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성추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다시 교장으로 복직해 학생들의 집단 수업거부 사태까지 빚은 충북의 한 중학교 교장이 직위해제된 지 석 달 만에 다시 교육연구관으로 복직했다고 한다. “특별 연구과제를 무난히 수행했고, 직위해제 시한이 만료돼 복직시킨다”는 해당 기관의 궁색한 변명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대체 어떤 ‘특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셨길래 이런 사람이 다시 교육자가 될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 ‘변태 선생님’ 에 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니 정말 안타깝다. 백번 양보해서 나는 가해자가 과거의 ‘실수’를 진심으로 뉘우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남은 인생 동안 완전히 매장되는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남의 모범이 되고 남을 가르쳐야 하는’ 교직에 복직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따져도 말이 안 되는 일이 아닌가. 2년간의 악질적인 성추행이 고작 벌금형으로 끝난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충북도교육청은 왜 스스로 누구보다 존경받고 사랑받아야 할 선생님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며칠 전 충북도교육청에 남긴 그의 복직에 항의하는 내 글은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어느새 지워져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도대체 누구의 명예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