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지난해 12월 황해북도 금천역과 한포역 구간 룡진강 교량을 점검하는 남북공동조사단. 남북철도공동조사단은 29일 공동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 북측 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북측 열차는 110년 전 일제가 놓은 다리 위로 다니고 있다. 나무로 된 침목은 부패가 심하고 전력이 좋지 않아 디젤기관차가 다니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도로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통일부는 철도.도로 현대화를 위해 올해 내 설계까지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철도공동조사단과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은 29일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공동조사 결과보고서’와 ‘경의선 현지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일제 당시 교량 사용 등 노후화 심각 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북측 철도는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7일까지 조사 결과, 개성-신의주 413.9km의 경의선 철도 속도는 개성-평양 구간은 시속 30km/h, 평양-신의주 구간은 시속 50km/h 내외 수준인데, 이는 노후화와 전기사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노반의 경우, 일부는 노반 폭이 부족하고, 경사면이 유실되거나 배수시설이 미비했다. 부설 당시에는 복선이었지만, 노후화로 현재 대부분이 단선으로 운행 중이라는 것. 레일의 마모상태가 심각하고 나무로 된 침목은 부패해 궤도 틀림현상과 열차진동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개성-사리원 구간의 궤도는 당장 개보수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다만, 국제열차가 운행하는 평양-단둥은 선로상태가 양호했다. 경의선 구간 교량의 수준도 좋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총 8개 교량 중 일부는 일제가 110년 전에 놓은 것으로 그대로 이용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교량 강구조물은 부식됐고, 교량 하부구조와 유심부 기초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경의선이 처음 지어질 때 세운 것이다. (열차가) 조심히 가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부분이 원형이고 어느 부분을 개보수했는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한다”며 “(현대화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게 교량과 터널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교량이 시간도 걸리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갈현터널, 차수령터널, 흑교터널, 어파터널, 선천터널 등 경의선 구간 5개 터널도 콘크리트가 탈락하거나 누수 현상이 나타났고, 배수가 불량하거나 내벽 강도가 부족해 정밀안전진단이 요구됐다. 그리고 터널 내부 단면적이 작아 현대화 사업에 해당하는 열차 속도향상이나 전철화 문제가 제기됐다. | | | ▲ 남북공동조사단이 황해북도 계정역과 황해북도 금천역 구간에 있는 갈현터널을 살펴보는 모습. 조사단은 터널 내부 단면적이 작아 현대화 사업에 해당하는 열차 속도향상이나 전철화 문제를 제기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경의선 열차 대부분은 직류 3000V를 사용하는 전기공급 방식으로 운행되는데, 전력문제와 시설 노후화로 사리원-신안주 구간만 전기기관차가 움직일 뿐, 개성-사리원, 신안주-신의주 구간은 내연기관차로 움직였다. 남측의 전력시스템은 교류 2만5천V로 북측의 직류 3천V는 전력손실의 단점이 있다. 이에 북측에서는 대용량.고속화 수송을 위한 교류급전방식(AC)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간 철도가 연결되면 표준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용량.고속화는) 현대화라는 것도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고속화도 고속철이다, 새마을호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북측은) 전반적인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사정도 좋지 않아, 기관사 통신수단은 휴대전화가 주를 이뤘고, 역사 등 대부분 시설에서는 유선통신이 사용 중인데, 통신케이블의 노후화로 선로 손실, 잡음 등 통화감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터널 내부에 중국산 화웨이 무선중계기와 안테나가 설치돼 사용되고 있었다. | | | ▲ 함경남도 룡운과 홍원 사이에 있는 시대천교를 직접 걸으며 조사를 하고 있는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 북측의 철도 교량 중에는 110년 전 일제가 놓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금강산-두만강 구간 777.4km의 동해선 철도도 상황은 비슷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구간별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40km/h 이하로 운행되고 있었으며, 해안으로 따라 건설된 노반은 급곡선과 급경사 구간이 많고, 토사유실과 낙석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궤도 부분의 노후화도 심각했는데, 금강산-안변 구간의 침목부족과 유실로 금강산-통천구간 열차는 운행이 어려우며, 일부 구간만 통근열차가 운행 중이라고 북측 관계자가 설명했다. 당시 남북공동조사단은 해당 구간의 경우, 열차 대신 버스로 이동하며 점검한 바 있다. 다만, 라진-두만강 구간은 러시아와 합작으로 2013년 개통돼 양호한 수준이었으며, 국경통과를 위해 표준궤와 광궤가 동시에 부설된 복합궤도였다. 동해선 철도 교량 14개 중 일부도 100년 전 일제가 놓은 그대로였다. 