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명깊은글 잘읽었습니다....왜냐면...제가 말띠거든여..헤헷
아직까지 24해를 살아오면서 말띠라서 그다지 피해를 본적은
없었는데....(가끔 고집을 부리면 어른들께서 "말띠 가시내라서
쇠고집이군"하시는 말을 들어오긴했지만)
그것이 일본의 풍습이었군요.
어서빨리 말띠에 관한 잘못된 생각들이 고쳐졌습 좋겠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일본의 잘못된 폐습을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여왔고, 이제 그것들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꽤 깊숙히
자리잡아버린것 같네여..
--------------------- [원본 메세지] ---------------------
내년(2002년)이 임오해, 즉 말띠해라고 해서 임산부들이 법석을 떱니다. 해산날이 가까운 이들은 임의적인 수단으로 올해를 넘기지 않고 아기를 낳으려는 모양입니다. 또한 결혼을 앞둔 처자들이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설혹 결혼을 했다고 해도 올해는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이들도 즐비하다고 합니다. 혹시 내년에 여아를 낳으면 드세고 혼사길이 막히고 즉, 집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아이가 태어날까 해서지요.
먼저 말띠에 대해 명확하게 알아야 하겠습니다. 지금도 말띠가 나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발 일본으로 이민(받아주지는 않겠지만)을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 남한 인구가 5000만이라면 여자는 2500만이고, 말띠는 약 200만이 넘을 것이고, 이 중 혼기를 맞는 분들도 40만명이 넘을 겁니다. 이들은 태어난 해가 무오년(1978년)이라는 것 외에 아무 문제가 없는 분들입니다. 또한 경오년(1990년)에 태어난 어린 예비 말띠신부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말띠가 나쁘다는 폐습은 일본의 풍습입니다. 일본에서는 이상하게도 말띠해에 전쟁이 많이 났고(원래 전쟁을 좋아하는 인종인 모양입니다.) 전쟁이 나면 남자들은 전쟁에 끌려나가 많이 죽게되고 따라서 과부와 유복자가 생겨나게 되어 가난하고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니 말띠해에 태어난 아이는 성장기가 좋을리 없겠지요. 따라서 말띠해에 태어난 아기(특히 여아)에 대한 인상이 좋을리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말띠해에는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갓난 여아를 죽이는 끔찍한 일도 종종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근거도 없는 역사적인 사실에서 기인한 해괴한 말띠 여아 기피현상은 바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이미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그 악령이 살아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제발 일본에 가서나 말띠 타령을 하지 우리나라에서는 제발 그만했으면 합니다.
이 세상에서 규수를 고르는데 가장 혹독하고 엄격한 것이 우리 조선시대에 행하였던 왕비(왕세자비)간택이 아닌가 합니다. 조선시대 왕비 중에서 성종비 정현왕후(파평 윤씨)는 임오생이요, 인조비 인렬왕후(청주 한씨)는 갑오생이며, 효종비 인선왕후(덕수 장씨)는 무오생이며, 현종비 명성왕후(청풍 김씨)도 무오생이고, 순종비 순정효황후(해평 윤씨)도 갑오생인 모두 말띠였습니다.
만약에 말띠라서 팔자가 드세다라는 관념이 조선 시대에 있었더라면 어찌 이 다섯 분이 간택이 되었을까요? 조선시대에 왕비가 모두 30여 분이 계시니까 확율적으로 따지면 말띠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말띠가 나쁘다고 생각하기는 커녕 오히려 좋은 띠로 여겨지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누군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일본에 가까운 영호남지역에서 편견이 심하고 평안도나 함경도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제 망령의 지역적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도깨비는 말피를 무척이나 싫어한다고 합니다. 말피는 붉은색이고 붉은색은 강력한 힘을 뜻하고 따라서 낮이나 태양의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즉 광명이지요. 어스름할 때 해뜨기 전이나 해진 후, 또는 구름이 끼고 비가 올 때 활동하는 도깨비에게는 밝음이 싫은 것이 당연하겠지요. 동짓날 팥죽을 쑤어 기둥이나 대문 등에 팥죽을 뿌리는 의식도 처음에는 팥죽 대신 말피였다고 합니다.(다른 설도 많습니다.)
12지(十二支) 중 낮 오(午)자는 말(馬)과 같으며 하루 중 낮 12시 전후를 말합니다. 오시(午時) 정각이 정오이며 오전과 오후로 나뉩니다. 그래서 가장 힘이 있는 오(午)와 말(馬)은 도깨비, 귀신, 사특한 것, 부정타는 것, 거짓, 부정, 모함, 정직하지 못함, 잡귀, 병마 등을 이긴다고 합니다.
날 중에는 오(午)날이라고 있습니다. 간장을 담는데 가장 최적의 날이지요. 예부터 간장은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느 집에 간장이 변하여 맛이 없게되면 식구들이 입맛을 잃어 건강을 잃게된다고 합니다. '간장맛이 있는 집 아이는 영리하다'는 속설이 있듯이 그러한 중요한 간장을 왜 오날을 잡아 담글까요? 말(馬)은 그만큼 우리 민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말을 탄다는 것은 출세를 했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예전 장가를 갈 때에도 그날만은 별 볼일 없는 위인일지라도 말을 타고 당당하게 처가 대문을 들어서는 것만 보아도 말의 상징성은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소녀들은 누구나 한 번은 '백말 탄 왕자님'을 그려보았을 것이고, 소년들 역시 붉은 망또를 걸치고 보석이 박힌 칼을 차고 힘센 말을 타고 궁전에서 위기에 처한 귀부인을 구하는 꿈을 꾸었듯이 말은 멋이 있고, 힘이 있고, 앞으로 나아감이 있고, 악을 제거하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대륙의 기운이 왕성한, 선택 받은 우리의 말띠 처자나 산달이 얼마 남지않은 산모들이여! 섬나라에서 갇혀 살며 옹색한 생각이 가득한 왜라고 하는 인종들의 폐습을 과감히 떨치고 마음껏 결혼하고, 오히려 더 많은 말띠 아이를 낳아 희망으로 힘차게 전진하는 가정을 이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