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산행의 계절......
그러나 난 아웃사이더처럼 또다시 전원일기 같은 산행기를 슬그머니 올린다.
장거리 산행이 아직은 부담이되는터라...
전번과 똑같은 코스....태종대에서 치악산 비로봉... 그리고 큰무레골 거쳐 다시 태종대... 19km
같은 길.... 밋밋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다.
같은 등로이었지만 다른 꽃들이 나를 반기고...
이제 살포시 움터오는 연두빛 나뭇잎들은 이제 50일 된 손자얼굴처럼 순수함과 청량함을 품고있다.
태종대 들머리에서 (5월 4일 08시 30분 경)...
디카의 스위치를 눌렀는데 렌즈가 작동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전번 산행 후 밧데리 충전을 하지 않았다...
벌써 치매기가 있는걸까....? 헷갈릴걸 헷갈려야지.... 에구...ㅠㅠ
할 수 없이 디카를 차에 두고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전번엔 초입에서 상당한 알바를 했는데.... 오늘은 제대로 입구를 찾았다.
전번엔 보지못한 만사성대장님의 시그널도 보고...
진달래 대신 산철쭉이 피어있고...
지난 4월 6일 낙뢰로 무너진 용왕탑(오른쪽)이 벌써 말끔하게 복구되어 있다. (왼쪽은 산신탑)
지난번 올라왔을때만 해도 처참하게 무너진 상태였는데...
주변의 지형적 여건이 만만치 않았을텐데...부지런하다... 국공... ㅎ
오늘도 부곡탐방안내소를 지나야 하는데 전번과 같은 행운(국공 직원 부재)이 또 따를리는 없고...
변명거리를 생각하며 정공법을 택한다.
며칠 전 국공직원이 집에 와 산나물 채취를 하는 외지인을 신고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그리고 주변의 주민들은 조금은 규제를 완화해주는 터라... 곧은재만 올라 갔다 온걸로 이야기하려는데...
3명이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헉
그 중 내 차번호까지 알고 있는 한 직원이 출근길에 태종대에 주차된 내 차를 보았나 보다.
'언제 올라가신거예요?..... 참 선생님 차가 태종대에 주차되어 있던데.....?'
태종대에서 비로봉까지.. 8.5km의 비법정탐방로를 걸었다는 이야기는 차마 못하겠다...
아무리 알고 지내는 사이라지만, 그 직원의 역할이 있는데...
63년을 살다보니 이럴때 구렁이처럼 슬쩍 넘어가는 방법도 터득했다...ㅎㅎ
그나저나 이만때쯤이면 매년 화성시에서 개인택시를 몰고 남녀 4~5명이 산나물을 채취하러 오는데...
어떡해야하나 좀 고민된다...
그 중 주범(?)은 산양삼씨를 가지고 올라가 동료들은 산나물을 채취하게 하고..
정작 본인은 더 멀리 산을 헤집고 가 적당한 곳에 산양삼씨를 뿌려 두고 매년 모니터링을 한다는데...
이번에 오면 묵인해 주는 대신 산양삼이나 몇뿌리 얻어 먹어야겠다...ㅎㅎㅎㅎ
부곡탐방안내소를 바로 나오면 이런 집도 있다.
주말이면 필사적으로 (여기서 필사적이라 함은 주말 영동고속도로의 traffic jam을 뜻합니다..ㅎ)
대도시를 탈출해 나와, 이런 작은 집... 작은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행복과 평온함을 찾는 사람들...
그들의 절박함이 무엇인지 나는 알 것 같다.... 나에게도 그런 흔적이 있었으니....
1km 쯤 걸어 나오면 옛 폐교된 부지를 수련원으로 개조한 이런 곳도 있고....
클럽지부에서 단체로 오시면 이런 곳을 이용해도 좋을듯...
어떤 집은 이렇게 예쁘게 연못도 꾸며놓아 오리를 방류한 곳도 있고...
제가 사는 부곡리 가마골의 입구에는 소공원안에 돌탑도 쌓아 놓고...
1km쯤 거리에 있는 작년 준공된 한 팬션...
그리고는 다시 태종대 입구... 들머리
본격적인 산행철이 왔음에도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7년 동안 가꾸어 오는 내 둥지의 잔디밭과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과수들도 살피고...
