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식습관을 위해서는 아침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아침식사는 밤 사이 쉬었던 뇌와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점심·저녁의 폭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침에 아무 음식이나 먹기만 한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중장년층은 근육이 감소하고, 소화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침식사를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식사, 어떻게 먹는 게 현명할까?
1. 이것만 기억하자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장도 늙는다. 이렇게 되면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져 같은 양을 먹어도 영양소 흡수가 잘 안 된다. 또한 나이 들수록 미각과 후각이 둔해지고, 치아가 불편해지며, 복용하는 약물이 늘어나면 식욕이 떨어진다. 중앙대병원 영양관리팀 이현경 영양사는 “평소 적은 양의 식사를 하거나 입맛이 없고, 저체중인 중장년층이라면 자극적인 음식 대신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식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양송이버섯과 표고버섯에는 트립신·아밀라아제 같은 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가 잘 된다.
● 마에는 끈끈한 점액질인 뮤신과 아밀라아제·카탈라아제 같은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성분 모두 소화를 돕는다.
●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는 위점막을 보호하는 비타민U가 풍부해 소화가 잘 된다.
유제품·생선 챙기기
2015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81%가 칼슘을 부족하게 섭취한다. 다른 연령대를 모두 합하면 권장 섭취량의 69% 정도만 된다는 국민건강영양조사도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도 칼슘 섭취는 필수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1일 칼슘 권장 섭취량은 700mg(50세 이상 여성은 800mg)다. 우유 3잔에 든 칼슘이 600mg 이므로, 아침에 유제품이나 생선으로 칼슘을 조금씩 섭취해줄 필요가 있다. 치즈나 참깨에도 칼슘이 많다.
● 우유를 먹었을 때 속이 불편하다면 유당불내증이 있어서다. 유당을 제거한 우유나 발효유로 대체하면 된다.
● 식후 커피는 금물이다.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과일은 ‘무한정’이 아니다
과일이 무조건 몸에 좋다고 생각해, 아침에 과일만 먹거나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사람이 있다. 중앙대병원 김정하 건진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는 “과일에는 당분이 많아 자칫 많이 먹으면 열량을 많이 섭취하게 될 위험이 있고, 빈속에 과일만 먹으면 위산이 지나치게 나와 속이 쓰릴 수 있다”며 “아침에 과일만 먹거나 과일을 과하게 많이 먹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식 위주의 식사에 약간의 과일을 곁들이는 건 괜찮다. 사과 반 쪽, 딸기 5알, 귤 2개 등 100~200kcal 분량이 적절하다.
● 과일과 달리 채소는 많이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 과일에 비해 열량이나 당분이 현저히 적게 들어 있다.
2. 식단 알아보기
다음은 중앙대병원 영양팀의 도움을 받아 헬스조선이 제시하는 ‘좋은 아침식사’의 예다. 한 끼 열량은 450~550kcal가 기준이다.
<예 1>
식단 열량
잡곡밥 / 쌀밥 1공기 200~300kcal
무채국 1그릇 20kcal
조기구이 작은 것 1마리 100kcal
애느타리버섯볶음 1접시(작은 것) 50kcal
깻잎나물 1접시(작은 것) 50kcal
김치 약간 20kcal
<예 2>
식단 열량
잡곡밥 / 쌀밥 1공기 200~300kcal
양송이무국 1그릇 20kcal
연어구이 중간 1토막 100kcal
연근우엉조림 1접시(작은 것) 30kcal
양상추샐러드 1접시 70kcal
김치 약간 20kcal
<예 3>
식단 열량
잡곡밥 / 쌀밥 1공기 200~300kcal
소고기미역국 1그릇 20kcal
두부무침 1접시 100kcal
애호박나물 1접시(작은 것) 50kcal
참깨를 뿌린 더덕구이 1접시(작은 것) 50kcal
김치 약간 20kcal
중앙대병원 김정하 건진센터장
3. 의사의 아침식사
여러 사람의 건강 상태를 항상 살피는 의사의 아침식사는 어떨까? 중앙대병원 김정하
건진센터장이 생각하는 ‘이상적 아침식사’와 아침식사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다.
"잡곡밥, 달걀, 김, 멸치볶음, 사과 한 상에…시리얼은 피하세요"
아침식사, 왜 먹어야 하나요.
저는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꼬박꼬박 열량이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은 각종 혈당이나 호르몬이 규칙적으로 나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식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무조건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전날 밤에 과식을 해서 속이 안 좋고, 열량 과잉 상태인데 다음날 아침을 꼭 먹을 필요 없는 것처럼요. 그러나 저녁에 폭식이나 야식을 삼가면, 아침에 배가 고플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고요. 폭식이나 야식을 피하려면 아침식사를 먹는 게 좋습니다.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상적인 아침식사 식단이 있다면?
잡곡밥 3분의 2 공기, 달걀프라이 2개, 김 5장, 멸치볶음 작은 접시로 하나, 물김치 약간. 사과 반개 정도로 봅니다. 저는 국을 굳이 찾아서 먹지 않아요. 전통적인 한식에는 국이 꼭 들어가지만, 국물류를 많이 먹으면 소화액을 희석시켜 소화가 잘 안 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물에는 나트륨이 많은데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피하는 효과도 있죠. 잡곡밥은 혈당을 급하게 올리지 않고,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지방도 적절히 필요한데 달걀프라이는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섭취할 수 있죠. 더 좋은 건 채소를 넣어서 달걀찜을 하는건데, 아침은 바쁘니까요. 또 멸치볶음에 잣이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를 넣으면 몸에 좋은 지방을 함께 섭취할 수 있고 포만감도 늘어납니다
피해야 할 아침식사는 무엇입니까.
우유에 시리얼을 넣어 먹는 게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얼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할 것 같지만, 정작 다른 음식과 비교하면 영양소는 적고 당분은 많아요. 설탕을 많이 넣은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차라리 요거트에 견과류를 조금 넣어 먹는 게 영양학적으로 우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