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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미배요(五斗米拜腰)
다섯 말의 쌀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는 뜻으로, 하찮은 봉록에 연연하여 시골 관리에게 굽신거리며 살지 않겠다면서 벼슬을 집어던진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에 얽힌 성어이다.
五 : 다섯 오(二/2)
斗 : 말 두(斗/0)
米 : 쌀 미(米/1)
拜 : 절 배(手/5)
腰 : 허리 요(肉/9)
진서(晉書)의 은일전(隱逸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도연명은 젊어서 평택현의 원을 지냈는데 그는 자기 공전(公田)에다가 전부 찹쌀 농사를 짓도록 했다. “나는 늘 술에 취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는 공자와 노장사상을 받아들여 진실된 삶을 추구하면서 시와 술을 즐기면서 살기를 원하였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주지사가 순찰관을 평택현으로 보내자 고을 아전들이 예복을 입고 맞이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자 도연명은 “내 어찌 닷 말 쌀 때문에 허리를 꺾고 시골 어린아이에게 절할 수 있겠는가!(我豈能爲五斗米 拜腰向鄕里小兒)” 하며 그날로 벼슬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시인 귀거래사를 남겼다.
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
돌아가자! 전원이 황폐해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이미 육신을 위하여 마음을 스스로 부렸으나
상심하여 애닯다 한들 무슨 소용이리오.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이미 지나간 것은 따질 것 없음을 깨달았고 앞으로 올 일은 제대로 따를 만함을 알겠다.
實迷途其未遠, 覺今是而昨非.
진실로 길을 잃은 것이 그렇게 멀리 가지는 않았으니,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가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에 분다.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길가는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으면서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 오두미배요(五斗米拜腰)
다섯 말의 쌀(五斗米)이라 하면 오두미교(五斗米教)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중국 후한(後漢) 말기에 나타난 도교(道敎)의 일파로 처음 들어갈 때 다섯 말의 쌀을 바치게 했기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연명(陶淵明)이 그까짓 다섯 말의 녹봉 때문에 지방관을 허리 굽혀 맞이할 수 없다고 내팽개친 일을 더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여기에서 다섯 말의 쌀이라 하면 얼마 안 되는 봉급을 이르는 말이 됐다.
자(字)인 도연명으로 더 잘 알려진 도잠(陶潛)은 동진(東晋) 말기에 태어난 육조(六朝) 최고의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40여 년간 고위직을 지낸 도간(陶侃)의 증손으로 떵떵거릴 집안이었지만 도연명은 하위직을 전전했다.
항상 가난한 생활을 하며 술을 좋아했고, 집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놓아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불렸다. 벼슬을 하면서도 항상 전원생활을 꿈꾸며 녹봉 때문에 상관에게 허리 굽히는 일을 괴로워했다.
팽택(彭澤)이란 고을에서 현령을 하고 있을 때 상급기관인 주지사가 순찰관을 보냈다. 고을 아전들이 의관을 갖추고 정중히 맞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도연명은 "내 어찌 다섯 말의 쌀 때문에 허리를 꺾고 시골의 어린 아이에게 절을 할 수 있겠는가(我不能爲五斗米 折腰向鄕里小兒)" 하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누이의 죽음을 구실삼아 사임한 뒤 다시는 관계에 나가지 않았다.
이연수(李延壽)가 편찬한 남사(南史)를 비롯하여 송서(宋書), 진서(晉書)의 열전에 두루 실려 있다.
아니꼬운 일을 견디지 못하고 관직을 내팽개친 쌀 다섯 말의 기개는 후세의 시인들이 많이 본받아 절요(折腰), 오두절요(五斗折腰), 위미절요(爲米折腰) 등 여러 형태로 변형돼 노래했다.
사표는 신중히 생각하고 낼 일이지만 일자리가 부족하고 복지부동(伏地不動)이 만연한 관가에선 이런 호기가 옛날 남의 일일 수밖에 없다.
⏹ 도연명(陶淵明), 귀거래사(歸去來辭)
술의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도연명(陶淵明)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는 남북조 시대라는 중국사 대분열기에 남조의 동진(東晋)과 송(宋)나라가 교체되는 시기를 살았습니다.