이제 싹이 올라 오는 감자, 곰취, 곤드레, 당귀, 더덕, 도라지, 양상추, 여름배추... 등등 의 모종과
매일 아침 인사도 나누고.... 물도 주고... 그러면 반나절.....
씨를 뿌린 마늘밭, 상추, 대파, 샐러리, 옥수수, 시금치, 당근, 무우,.... 등등도 살피고....
작년 4월에 만들어 놓은 10개의 표고목의 열병식에도 참석하고...
(총 600개의 종균 중 11개째 표고버섯이 나오고 있읍니다...ㅎ)
진달래와 개나리꽃, 매화, 살구,자두, 앵두꽃 등이 지고 나니
이제 철죽과 꽃잔디, 홍매, 복숭아꽃, 하얀 배꽃이 대신 주변의 공간을 채워 준다....
자연은... 내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내 삶의 공간 속에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산길을 걸으며 보내는 시간과 집주변을 둘러 보며 보내는 시간이... 그 밀도와 의미가 다르지만...
어느 것도 나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
난 오늘도 갈등하며... 장거리산행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그 불씨를 조심스럽게 품으며...
또 하루를 보낸다....
첫댓글 주변이 아늑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람의 손이 가지 않는곳과는 사뭇다른곳
자식처럼 돌보면서 하루 하루 변화되는 모습에
또 다른 감흥을 느끼고 계시는듯 하시네요
저도 농사철만 되면 수시로 촌에 일손 도우러 다녀와야 하기에
봄 가을 산행하기 제일 좋은 계절에는 산행도 맘껏 할수가 없으니까요.
종종 소식 보내주시구요
시간나실때 원하는 산행도 맘껏 누려보시길요
부모님댁에 일손 도우러 가시나 보네요...
많이 도와드리세요...
장거리산행도 힘들지만.... 농삿일은.... 에휴...ㅎ
시간 내셔서 치악산 오셔서 함산 한번 하시죠...
감사드리구요...
때론
슬로우가 자연스럽네요
매순간을 자연의 품속에서 살아감은 복받은거죠
즐감했네요
감사합니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인위적이지 않다는건데
자연속의 삶에도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나 봅니다.
님의 지금의 의지와 열정으로 항상 즐산하시길요....
아파트 주민의 꿈같은 얘기를
보게 되네요. 언젠가 아파트에서 탈출하고 싶긴한데
현실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주변에 좋은 산이 있다는건 산행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복된 일이요. 유유자적 걷는 걸음에 사는
여유도 느껴지고 좋네요.
저도 7년 전에는 꿈같은 이야기이었는데 지금은 현실이 되었네요...
님에게는 쉽게 현실이 되는 지태의 꿈은 언제나 저에게 현실이 될는지요....ㅎ
감사드리구요...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소식 접합니다 선배님
텃밭이 아니라 거의 농사꾼 수준이신데요 ㅎ
늘 건강하시고 바라는 일들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오랫만이네요...
그동안 산행 못하고 밭주변만 돌아다녔더니 농사꾼이 다되었네요...
조만간 산에서 봅시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벌써 7년이 되었나요?
이제 지역주민이 되셨군요.
그림을 보는듯한 전원일기 잘보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산골 촌부가 다 되었습니다....
전원생활이 저의 성정에 맞아 후회한적은 없구요...
시간 내셔서 치악산 한번 놀러오세요...
건강하시구요....
국공과의 만남은 어떻게 넘기셨어요??
중부지부가 8월에 치악산 환종주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뵐수 있을까?
싶으네요...
지태의 꿈과 훈련은 하시고 계시는지요?
제가 이달 26~27일쯤 지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가신다면
중간에 뵙고 같이가면 되는데요~~
치악산 환종주 전에 사전답사 오시지 않나요?
치악산 환종주 길이 길인듯 길이 아닌 곳이 많아 초행길엔 알바가 십상이라
시그날 작업이 필요할 것 같구요... 사전답사 오시면 함께... 아니면 저 혼자라도 할꺼구요....
치악산 환종주는 꼭 참석합니다.... 비가 와도....ㅎ
지태의 꿈은 조심스럽게 품고있는데...
몸이 아직 준비가 안되어서 5월 중에는 힘들 것 같구요..
6월 중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부장님과 함께하면 좋을텐데 아쉽네요...
제 게으름때문인지라...ㅠㅠ
항상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