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종이학(鶴) 접는 女人
오늘 퇴근길 전철(電鐵)에서의 일이다
승객(乘客)들은 짧은 시간이라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대부분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린다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는 것이
주류를 이룬 다
나도 음악(音樂)을 들으며 가다가 가까운 시야(視野)에
어느 여인의 눈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인은 복장(服裝)이 남루해 보였고 머리도 며칠을
안 감았는지 거칠게 헝클어진 상태였다.
얼굴은 또한 며칠을 씻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대체 저 여인이 돌아갈 집은 과연 있는지 동고동락하는
가족들은 있는지 의문(疑問)이 갔다
무엇 때문에
그 여인에게서 눈이 떼어지질 않았던 것일까?
순간이지만
그 여인에 대한 온갖 상념(想念)들이
나의 뇌리(腦裏)를 찌르고 스치는 것은 왜일까?
바로 종이학(鶴)이다
정말 오랜만에 접해보는 종이학이 나를 그녀에게
모든 시선을 집중케 한 것이었다.
저 꼬질꼬질한 손과 그녀가 접고 있는 종이학(鶴)이
만나는 사연(事緣)이 아마도 있을게다
그녀가 종이학을 접는 수준이 아주 보통이 아니어서
마치 찍어내는 기계(機械)와도 같았다.
작은 정사각형의 꽃무늬 종이를 정교한 부분까지
아주 곱게도 접고 있었던 것이었다.
종이학을 접어 헝겊으로 만든 작은 가방에 넣었는데
그 가방 또한 종이학을 넣기엔 너무도 손때가 찌글찌글
배어 있었다.
그렇다.
종이학은 저 여인의 모습과는 전혀 매치가 안 되었지만
그 여인의 얼굴 모습이 내 안에 들어온 것이다
눈(眼)
그 여인의 눈은 살아있었다.
순수함이 반짝이었고 종이학은 그 여인의 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과연 그 여인은 종이학을 접어서 누굴 주려는 것일까?
종이학
한 마리 한 마리엔 그 여인의 소망이 담겨져 있을까?
천 마리의 학(鶴)을 접어야만 소원(所願)하는 사랑이
이루어진다지만 그 여인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가 전철에서 내리면서
비록 그 여인은 목적지(目的地)가 어딘지 모르지만
스마트폰도 모른 채 종이학을 열심히 접는 모습이란
아름다워 보인다 ...... 飛龍 / 南 周 熙
첫댓글
새해맞이 잘하셨는지요
모처럼 인사 드립니다 비룡님
종이학을 접는 이유
그녀만이 알겠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스케치해 주셨네요
지난날의 종이학을 꺼내보며
추억에 잠겨 봅니다
건강하시고 복된 나날 되세요^^
시인 님
덕분에 고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그 여인은 자기만의 소망 하나로
고단한 현실을 이겨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망은 삶의 등불이기도 하니까요
그 여자분
깔끔한 옷에 얼굴 화장하면
괜찮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종이로 학을 접는것 보고 놀랐어요
지하철에서 종이학 접는 여인을 보고 이렇게도 멋진 글을 쓰시다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덕분에 고맙습니다
저는 아무리 배워도 학은 못접을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종이학 접기 어렵던데...
그 여인은 정말 지하철에서도
왜 종이학을 접을까요^^
세상사 복잡한 맘을 달래려 접을 수도...
누구를 생각하며 접을 수도...
정말 궁금하네요 ㅎ
댓글 고맙습니다
추위에 감기조심 하세요
보면서 생각하며 좋은 글 옮겨주신 고마운 사람 함께 있는 듯 감정이 살아남니다
덕분에.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