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캐나다 토론토서 딥페이크 성착취·한국 정부 규탄 시위
중국 페미니스트 단체·한국인 유학생 등 함께 기획
“한국 페미니스트·딥페이크 피해자 혼자라 느끼지 않길”
“중국 여성들도 세계 곳곳에서 함께 투쟁…연대의 시작”
지난 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보자 A씨 제공
“여성혐오와 딥페이크 우리가 뒤엎는다”, “여성에게 국경은 없다(女性无国界)”
6천명 이상의 여성이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으로 쏟아져 나온 지난 21일 지구 반대편 캐나다 토론토에서 딥페이크 성착취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여성들이 하나로 뭉쳤다.
여성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의 딥페이크 성착취 문제를 고발하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한국과 중국 여성들의 연대 시위 ‘여성혐오와 딥페이크 우리가 뒤엎는다’가 진행됐다. 딥페이크 성착취 규탄 시위는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중국 페미니스트 단체(Chinese Feminism in Toronto)와 한국인 유학생 등이 의기투합해 기획했다.
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보자 A씨 제공
해당 시위는 캐나다를 비롯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를 널리 알릴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여성에게 연대의 메시지 전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거리 행진과 발언 등으로 구성된 시위는 총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중국 페미니스트와 한국인 유학생, 거주자 등으로 구성된 20여명의 참여자들은 토론토 다운타운 내 코리아타운과 차이나타운을 거쳐 토론토 시청까지 행진했다. 또한 직접 제작한 리플릿을 토론토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보자 제공
참여자들은 ‘불안과 두려움 아닌 일상을 쟁취하자’, ’내 몸은 나의 것, 내 사진 나의 것, 성적권리 나의 것’ 등의 문구가 적혀진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같은 날 혜화역에서 열린 ‘딥페이크 성착취 엄벌촉구 시위’에 참여한 한국 여성들을 향해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위를 주최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 배포했던 것과 같은 ‘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참여자도 있었다.
중국 페미니스트 단체로부터 연락을 받아 시위를 함께 기획한 30대 여성 A씨는 여성신문에 “지나가는 중국인, 한국인 뿐만 아니라 현지에 있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도 리플릿을 받아 가며 관심을 보였고, 성별과 상관없이 청년층, 특히 청년 여성분들이 많은 관심 및 지지와 호응을 해주셨다”고 당시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A씨는 낙태죄 폐지와 강남역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살해) 추모 시위 등을 비롯해 한국에서 다수의 시위에 참여했던 페미니스트 활동가로, 현재 토론토에서 유학 중이다.
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스타그램(@no_deepfake) 계정 갈무리 및 제보자 A씨 제공
A씨는 “현지에 거주하고 있지만 (시위를 통해) 한국에 있는 여성들의 투쟁이 한국 여성들만의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국적과 인종,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해외에서도 많은 여성이 한국 페미니즘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중국 여성분들이 한국의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이화여대 투쟁부터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버닝썬 게이트, N번방 사건까지 한국 페미니즘의 투쟁 사안들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놀랐다”며 “한국의 페미니즘이 중국 페미니스트들에게 귀감이 된다고(inspiring)고 몇 번이나 말씀해 주셨다. 또 한국에 있는 페미니스트들과 딥페이크 피해자들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기를, 중국 여성들도 세계 곳곳에서 함께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토론토에서 열린 딥페이크 성착취 규탄 시위는 마무리됐지만 향후 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한국과 중국 여성들은 언제든지 연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A씨는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동아시아 여성들끼리 함께 이어져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또다시 좋은 기회를 만들고 사안이 있으면 모이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것이 연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국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 실태를 알리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보자 A씨 제공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