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어 어용단체까지…도넘은 금투세 공포 조장

[Succegator]

“시장 붕괴·금융소득 사다리 걷어차기” 막말 유포
미, 영, 독, 일 등 자본 선진국은 일찌감치 도입
투자 자금 이탈이나 자본 시장 무너진 적 없어
조세 형평성과 불합리한 과세 체계 개선 효과
“근거 없는 주장 말고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유언비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급기야 “대다수 국민의 마지막 남은 금융소득 사다리마저 걷어찰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학계 인사들이 참여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0일 발표한 논평에서 “금투세 전면 시행은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1400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을 더욱 축소시키고, 150조 원이 넘게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자산 건전성 역시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투자소득세가 국민 금융소득 사다리 걷어찬다고?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자본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발맞춰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투세를 폐지하려는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말이 사실을 교묘하게 뒤틀어 왜곡하거나 논리적 근거가 빈약한 억지 주장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경제신문 등 일부 보수언론은 금투세 도입 배경과 세부 내용, 효과 등을 진지하게 따져보지도 않고 폐지론자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전하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기타 금융상품 25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 이자소득자는 소득세를 내는데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진작 부과했어야 할 세금이다.

세율은 연간 금융소득이 5000만 원에서 3억 원일 때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20%+2%)이고 3억 원이 넘으면 27.5%(25%+2.5%)다. 금투세 법안은 지난 2020년 12월 여당과 야당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요구로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여야 합의로 처리된 데다 2년이나 추가로 유예하며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근거 없는 궤변으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 세수 전망. 연합뉴스

윤 대통령 "증시 자금 대거 이탈·자본시장 붕괴" 

윤 대통령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한목소리로 금투세를 도입하면 한국증시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면 거액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이탈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연간 5000만 원 이상 금융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전체 주식투자자의 1% 미만이지만 이들의 투자금은 최소 150조 원으로 시가총액의 6%에 달한다고 포럼은 강조한다.

금투세로 수익률이 줄면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증시를 떠날 것이고 이는 주가 폭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논리다. 금투세가 또 다른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요인이 될 게 뻔한 상황에서 굳이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증시는 미국과 일본, 홍콩 등 다른 해외 증시와 경쟁 중이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중산층과 서민까지 들먹이며 “금융소득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사실 왜곡과 논리 비약 등 억지에 가깝다. 참여연대는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Q&A’라는 이슈 리포트를 내놓았다. 금투세 폐지론자들의 어설픈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 등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는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이미 ‘자본이득세’, ‘주식양도세’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세금이다. 근로와 사업, 이자 등 모든 유형의 소득에 과세하면서 금융소득에만 세금을 물리지 않는 우리나라가 특이한 경우다.

 자료 : 참여연대. 주요국 금융투자 자산 과세 현황.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자본 선진국들은 이미 도입

금투세를 도입하면 자본 유출로 증시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국내 증시를 떠나도 금융상품 투자로 양도 차익을 보면 세금을 피할 수 없다. 국내 증시와 경쟁하는 해외 증시에서도 금융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에 투자할 때 세금은 종속 변수다. 국내 주식이든 국외 주식이든 유망한 종목에 투자하게 돼 있다. 채권과 펀드도 마찬가지다. 세금 부담으로 증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주가 폭락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은 공갈 협박으로 공포를 조장하는 것과 같다.

대만이 1989년 주식양도세를 도입했다가 주가 대폭락 사태가 벌어졌던 사실을 사례로 드는 것도 부적절하다. 대만은 주식양도세 도입 발표 3개월 만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고 당시 중국과의 갈등 등 증시 폭락을 초래했던 더 큰 요인들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한 한국의 금투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손익 통상·결손금 이월공제로 투자 손실 감안해 과세

참여연대는 “금투세가 도입되면 투자 손실을 반영해 과세하는 손익 통산과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은 주식, 펀드, 파생 상품별로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어 최종적으로 손실이 발생해도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손익 통산은 여러 금융상품의 수익과 손실을 통합적으로 계산해 과세하고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는 그해에 발생한 손실 금액을 다음으로 이월하여 소득금액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점에서 금투세는 기존 과세 체계의 불합리한 부분을 해소하는 측면도 있다.

주식투자자의 99%는 금투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간 금융소득이 5000만 원 이상인 투자자는 비중은 1%가 안 된다. 이들은 고소득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참여연대가 5000만 원의 소득금액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을 추정해보니 근로와 사업소득은 601만 5000원, 이자소득은 700만 원에 달했다. 금투세가 시행되지 않으면 이러한 소득별 과세 불균형은 더욱 심화할 게 뻔하다.

 자료 : 참여연대. 소득 유형별 세액과 실효세율. 

"근거 없는 공포 과장 중단하고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해야"

조세 측면에서 한국증시 저평가의 원인은 금투세가 아니라 증권거래세다. 금투세를 도입하려는 이유도 한국증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거래세를 없애거나 축소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뜻대로 금투세를 폐지하고 거래세까지 내린다면 세수가 급감할 것이다. 금투세를 폐지하면 2027년까지 4조 원가량의 세수 펑크가 날 것이라는 자료도 있다.

윤 대통령이나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반대론자들은 많은 국민이 금투세 폐지를 원하고 있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금투세 시행 관련 의견을 물은 결과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4%로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 38%보다 많았다. 금투세 폐지는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0일 “(윤 대통령이) 금투세를 도입하면 우리 증시가 폭망할 거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는데 근거 없이 공포를 과장하는 것”이라며 “30년 전 금투세와 유사한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독일과 일본은 오히려 금융투자 시스템이 안정돼 주식시장이 상당한 호황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5년 1월 1일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출처 : 대통령 이어 어용단체까지…도넘은 금투세 공포 조장 < 경제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현ㅇ1]

기관도 똑같이 해야 개인만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