그의 증조부 도간(陶侃)은 대사마 벼슬을 지낸 동진의 명사였고, 할아버지는 태수를 지냈습니다. 그러나 도연명 대에 와서 가세가 기울어 힘든 생활을 했습니다. 문벌귀족이 정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귀족 계급으로 신분이 상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도연명의 아버지는 지방의 하급 관리였다가 도연명이 열두 살 대 사망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도연명은 집안의 농사일을 거들며 학문을 익혔습니다. 그는 책 읽기를 좋아했고 도교와 불교에도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들을 외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농사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던 도연명은 집안과 노모를 돌보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출사했고, 강주 제주(祭酒)를 시작으로 진군참군, 건위참군 등의 지방 하급 관리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의 관직 생활은 대부분 일 념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의 자유로운 성품이 관리 생활에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관리 사회의 혼탁함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관직 생활을 꾸준히 하지 못한 덕에 도연명의 가난은 계속되었습니다. 그의 곤궁한 생활을 보다 못한 친척이 405년 41세의 그를 팽택현(彭澤縣)의 현령으로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팽택현에서의 관직 생활도 약 80여 일만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송서(宋書)의 ‘도연명 전기’에는 이와 관련된 일화가 전합니다. 도연명이 팽택현의 현령으로 부임한 그해 겨울에 상급 기관의 감찰관 독우가 팽택현을 시찰하거 나왔습니다.
현사(縣史)가 급히 달려와 의관을 갖추고 맞이할 것을 재촉하자 문득 도연명은 그 모든 것이 귀찮아졌습니다. 도연명은 “내 어찌 다섯 말의 쌀(五斗米) 때문에 시골뜨기 아이에게 허리를 굽힌단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은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도연명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은거에 대한 염원을 밝혔습니다. 그는 작품 서문에서 시집간 여동생의 죽음으로 관직을 버린다고 했지만, “돌아가리라. 전원이 장차 거칠어져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라는 문구로 은둔을 선언했습니다.
귀거래사는 모두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다른 각운(脚韻)을 밟고 있습니다. 제1장은 관리생활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정신 해방으로 간주하여 읊었고, 제2장은 그리운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녀들의 영접을 받는 기쁨을 그렸으며, 제3장은 세속과의 절연선언(絶緣宣言)을 포함,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담았으며, 제4장은 전원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제1장)
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
돌아가리라. 전원이 장차 거칠어져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이미 스스로 마음을 육체에 부림 받게 하였으나, 어찌 근심하며 홀로 슬퍼만 하겠는가.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이미 지나간 것은 따질 것 없음을 깨달았고 앞으로 올 일은 제대로 따를 만함을 알겠다.
實迷途其未遠, 覺今是而昨非.
진실로 길을 잃은 것이 그렇게 멀리 가지는 않았으니,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가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에 분다.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길가는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으면서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제2장)
乃瞻衡宇, 載欣載奔, 僮僕歡迎, 稚子候門.
마침내 일자대문 집을 바라보고 기뻐하며 달려가니, 종 아이는 반갑게 맞이하고 어린 자식들은 문에서 기다린다.
三徑就荒, 松菊有存.
세 갈래 길은 거칠어져 갔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남아있다.
携幼入室, 有酒盈罇.
어린것들 손을 잡고 방에 들어가니, 술이 항아리에 가득하다.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술병과 잔을 당겨 혼자서 따라 마시고 정원의 나뭇가지를 돌아보며 얼굴을 편다.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남쪽 창가에 기대어 의기양양해 하니, 무릎을 넣을 만한 좁은 곳이 편안하기에 쉬움을 알겠다.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정원은 날마다 거닐어 취미가 되었으니, 대문은 비록 세워져 있으나 항상 닫혀 있다.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다 쉬면서 때때로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본다.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구름은 무심히 산의 바위틈에서 나오고 새는 날기에 지쳐 돌아올 줄을 아는구나.
景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햇볕이 어둑어둑하면서 장차 지려 하니,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거린다.
(제3장)
歸去來兮. 請息交以絶游.
돌아가리라. 교제를 그만두고 어울림을 끊어야겠다.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세상이 나와는 서로 어긋나니 다시 수레를 메고 나가 무엇을 구하겠는가.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친척들과의 정다운 대화를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잊으리라.
