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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 강이 너무 아름다워 예로부터 여강이라고 불렸다는 곳이 남한강입니다. 지금은 이 아름다운 강을 살려야 한다며 파헤치고 있는 그 남한강을 다녀왔습니다.
여주에 도착해 출발을 기다리면서 강은 네모다라는 글을 적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참가자가 적은 "강은 생명이고 삶이다"라는 글귀입니다. 강이 생명이고 삶이라면 지금 벌어지는 4대강 사업은 '생체실험'이 아닐까요?
여강 순례를 개최하는 환경연합의 한 분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손에 들고 있는 그림에서 붉은 색으로 색칠된데가 홍수지역, 그리고 중앙에 이어진 파란선이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곳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4대강 공사를 하고 있는 지역과 홍수지역은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버스로 이동해 강천보 건설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보란 물을 가두는 구조물을 뜻합니다. 물을 가두기 위해 덤프트럭이 흙을 부어 강을 막고 있습니다. 유유히 흘러 내려오는 여강은 맑고 푸른데, 강을 살린다며 흙을 퍼부은 주변의 강은 탁하기 그지 없는 흙탕물 입니다.
근처 다리 위에서 본 공사현장입니다. 공사현장, 흙탕물, 그리고 본래 여강의 푸른 물이 한눈에 보입니다. 이 세가지중 무엇이 '환경적'일까요?
공사 현장사무소인듯 합니다. 이 공사의 이름은 무려 '한강살리기'입니다. 강을 파 헤집고 물을 막는 것으로 강을 '살린다'고 합니다.
강천보를 만드는 현장입니다. 보기에도 거대한 구조물이 강의 한 가운데 틀어박혀 물길을 막게 됩니다. 사업자체에 대한 반대여론이 아직도 많고, 천주교, 불교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이 공사중단을 호소하고 나섰음에도, 공사는 24시간 맞교대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비판여론의 확산보다 빠르게 공사를 끝내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맑게 흐르는 강 바로 옆에 만들어진 공사차량 통행로입니다. 보이는 부분은 공사장 밖으로 나가기전 차량에 묻은 흙을 처리하기 위한 물입니다. 콘트리트로 만들어져 뿌연 흙탕물을 가득 담고 있는 것이 마치 4대강의 미래같아 보입니다.
고라니 한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와 순례단의 앞을 내달립니다. 사람들이 나타나자 우왕좌왕 갈 곳을 못찾는 고라니. 4대강 사업으로 삶터가 물에 잠기고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늘어나면 어디로 갈까요?
순례단이 강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에 몰려있는 단양 쑥부쟁이의 군락지입니다. 이미 바로 옆에서는 공사가 한창이고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그저 표지판 하나가 다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단양 쑥부쟁이 보도대책은 다른 곳에 군락지를 새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쑥부쟁이는 경쟁력이 약해 다른 식물이 살지 못하는 척박한 땅에 홀로 살아가는 식물입니다. 어떤 조사나 연구도 없이 이 약한 식물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비싼 땅값을 견디지 못해 외곽으로 외곽으로 밀려났던 사람들이 살던 척박한 땅에 고층 빌딩을 짓는다고 용역깡패로 사람들을 내몰던 그 개발사업과 그 개발사업에 삶터와 일터 그리고 목숨까지 잃었던 사람들의 처지와 단양 쑥부쟁이의 처지가 닮아보여 서글퍼집니다.
공사때문에 생긴 웅덩이입니다. 바로 옆에 흐른 푸른 여강과 달리 한눈에도 썩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강을 막으면 강이 살아난다구요? 정말입니까?
아직 공사가 진행되기 전인 상류쪽입니다. 버드나무와 잡목들이 어우러져 푸른빛을 냅니다. 이 곳도 곧 흙탕물에 잠기게 됩니다.
한 참가자가 길 옆의 쑥을 캐고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 천변의 봄나물은 오염되었으니 캐거나 먹지 말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푸른 봄나물이 자라고 있는 이 여강이 살려야할 대상일까요?
신륵사에 도착해 4대강을 반대하는 법회에 참가했습니다. 신륵사는 다른 사찰들이 산속에 자리잡은 것과 달리 강가에 지어진 절입니다. 수해를 막기 위해 세운 절이죠. 이 신륵사 앞을 흐르는 강의 수위가 공사때문에 높아지고, 수많은 생물들이 물에 잠기게 됩니다. 오직 사람만을 위한 이 공사를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스님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법문을 읽고 계십니다.
순례 참가자들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신륵사에 여강선원을 차리신 수경스님과 함께 여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순례를 마치고 난 뒤 한 참가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공기 맑은 곳에 와서 이렇게 마음이 답답한 적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살려야 한다는 그 강은 너무나 맑고 푸르게 흐르며 살아있었습니다.
이미 살아있는 강을 살린다며 포크레인을 집어넣어 흙탕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순례의 마지막 수경스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4대강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삶을 다시 되돌아 봐야 한다"
인간의 욕심을 위한 이제까지의 환경파괴도 모자라,
강 전체를 뒤집고 헤집는 4대강사업.
꼭 중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