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구봉산]

 






옛날옛날 졸라 못생긴 총각이 살았다우!
얘기한번 들어보시랴!





장모님!
꽃순이는 저한테 시집 보내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장모라고 부르지도 말게!
자네가 뭐가 잘났다고 우리 꽃순이를 자네에게 보내겠는가?




자네가 스펙이 뛰어난가, 아니면 명문대를 나왔는가?
연봉 2천만원이 넘기라도 해? 자네 9급 공무원 시험만 치르다가 쫑쳤다며?





그래 백번양보해서 그런다 치자.
자네 거울 좀 보고 살게. 어떤 남자가 자네같은 남자한테 장가를 가겠어!
게다가 키는 호빗족이고!



꺼이꺼이 잘가라 꽃순아! 저딴 그지같은 놈이랑 잘먹고 살다 뒈저버려라!



술로 퍼마시며 개막장 폐인 인생을 보내던 우리의 주인공 돌쇠.




헤이 유, 거기 아저씨. 나좀보세요.




지는 우렁이라고 하는데 저 한번 키워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세상에 우렁이가 말을 다해?




좋아. 한번 속는셈 치고 끼워볼까나?





다음날.
단잠에서 깨어난 돌쇠.






아니 누가 이렇게 맛있는 밥을 해놓다니!





누군가가 이렇게 맨날 밥을 해놓은게 왠지 우렁이가 수상해.
누가 과연 밀실트릭을 썼는지 파헤쳐 봐야겠어!




어디..





어이쿠!





이럴수가...!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능!
여자 사람이랑은 대화도 제대로 못해봤는데! 어떻게든 저 여자사람을 잡아야 돼!




우렁색시! 이대로 가지 마세요!
나랑 같이 삽시다!





이럴수 없어요 도련님. 3년동안만 동정을 유지하셔야만
우리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어찌 색시를 두고 갈 수 있어요!
제발 나랑 같이 살아요!




이거 가슴은 놓고 얘기하시죠.




정 소원이라면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3년동안 동정을 유지하신다면 저와 영원히 살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진짜 후회할 거에요!





당신같으면 3년동안 위행위자만 하겠어요?
전 참을 수 없단 말이오! 당신같이 참한 색시감만 기다렸단 말이에요!




우렁색시를 데리고 살게 된 돌쇠.
그녀는 용왕의 벌을 받고 인간세계에 추방당한 공주님이었습니다.
그렇게 혼인준비를 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네 이놈! 어디서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일국의 왕자님께 눈을 후라려!





저기 제 눈은 원래 이런데요!




호오. 거기 육덕지게 생긴 아가씨는 누구더냐.
혹시 우크라이나에서 오신 분이냐?




얘. 쇤네와 혼인을 치루게 될 우렁이라고 합니다.




뭐 이름은 뉘집 똥개상이다만 외모는 기가막히게 출중하구나!
좋다! 혼인을 아직 안했다면 내가 궁으로 데려가겠노라!




안됩니다요!
전 우렁이 없이 살수없어요! 우렁이랑 결혼못하면 베트남에서 색시감을
구해야 한다구요!




왕자님.
전 이 남자와 혼인을 치루기로 했습니다.
물론 왕자님이 더 섹시하기야 하지만 도리를 저버릴 수 는 없사옵니다.





그래.
네가 그 남자를 선택했다니 그 남자가 스펙 및 밤일이 더 뛰어난가 보지.
좋아 그럼 공정히 내기를 하자.




내일 저 산 두 개를 나눠서 나무 심기를 하는거다.
먼저 산을 채우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알유오케이?
물론 이긴 놈이 우렁이를 차지하는거고.



어떻게 하지? 우렁색시? 난 이제 죽었어.




자. 이걸 가지고 바다로 가서
한번 던져보세요.




네 이놈. 출연료가 싼덕에 찬조출연했으리라.
난 용왕님의 사신으로 이걸 전해주러 왔노라.




자.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것인데
이걸 쓰면 도움이 될 것이니라! 일 없으면 이제 꺼지거라!





자 시작하여라!




얼씨구?




여자 하나때문에 백성들의 인력을 낭비하는 왕자시키.





큰일났습니다! 왕자님!
저 시키가 쇼미더 머니 치트를 썼습니다!




이런 제길슨!
내가 이렇게 지다니!




네 이놈! 쇼미더 머니 치트를 쓰긴 썼다면 이것도 승부의 일환.
니가 이겼다 치고 한번 더 하자! 다음은 승마 레이싱게임이다!





비루먹은 말로 이기겠다고?




하하하! 이몸의 말은 천하제일 적토마! 4기통 무스탕 엔진을 장착한 최신기종의
명마이니라! 네가 감히 티코같은 말로 나를 이기겠다고!




끄아앙!
누가 나의 꼬리에 손을 대냐능?!




초절정 간지 스피드. 로시난테.




아니 이럴수가!




와 이제 하늘도 날라다니네




승!




흥. 원래 꼬레아 속담에는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노라!
세번 붕가뜨고, 가위 바위 보도 세개고 모든 것은 다 세번으로 통하는 법이다!






자, 이번에는 진짜 이겨주겠다!
베니스 전사들이여 힘을 보여줘라!






헉헉헉 왕자 시키 두고보자!




노의 무한스피드로 추월해버리는 우리 돌쇠의 배.





충돌했어요.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이 개자♡! 니놈이 계속 치트를 남발하고 게다가 핵까지 사용하다니!
너같이 비겁한 시키는 용서할 수 없다!



전 아이템 밀거래 빼고는 절대 그런 일 한적이 없습니다요...!!
살려주시옵소서!




닥쳐 죽어라! 너딴 놈은 영구블록시켜주겠다!




끄아악! 이건 뭐야!





살려줘!



노들의 집단구타로 결국 폭행치사 당한 왕자님.





정당방위 및 증거불충분. 그리고 목격자도 없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돌쇠
그렇게 내기에서 압승한 우리의 돌쇠는 3년동안 우렁이 색시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만...





전에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3년동안 동정을 유지해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 약속이 깨졌습니다. 이제 저희는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슨 말이요! 색시!
이별이라니!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운명!
재산분할 청구는 하라고 안할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안돼! 이럴수 없어!
나의 모에한 우렁색시쨩을 돌려달라능...!!!
이대로 다시 위행위자하며 살수 없다고!





엉엉엉
이딴 그지 같은 만화는 꺼져버려랴




우렁색시!!!
돌아와줘!





도련님 안녕히. 그럼 즐겜.





결국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돌쇠는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답니다. ㅜㅜ
이 얘기의 교훈.
동정을 지킬지 언정 참을성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