 가기전에 보고 싶습니다."
연말이 되면 서로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한참 동안 연락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간단한 문자메시지나 연하장 등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잘 지냈는지, 별고 없었는지, 한해 동안 고마웠다고, 또 다음 한해는 더 행복하라고.
여러 축복의 말들이 오갑니다.
그 어느때 보다 추운 겨울입니다. 아무리 껴 입어도 마음이 시린 겨울입니다.
어느 추운 거리를 걷다보면 어느새 귀가 얼고 코도 얼고 머리도 멍해 지는것을 느낍니다.
잠시나마 어려운 시간을 '멍'한 기분으로 잊어 봅니다.
오늘같이 추운날에는 뜨거운 시래기국이 생각나는데요.
겨울에 잘 말려뒀던 시래기에 된장을 훌훌 풀어 국인지 찌개인지 모르는 얼큰한 한사발을 끓여 놓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이 잘 넘어갑니다. 구수하고 짭쪼롬한 맛이 식욕을 당깁니다.
오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시래기국 잔치'를 열었습니다.
아마 얼큰한 국물을 넘기며 잠시나마 따뜻한 겨울을 함께 보내고픈 사람들이 있었나봅니다.
청와대로 초대받으신 분들은 '궁중요리' 먹는다고 잔뜩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대통령께서는 화려한 요리보다 情이 담긴 '시래기국'을 나누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청와대 체면이 있지.. 그냥 시래기국은 아니구요. 맛있는 갈비를 넣은 '우거지 갈비탕'입니다 ^^)
<이미지컷>
이명박 대통령만큼 시래기국이 잘 어울리는 대통령도 없습니다.
어릴때는 어머니따라 시장에서 좌판 장사도 했었죠.
학창시절 여고 앞에서 풀빵 장수도 했었죠.
서울에 상경해서는 시장에서 쓰레기 청소도 했었죠.
이 나중 스토리는 더 잘 아시겠지만..
그야말로 삶이 시래기국 처럼 "구수하고, 뜨끈하고, 훈훈하고, 짭쪼롬" 합니다.
오늘 초대되신 분들도 그런 삶을 함께 나누고 있는 동업자들입니다.
환경미화원, 재래시장 상인, 신문배달원, 노점상, 구두수선사, 요양보호사 등
어려운 생활 여건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외모가 구수한 사람들
마음이 뜨끈한 사람들
웃음이 훈훈한 사람들
인생이 짭쪼롬한 사람들
지난번 가락시장에서 "대통령과 나라가 잘 되길 매일 기도한다"며
대통령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던 '박부자' 할머니도 오셨습니다.
아마 할머니 생각에 시래기국을 준비한 것 같습니다.
어서 빨리 박부자 할머니께서 이름처럼 '부자'가 되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대접'하겠다고 불러서는 하는 말씀이 내년이 더 힘들거랍니다.
그래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송구스럽답니다.
대통령은 말을 쉽게 잇지 못했습니다.
손님들 불러서 기대와 희망에 찬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데,
아마 이 분들 앞에서는 차마 그런 달콤한 이야기만 할 수 는 없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온몸으로 느끼시는 분들인데, 남들보다 더 차가운 공기를 느끼는 분들인데,
대통령은 진심으로 이분들이 이 추위에서 부디 잘 견뎌내주시길 바랐던 것입니다.
그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과 같은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서민들을 초청해 내년이 힘들거란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올 한해가 어렵게 지나갑니다.
대통령 말대로 내년도 쉽지 않을것입니다.
그래서 자포자기 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려우니 속수무책으로 실패하고 쓰러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럴때 일수록 포기하지 말고,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 손을 잡아주고 안아줍시다.
지금과 같이 힘든 시기는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 줘야 합니다.
안된다고, 힘들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 모든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된다고, 할 수 있다고, 해야만 한다고 한다면, 충분히 될 것입니다.
사실 대통령은 오늘 그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도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완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