農人, 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다고 알리면, 장차 서쪽 밭에서 농사일을 해야겠다.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혹은 천을 두른 수레를 준비하게 하고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이미 깊숙하게 물골을 찾아들기도 하고 또한 울퉁불퉁한 길로 언덕을 지난다.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나무들은 생기를 머금은 채 무성해져가고 샘물은 졸졸거리며 흐르기 시작한다.
羨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만물이 제때를 얻은 것이 부럽고 나의 삶은 장차 끝나 감을 느낀다.
(제4장)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그만두자. 세상에 몸을 의탁해 사는 것이 또한 얼마나 된다고, 어찌 마음에 맡겨, 가고 머묾을 임의대로 하지 않겠으며, 무엇 때문에 허둥대며 어디를 가려고 하겠는가.
富貴는 非吾願, 帝鄕은 不可期.
부귀는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고 신선 세계는 기약할 수 없다.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좋은 시절을 생각해 두고 있다가 홀로 나서고 혹은 지팡이를 세워 놓고 김매고 북돋워줄 것이며, 동쪽 언덕에 올라 시를 읊조리고 맑은 물에 이르러 시를 지으리라.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그저 변화를 따라 죽음으로 돌아가리니, 천명을 즐김에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오.
▶️ 五(다섯 오)는 ❶지사문자로 乄(오)와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❷상형문자로 五자는 ‘다섯’이나 ‘다섯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五자는 나무막대기를 엇갈려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일렬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보통 1~3까지는 막대기를 눕히는 방식으로 숫자를 구분했지만 4를 넘어가면 혼동이 생겼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 막대기를 엇갈리게 놓는 방식으로 표시한 것이 바로 五자이다. 갑골문에서의 五자는 二사이에 X자를 넣은 방식으로 표기했었지만, 해서에서는 모양이 바뀌었다. 그래서 五(오)는 다섯이나 오(伍)의 뜻으로 ①다섯, 다섯 번 ②다섯 곱절 ③오행(五行: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 ④제위(帝位: 제왕의 자리) ⑤별의 이름 ⑥다섯 번 하다, 여러 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를 오륜(五倫),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그 달의 다섯째 날 또는 다섯 날을 오일(五日), 음률의 다섯 가지 음을 오음(五音), 다섯 가지 곡식(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五穀), 다섯 가지의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가지 빛깔 곧 푸른빛 누른빛 붉은빛 흰빛 검은빛의 다섯 가지 색을 오색(五色), 다섯 가지 계율이나 계명을 오계(五戒), 퍽 많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오만(五萬), 다섯 가지 욕심이라는 오욕(五慾), 사람이 타고 난 다섯 가지 바탕을 오사(五事),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오리무중(五里霧中), 오십 보 도망한 자가 백 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는 뜻으로 쉰 살을 달리 이르는 말을 오십천명(五十天命), 다섯 수레에 가득 실을 만큼 많은 장서를 일컫는 말을 오거지서(五車之書), 좀 못하고 좀 나은 점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오십소백(五十笑百),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움을 이르는 말을 오풍십우(五風十雨) 등에 쓰인다.