상부구조 및 기초 안정성에 대한 추후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했다. 개성-평양 고속도로, 전 구간 포장 균열..북, 조경 집중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은 지난해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경의선 도로 현지조사 보고서를 내놨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해당 고속도로는 연장 161km이며, 교량 90개, 터널 18개, 진출입시설 17개 등의 시설을 갖춰 1992년에 개통됐다. 조사결과, 경의선 도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 전 구간에 균열이 발생해 매우 불량한 상태로 평가됐다. 포장층 두께는 46cm로, 포장 두께 부족에 따른 동계기간 동상피해와 교통하중을 지지할 수 없는 포장의 구조적 문제로 균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개성-평양 고속도로 구간의 절토부 토사사면은 양호했지만, 일부 구간에서 파괴현상이 보였고, 배수시설 노후화로 배수처리가 곤란했으며, 교량의 경우, 철근이 노출돼 부식된 경우가 많았다. 터널은 시공 당시 방수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내부 배수관이 막혀 습기가 많고 누수가 발생해 균열, 열화, 박리, 백태 등 노후화 정도가 심했으며, 조명시설도 좋지 않아, 차량 점등 시 주간 밝기 기준에 미흡했다. | | | ▲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조사단은 도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 전 구간에 균열이 발생해 매우 불량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진출입시설은 연결로 기하구조가 미흡한 경우가 많았으며, 침촌2IC 등 3개 소는 일부 방향의 연결로가 미설치된 상태였다. 일부 진출입 시설의 경우에는 가감속차로가 없고 설치된 가감속차로도 연장이 기하구조 기준에 미흡했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는 미설치 구간이 많고 녹발생 등 노후화되거나 볼트가 훼손된 상태였고, 설치된 표지판이 부족하거나 크기가 작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북측은 고속도로 주변 조경시설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보고서는 기록했다. 북측은 지난 2015년부터 ‘개성-평양 고속도로 중.장기 녹화사업’을 실시, 고속도로변 육림사업, 노선 양방향 폭 20~30m 수림대 조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현재 사업 진행 중으로, 수림대조성 전까지 토지 활용 효율성을 위해 콩을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비 미정..통일부, “올해 내 설계 끝내야” 북측 철도.도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현대화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 통일부는 추정치를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은 대신, 올해까지 설계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갖고) 어떻게 공사를 해야 하고 예산을 어떻게 하는 걸 측정하기 어렵다”며 “정밀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안됐다. 우리도 북측에 정밀조사를 통해서 어떻게 현대화를 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 과정이 있어야 어떤 수준으로 현대화할 것인지,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는 이후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화의 개념이 개보수이냐, 고속철.고속도로 수준이냐는 질문에, “현대화의 개념은 열려 있다. 현대화라는 표현 자체가 현재보다 나아진 것을 말하는 것이다.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와 국토부는 이번 공동조사 보고서를 28일부터 이틀간 국회 외교통일위, 국토교통위, 예결위, 경협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찾아가 설명했다. “경협기금 논란이 있어, 여야가 예산을 편성하면서 부대조건으로 현지 조사결과보고를 1/4분기 안에 보고하라”는 근거에서다. | | | ▲ 남북은 지난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열고, '서울-평양'이라고 적힌 도로표지판을 제막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국회 설득과정 이후, 통일부는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을 위해 올해 내 설계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추가정밀조사는 북측과 협의하는 대로 최대한 빨리해야 한다. 가을까지 가면 안 된다”며 “일단 공사 예산은 잡아놨다. 남북관계 진전이 빨라서 공사까지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까지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해 4.27 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으로 철도.도로 연결에 합의하고, 현대화 사업을 위하 공동조사를 착수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26일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한미워킹그룹이 일일이 검토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은 지난달 27일 철도.도로 공동조사 결과보고서를 교환한 이후, 정밀조사 논의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측이 북한 철도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정상 간 합의했으니, (북한이 중국과 손을 잡는 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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