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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단문감부(用人但問堪否)
사람을 쓰는 기준은 해당 직책 감당 여부를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用 : 쓸 용(用/0)
人 : 사람 인(人/0)
但 : 다만 단(亻/5)
問 : 물을 문(口/8)
堪 : 견딜 감(土/9)
否 : 아닐 부(口/4)
지도자는 모름지기 주민 세금의 가치를 무겁게 여겨야 한다. 스스로 분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절제다. 절제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낭비에다 공동체가 파괴된다.
또 있다. 공명정대한 인사다. 업무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갖춰야지, 충성심만 뛰어난 자기 사람을 심으면 백성에게 피해가 간다는 충언은 적지 않다.
한비자는 ‘가까운 것을 살펴서 간사한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審近防姦)’며 안팎을 관찰해 사사로이 청탁하는 것을 막고, 정책을 제시하면 시켜보고 잘못되면 문책해 간사함을 방지한다(察內觀旁關請謁 容陳問責防姦言)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형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실적이 2년 만에 악화했다. 급하게 서두르는 무리한 정책 추진의 부작용이란 평가가 많다.
높은 발전단가에 기반한 탈(脫)원전 정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불러오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식 경영, 전문성 결여 ‘낙하산 인사’ 행태도 실적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 글은 통치철학을 제시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수록된 당태종 이세민이 치도(治道)에 대해 밝힌 말이다.
삼국시대 당시 제갈공명은 약소국인 촉한의 재산이었으면서 말하기를, "내 마음은 마치 저울과 같이 사람을 대할 때 공평해야 한다. 친소를 기준으로 경중의 잣대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했소.
하물며 지금 대국을 다스리고 있는 짐의 경우는 어떠하겠소! 짐이 그대들과 함께 입고 먹는 것 모두 백성들로부터 나온 것이오. 백성들의 노력은 이미 위로 바쳐졌는데 위에서는 아래 백성들에게 은덕을 고루 베풀지 못하고 있소.
난세를 극복할 지혜의 보고로서 오늘에도 교훈 삼을 게 이어진다.
지금 현량한 인재를 선발하려는 것은 기본적으로 백성들이 평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요.
今所以擇賢才子,
蓋爲求安百姓也.
사람을 씀은 당사자가 해당 직책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이지, 어찌 처음 보는 사람인지 아니면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인지 여부에 따라 선발기준을 달리할 수 있겠소.
用人但問堪否
豈以新故異情.
공기업도 민간기업 이상의 생산성 향상에 나서야 한다.
▶️ 用(쓸 용)은 ❶상형문자로 감옥이나 집 따위를 둘러싸는 나무 울타리의 모양 같으나 卜(복; 점)과 中(중; 맞다)을 합(合)한 모양이니 화살을 그릇에 넣는 모습이니 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물건을 속에 넣는다는 뜻에서 꿰뚫고 나가다, 물건을 쓰다, 일이 진행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用자는 ‘쓰다’나 ‘부리다’, ‘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用자는 주술 도구를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하고 또는 걸개가 있는 ‘종’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用자의 쓰임을 보면 이것은 나무로 만든 통을 그린 것이다. 用자가 ‘나무통’을 뜻하다가 후에 ‘쓰다’라는 뜻으로 전용되면서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결합한 桶(통 통)자가 ‘나무통’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用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나무통’이라는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用(용)은 (1)용돈 (2)비용(費用) (3)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무엇에 쓰이거나 또는 쓰이는 물건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쓰다 ②부리다, 사역하다 ③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시행하다 ④일하다 ⑤등용하다 ⑥다스리다 ⑦들어주다 ⑧하다, 행하다 ⑨작용(作用), 능력(能力) ⑩용도(用度), 쓸데 ⑪방비(防備), 준비(準備) ⑫재물(財物), 재산(財産), 밑천 ⑬효용(效用) ⑭씀씀이, 비용(費用) ⑮그릇 ⑯도구(道具), 연장(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 ⑰써(=以)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사(捨)이다. 