▶️ 斗(말 두/싸울 두, 싸울 투, 싸울 각)는 ❶상형문자로 鬥(투)의 속자(俗字)이다. 鬥(투)의 간자(簡字)이다. 물건의 양(量)을 재는 자루가 달린 국자의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斗자는 '말'이나 '구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斗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국자와 같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나 액체를 담는 용도로 사용하던 '구기'를 그린 것이다. 그러니 斗자에 있는 '말'이라는 뜻은 용량의 단위를 뜻하는 것이다. 이처럼 斗자는 국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북두칠성(北斗七星)'이란 북극 하늘에 있는 국자 모양의 7개 별자리를 뜻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국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斗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양을)재다'나 '용량'과 같이 국자의 용도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斗(두, 투, 각)는 (1)말로 곡식이나 액체를 되는 분량의 단위 (2)두성(斗星) 등의 뜻으로 ①말(용량의 단위) ②구기(자루가 달린 술 따위를 푸는 용기) ③조두 ④기둥 위에 꾸민 구조 ⑤별의 이름 ⑥홀연히 ⑦갑자기 ⑧깎아지른 듯이 서 있다 ⑨떨다 ⑩툭 튀어나오다 ⑪털다 ⑫뾰족하다 ⑬싸우다 ⑭다투다 그리고 ⓐ두 병사가 손에 병기를 들고 싸우다(투) ⓑ싸우게 하다(투) ⓒ승패를 겨루다(투) ⓓ투쟁하다(투) ⓔ두 사람이 손에 물건을 들고 다투다(투) ⓕ경쟁하다(투) ⓖ당하다(투) ⓗ맞서다(투) ⓘ한데 모으다(투) ⓙ맞추다(투) ⓚ합치다(투) ⓛ싸우다(각)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편들어서 감싸 줌을 두둔(斗頓), 온 세상을 두우(斗宇), 험악하게 삐죽삐죽 솟음을 두기(斗起), 벼랑처럼 험준함을 두절(斗絶), 작은 장막을 두장(斗帳), 남을 두둔하여 보호함을 두호(斗護), 곡식을 되는 말과 휘를 두곡(斗斛), 말과 되 또는 어떤 사물을 헤아리는 기준을 일컫는 말을 두승(斗升), 되나 말로 곡식을 되어서 셈 또는 그 분량을 두량(斗量), 논밭 넓이의 단위를 두락(斗落), 문득이나 왈칵이나 큰 모양을 두연(斗然), 아주 작은 집이나 아주 작은 방을 두옥(斗屋), 말곡식이나 많은 양식을 두곡(斗穀), 한 말의 쌀이나 얼마 안 되는 녹미를 두미(斗米), 말로 된 수량을 두수(斗數), 썩 작은 방을 두실(斗室), 말술도 사양하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주량이 매우 큼을 일컫는 말을 두주불사(斗酒不辭), 두남의 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온 천하에서 제일 가는 현인을 일컫는 말을 두남일인(斗南一人), 도량이 좁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두斗는 한 말들이 말이고 소筲는 한 말 두되들이 대그릇을 일컫는 말을 두소지인(斗筲之人), 북두칠성처럼 꺾여 구부러진 모양과 뱀이 기어가듯 꼬불꼬불한 도로나 수류 등의 모양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두절사행(斗折蛇行), 얼마 안 되는 급료를 받기 위하여 관리가 되어 고향을 멀리 떠나 근무함을 일컫는 말을 두미관유(斗米官遊), 수레에 싣고 말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식은 땀이 서 말이나 나온다는 뜻으로 몹시 무서워하거나 부끄러워함을 이르는 말을 냉한삼두(冷汗三斗), 한 되와 한 말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대수롭지 않은 이익을 이르는 말을 승두지리(升斗之利), 남쪽의 기성은 키로 쌀을 까불지 못하고 북두칠성은 쌀을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유명무실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남기북두(南箕北斗) 등에 쓰인다.
