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무르익은 열매들의 마지막 절정이거나 다시 땅인 본래로 돌아가는 가을과 겨울 사이가 이 시의 배경으로 보인다. 시인은 지금 호수를 끼고 있는 수변공원 둘레길을 걷다가 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서 있는 갈대를 만나고 있다, 손을 잡고 있다. 어쩌면 자신이 갈대와 다르지 않음이며, 겉은 영근 듯하지만 속은 서걱대는 자신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호수를 “냉수 사발”로 자신을 “노을”로 환치하면서 우정의 한때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때 자신은 그 무엇도 된다. 노을로도 갈대로도 자신을 옮겨놓으면서 함께 겨울로 걸어갈 미래의 한 사람에 온기 같은, 그런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 살며 생겨나는 고민이 회오리로 밀려와도 갈대꽃 곁에서 마주한 사람은 돌아갈 길 잃어도 좋을, 그런 사람 아니겠는가?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