용례로는 볼 일을 용건(用件) 또는 용무(用務), 무엇을 하거나 만드는데 쓰는 제구를 용구(用具), 기구를 사용함을 용기(用器), 쓰고 있는 예를 용례(用例), 용도에 따라 나눔을 용별(用別), 사람을 씀을 용인(用人), 쓰는 물품을 용품(用品),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일을 용역(用役), 어떤 일에 쓰기 위한 토지를 용지(用地), 사용하는 방법을 용법(用法),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돈이나 물품 따위의 쓸 곳을 용처(用處), 쓰이는 곳을 용도(用途), 대변이나 소변을 봄을 용변(用便),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다 함께 사용함을 용장용단(用長用短), 돈을 마치 물 쓰듯이 마구 씀을 용전여수(用錢如水), 대롱을 통해 하늘을 살핀다는 용관규천(用管窺天), 마음의 준비가 두루 미쳐 빈틈이 없음을 용의주도(用意周到),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용행사장(用行舍藏)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但(다만 단, 거짓 탄)은 ❶형성문자로 伹(단)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旦(단)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옷을 벗어 상반신을 드러내는 것을 뜻했으나 어조사(語助辭)인 다만으로 차용되었다. ❷회의문자로 但자는 ‘다만’이나 ‘그러나’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但자는 人(사람 인)자와 旦(아침 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旦자는 지평선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아침’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태양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표현한 글자가 바로 旦자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그린 旦자와 人자가 결합한 但자는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만’이나 ‘오직’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但(단, 탄)은 (1)예외나 조건이 있는 말을 인도(引導)할 때 쓰여 다만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주로 영수증(領收證)이나 인수증 따위에서, 앞에 적은 금액(金額)이나 물품(物品) 등의 명세가 어떤 것인가를 밝히는 글 앞에 쓰이어 다른 내역이 아니라 바로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다만, 오직 ②그러나, 그렇지만 ③기탄없이(忌憚), 거리낌없이 ④다만 ~만 한다면 ⓐ거짓(=誕)(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만 지(只), 다만 지(祗), 오직 유(唯), 생각할 유(惟)이다. 용례로는 다만이나 겨우나 오직 등의 말을 단지(但只), 첫머리에 단但자를 붙여 그 앞에 나옴으로 본문의 설명이나 조건이나 예외 등을 밝혀 나타내는 글을 단서(但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이나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유有를 인정치 않는 공空도 역시 공하다는 절대 부정의 공을 이르는 말을 부단공(不但空), 차라리 내 심장을 갉아 먹으라는 뜻으로 병충해를 걱정한 당 태종의 말을 단당식아심(但當蝕我心) 등에 쓰인다.
▶️ 問(물을 문)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門(문; 출입구)으로 이루어졌다. 말이 나는 곳, 남의 안부를 묻거나 죄인에게 따져 묻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問자는 ‘묻다’나 ‘방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問자는 門(문 문)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門자는 양쪽으로 여닫는 문을 그린 것으로 ‘문’이나 ‘출입구’라는 뜻이 있다. 問자는 이렇게 문을 그린 門자에 口자를 더한 것으로 남의 집을 방문해 질문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소식은 문을 통해 들어온다 하여 ‘알리다’, ‘소식’과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問(문)은 (1)물음. 질문(質問) (2)옛날, 경서의 뜻 따위를 구술 시험(試驗)으로 묻는 문제(問題) 등의 뜻으로 ①묻다 ②문초(問招)하다 ③방문(訪問)하다 ④찾다 ⑤알리다 ⑥부르다 ⑦소식(消息) ⑧물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을 자(咨), 물을 신(訊), 물을 순(詢), 물을 추(諏), 물을 자(諮)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대답 답(畣), 대답 답(答)이다. 용례로는 남의 상사에 대하여 슬픈 뜻을 나타냄을 문상(問喪), 웃어른에게 안부를 여쭘을 문안(問安), 남에게서 글자를 배움을 문자(問字), 모르는 것을 알려고 물음을 문구(問求), 서로 묻고 대답하고 함을 문답(問答)예절을 물음을 문례(問禮), 앓는 사람을 찾아보고 위로함을 문병(問病), 죄를 지은 사람이 죄의 사실을 진술하도록 하는 심문을 문초(問招), 물어서 의논함을 문의(問議), 대답이나 해답 따위를 얻으려고 낸 물음을 문제(問題), 잘못을 캐묻고 꾸짖음을 문책(問責),묻는 항목을 문항(問項), 의심하여 물음을 의문(疑問), 남을 찾아가 봄을 방문(訪問), 의문이나 이유를 캐 물음을 질문(質問),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문(學問), 캐어 물음이나 따져서 물음을 신문(訊問), 일일이 따져 물음을 심문(審問),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문제나 물음을 냄 또는 그 문제를 설문(設問), 잘못된 점을 따져 물음을 힐문(詰問), 캐묻지 아니함을 불문(不問),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문동답서(問東答西), 병든 데를 찔러 보는 침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시험으로 미리 검사하여 봄을 문안침(問安鍼), 정의 경중을 묻는다는 뜻으로 천하를 빼앗으려는 속셈이나 남의 실력을 의심하는 행위에 비유하는 말을 문정경중(問鼎輕重)등에 쓰인다