▶️ 米(쌀 미)는 ❶상형문자로 쌀이나 수수 따위 곡식의 낟알이나, 벼의 모양으로, 나중에 중국에서는 쌀을 대미(大米), 조를 소미(小米)라 일컬었고 우리는 보리, 수수, 조 따위에 대하여 쌀을 米(미)자로 나타낸다. 또 미터의 취음자(取音字)로서 百(백미터)를 백미(百米)로 쓰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米자는 벼의 낱알을 그린 것으로 ‘쌀’이나 ‘곡식의 낱알’이라는 뜻이 있다. 米자는 마치 木(나무 목)자에 점이 찍힌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十(열 십)자 주위로 낱알이 흩어져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米자를 보면 긴 막대기 주위로 6개의 낱알이 흩어져 있는데, 여기서 긴 막대기는 낱알을 펼쳐놓는 도구를 그린 것이다. 지금도 벼를 수확하면 탈곡한 낱알을 햇볕에 말리는데, 이때 낱알이 잘 건조되도록 펼치는 도구가 표현된 것이다. 米자는 벼의 낱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쌀’이나 ‘곡식’ 또는 곡식을 가공한 제품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米(미)는 성(姓)의 하나로 ①쌀 ②미터(meter)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쌀 또는 쌀을 포함한 다른 곡식을 미곡(米穀), 쌀값으로 쌀을 팔고 사는 값을 미가(米價), 입쌀이나 좁쌀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폭 끓이어 체에 받아 낸 걸쭉한 음식 또는 쌀을 묽게 쑨 죽을 미음(米飮), 벼농사를 미작(米作), 쌀로 담근 술을 미주(米酒), 쌀과 벼를 미속(米粟), 쌀과 보리를 미맥(米麥), 쌀밥으로 멥쌀로 지은 밥을 미반(米飯), 미터법에 따른 길이의 기본 단위를 미돌(米突), 흰 쌀을 백미(白米), 벼를 타서 왕겨만 벗기고 속겨는 벗기지 아니한 쌀을 현미(玄米), 그해에 난 것이 아닌 오래된 쌀을 고미(古米), 밥을 지을 쌀을 반미(飯米), 조세로 바치던 쌀을 세미(稅米), 쌀을 바침이나 바치는 쌀을 납미(納米), 품질이 가장 좋은 쌀을 상미(上米), 품질이 좋지 못한 쌀을 하미(下米), 굴에서 쌀이 매일 한 끼를 먹을 만큼씩 나오므로 한꺼번에 많이 거두려고 굴을 팠더니 쌀이 나오기를 그쳤다는 이야기를 미혈전설(米穴傳說), 쌀은 구슬 보다 비싸고 땔감은 계수나무 보다 비싸다는 뜻으로 물가가 치솟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미주신계(米珠薪桂), 닷 말의 쌀이라는 뜻으로 흔히 현령의 얼마 안 되는 봉급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오두미(五斗米), 곡식을 벨 때에 땅에 떨어진 곡식이라는 뜻으로 수고한 끝에 얻어 차지하게 되는 것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낙정미(落庭米), 얼마 안 되는 급료를 받기 위하여 관리가 되어 고향을 멀리 떠나 근무함을 일컫는 말을 두미관유(斗米官遊) 등에 쓰인다.
▶️ 拜(절 배/뺄 배)는 ❶회의문자로 拝(배)의 본자(本字)이다. 두 손(手)을 모으고 몸을 아래(下)로 구부려서 절하였다는 데서 절을 뜻한다. 옛날엔 구배(九拜)라 하여 절에도 여러 가지 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 중에서 양손을 내려뜨리고 목을 손 가까이까지 내리는 절을 拜(배)라 하였다. 또 모든 절도 보통은 拜(배)라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拜자는 ‘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拜자는 手(손 수)자를 겹쳐 그려 두 손 모아 절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拜자를 자세히 보면 오른쪽의 글자체가 手자와는 다르다. 拜자의 금문을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麥(보리 맥)자를 그린 것이다. 拜자는 본래 수확한 곡식을 조상신에게 바치며 절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래서 곡식을 올려 절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었지만, 후에 글자체가 바뀌면서 마치 두 손을 모은 것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拜(배)는 ①절(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몸을 굽혀 하는 인사) ②절하다 ③굽히다 ④삼가고 공경하다 ⑤벼슬을 주다 ⑥받다 ⑦방문하다 ⑧찾다 ⑨빼다 ⑩뽑다 ⑪발굴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존경하는 사람과 헤어짐을 배별(拜別), 높거나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가 뵘을 배알(拜謁), 공손히 받들어 올림을 배정(拜呈), 의식 때 절하는 곳에 까는 자리를 배석(拜席), 돈을 숭배함을 배금(拜金), 삼가 공손히 받음을 배령(拜領), 절을 하는 예로 절하여 예를 표함을 배례(拜禮), 존경하는 사람을 만나 뵘을 배면(拜面), 엎드려 절함을 배복(拜伏), 절하고 뵘 또는 남의 글이나 작품이나 소중한 물건 따위를 공경하는 뜻을 