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오래전 사는 일에서 앞이 보이지 않아 나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찾아간 곳이 장승포항이었다, 그러나 시인은 지심도에 동백꽃을 보러 가려고 배를 타러 갔었던 곳이 장승포? 높은 파도에 배는 꽁꽁 묶여 지심도에는 당도하지 못하고 장승포에 묶인 선박들 마냥, 자신도 꽁꽁 묶여 노닥거리다 온 모양이다. 그러나 그 노닥거림은 산 것들끼리 시린 이야기 풀어놓았다는데 이 시의 방점은 찍힌다. 아쉬움이라는 그것은 늘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또 다른 힘”이라는 경구 하나를 건진 셈이다. 거기다가 곁들인 소주는 아마도 고래가 휘저어놓은 풍랑은 아닐까? 고래는 전설이 되고 고래는 아니어도 해풍에 말라가는 가자미의 넋두리를 알뜰히 들어준 시인의 심성은 지심도 동백꽃 못지않은 짭짤한 이미지 하나는 제대로 건진 것이리라.-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