▶️ 堪(견딜 감)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甚(심, 감)을 더한 글자이다. 봉긋하게 높은 흙의 뜻이 본뜻이었으나, 甚(심)의 음(音)이 壬(임)과 비슷하므로, 堪(감)을 참다, 견디다의 뜻으로 빌어 쓰게 되었다. 그래서 堪(감)은 ①견디다 ②참다, 참아내다 ③뛰어나다, 낫다 ④맡다 ⑤싣다 ⑥낮다 ⑦즐기다 ⑧하늘, 천도(天道)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이길 승(勝), 참을 인(忍), 견딜 내(耐)이다. 용례로는 일을 능히 맡아서 해냄을 감당(堪當), 참고 견딤을 감내(堪耐), 일을 잘 감당할 만한 능력 또는 재능이 있음을 감능(堪能), 견디어 내는 힘을 감력(堪力), 어떤 일이나 마음을 능히 견디어 이김을 감승(堪勝), 견디어 내어 버팀을 감지(堪支),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함을 가감(可堪), 견디어 내지 못함을 불감(不堪), 버티어 감당함을 지감(支堪), 난감한 처지에 있다는 말을 낭패불감(狼狽不堪), 어떤 일을 감당할만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어떤 일이든지 해낼 만하다는 말을 매사가감(每事可堪), 사람의 힘으로는 견디어 내기 힘든 정도의 형편을 이르는 말을 인소불감(人所不堪) 등에 쓰인다.
▶️ 否(아닐 부, 막힐 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不(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不(불, 부)는 ~이 아니다, ~하지 않다란 부정(否定)을 나타내고 口(구)部는 말을 나타낸다. 즉, ~이 아니다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否자는 '아니다'나 '부정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否자는 不(아닐 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식물을 그린 것으로 '아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아니다'는 뜻을 가진 不자에 口자를 결합한 否자는 '아니라고 말하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쉽게 말하자면 不자는 '잘못되다'나 '못하다'는 뜻이고 否자는 '옳지 않다'와 같이 상황을 부정(否定)하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 쓰임에서는 이 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차이점은 존재한다. 그래서 否(부, 비)는 ①아니다 ②부정(否定)하다 ③불가(不可)하다 ④없다 ⑤~느냐, 그리고 ⓐ막히다(비) ⓑ곤(困)하다(기운 없이 나른하다)(비) ⓒ비루(鄙陋)하다(행동이나 성질이 너절하고 더럽다)(비) ⓓ악(惡)하다(비) ⓔ괘(卦)의 이름(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 허락할 낙(諾)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지 아니함을 부인(否認), 그렇지 않거나 옳지 않다고 인정함을 부정(否定), 의논하는 안건에 대하여 옳지 않다고 결정함을 부결(否決), 토의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에 대하여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쪽을 부편(否便), 투표에서 반대하는 뜻으로 찍은 표를 부표(否票), 거절하여 받아들이지 않음을 거부(拒否),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평안함과 평안하지 아니함 또는 그 소식을 안부(安否), 옳고 그름 또는 정당함과 부정당함을 당부(當否),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찬성함과 불찬성함을 찬부(贊否), 적당함과 부적당함을 적부(適否), 그러함과 그렇지 아니함을 연부(然否),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 또는 생존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존부(存否), 바름과 바르지 못함을 정부(正否), 틀림없이 꼭 맞음과 안 맞음을 적부(的否), 운수가 꽉 막힘을 비색(否塞), 나쁜 운수 또는 불행한 운명을 비운(否運), 막힌 운수와 터진 운수 곧 불행과 행복을 비태(否泰), 아는 것이 없는 여인 또는 무지한 부인을 비부(否婦), 운수가 막히어 트이지 않음을 경비(傾否), 운수가 매우 사나워서 막힘을 간비(艱否), 좋은 운수는 가고 나쁜 운수가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비래태거(否來泰去), 비운이 극한에 다다르면 행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비극반태(否極反泰), 좋으니 나쁘니 하고 떠들어댐을 일컫는 말을 왈가왈부(曰可曰否), 옳고 그른 것을 서로 의논하지 않는다는 말을 불상가부(不相可否), 운이 좋고 나쁨은 모두가 하늘의 뜻이라는 의미로 운을 하늘에 맡김을 이르는 말을 운부천부(運否天賦), 안태함이 극도에 이르면 이윽고 재앙이 온다는 말을 태극비래(泰極否來),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라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