가지고 봄을 배견(拜見), 삼가 공손히 받음을 배수(拜受), 존경하는 사람을 만나 뵘을 배안(拜顔), 딴 나라의 사람의 문물 또는 사상 따위를 숭배함을 배외(拜外), 남의 편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음을 배독(拜讀),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인사로 하는 절을 세배(歲拜), 신이나 부처에게 배례함을 참배(參拜), 거룩하게 높이어 공경함을 숭배(崇拜), 절을 받고 답례로 하는 절을 답배(答拜), 신이나 부처에게 공손한 마음으로 절하는 일을 예배(禮拜), 수없이 하는 절을 백배(百拜), 두 번 하는 절을 재배(再拜), 세 번 절함이나 세 번 무릎을 꿇고 배례함을 삼배(三拜), 임금을 뵈올 때 하는 절을 곡배(曲拜), 혼인식 때 신랑 신부가 서로 절을 하는 예를 교배(交拜), 한 번 절하고 다시 머리를 조아려 절함을 길배(吉拜), 단 한번 하는 절 또는 한 번 절함을 단배(單拜), 멀리서 그 대상이 있는 쪽을 향하여 절함을 망배(望拜), 머리가 땅에 닿도록 두 번 절을 함 또는 그렇게 하는 절을 돈수재배(頓首再拜), 여러 번 절하면서 입은 은혜를 고마워함을 백배치은(百拜致恩), 거듭 절을 하며 고맙다는 뜻을 나타냄을 백배사례(百拜謝禮), 삼배의 예와 구배의 예라는 뜻으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경의를 표함을 삼배구배(三拜九拜), 자기 것은 천시하고 남의 것을 숭배함을 자천배타(自賤拜他), 돈이 제일이라고 알고 이것을 숭배해 인생의 목적을 돈 모으기에 두는 경향이나 태도를 배금주의(拜金主義) 등에 쓰인다.
▶️ 腰(허리 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허리를 뜻하는 要(요)가 주로 구하다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으므로 月(월)을 보태어 腰(요)를 만들고, 허리의 전용자(專用字)로 했다. ❷회의문자로 腰자는 '허리'나 '중요한 곳'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腰자는 ⺼(육달 월)자와 要(구할 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要자는 여자가 허리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소전까지만 하더라도 要자가 '허리'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要자가 '구하다'나 '원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해서에서는 여기에 ⺼자를 더한 腰자가 '허리'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腰(요)는 ①허리 ②신장, 콩팥 ③중요한 곳 ④기슭 ⑤밑동(긴 물건의 맨 아랫동아리) ⑥(허리에)차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허리가 아픈 병을 요통(腰痛), 허리띠로 바지 따위가 흘러내리지 아니하게 옷의 허리 부분에 둘러매는 띠를 요대(腰帶), 오줌을 검사함을 요검(腰劍), 물체의 허리 부분을 묶거나 동이거나 하는 데 쓰는 새끼나 끈을 요삭(腰索), 나무를 접 붙일 때 대목의 허리 부분에 다른 나무의 가지나 눈을 붙이는 일을 요접(腰接), 허리에 띠는 가죽띠를 요정(腰鞓),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할 때 쓰는 뒤웅박을 요주(腰舟), 상복의 허리에 띠는 띠를 요질(腰絰), 허리의 둘레를 요간(腰間), 요긴한 길 또는 중요한 길을 요도(腰刀), 허리 부분을 요부(腰部), 허리 부분의 살을 요육(腰肉), 허리 근처를 요하(腰下), 허리의 둘레를 요위(腰圍), 허리가 부러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허리가 부러질 듯함을 요절(腰絶), 어린아이의 허리가 뻣뻣하여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병을 요경(腰硬), 중죄인의 허리를 베어 죽이던 형벌 또는 그리 하는 일을 요참(腰斬), 허리를 폄을 신요(伸腰), !가느다란 허리를 세요(細腰), 버들가지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미인의 허리를 유요(柳腰), 활등처럼 굽은 허리를 궁요(弓腰), 벌의 허리 모양으로 잘록하게 생긴 허리를 봉요(蜂腰), 산허리로 산 둘레의 중턱을 산요(山腰), 바지나 치마의 맨 위에 둘러 댄 허리에 닿는 부분을 대요(帶腰), 말이 배가 아파서 허리를 구부림을 준요(蹲腰), 허리를 꺾음 또는 허리를 굽혀서 남에게 절을 함을 절요(折腰), 가냘프고 연약한 여자의 허리로 곧 미인을 형용하는 말을 섬요(纖腰), 버들 같은 눈썹에 개미 같은 허리를 이르는 말을 유미봉요(柳尾蜂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