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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내 가슴에] 05
S#1. 송부띠끄 (밤)
4부의 마지막 장면 연결.
연이, 계단을 내려오다 준희를 보고 선다.
연이를 따라 내려오던 민도 같이 선다.
준희, 연이를 바라보다가 불쾌한 시선으로 민을 본다.
연이 : (눈가의 눈물을 표나지 않게 닦으려 애쓰며 시선 피하고) 저, 죄송합니다만 영업 끝났는데요
연이, 화장실로 들어간다.
민, 연이가 화장실쪽으로 사라지자 준희에게 다가간다.
민 : 너, 여기 왠일이냐?
준희 : .. 뭐하는 짓이야?
민 : 오해하지마. 난 그냥...
준희, 민이 얘기를 마치기도 전에 주먹을 날린다.
민, 엉겁결에 한방 맞고 어떨떨하다.
민 : 야, 너 왜그래?
준희 : 왜 그래? (한방 더 날린다)
민, 진열돼 있는 옷쪽으로 요란하게 옷걸이와 함께 넘어진다.
민 : (턱을 매만지며) 오우, 장난이 아닌데?
준희 : 추잡한 자식!
민 : (너무 기가 막혀 웃음이 나온다) 내가? 하, 이거 미치겠네. 야, 너 그러니까 지금 내가 우와, 돌아버리겠네..
이때 연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세수를 한 말끔한 얼굴로 나오다가 이 장면을 보고 놀라 달려간다.
연이 : (민쪽으로 가 부축하려는 듯한 자세로 준희에게) 손님 왜 이러세요? (민의 밑에 깔린 옷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본다)
준희 : ???
민 : (연이가 부축하려는 줄 알고 가볍게 팔을 내저으며) 아, 괜찮아요. (일어나 준희에게 다가간다) 나를 그 정도루 봤단 말이지?
준희 : 아니었으면 미안하구.
민 : 말로만?
준희 : (턱을 내민다) 자..
민, 어처구니 없다는듯 외면하며 픽 웃다가 갑자기 한방 날린다.
다른 쪽의 옷걸이와 함께 나가 떨어지는 준희. 옷들이 바닥에 흩어진다.
연이, 두 사람의 싸움보다 옷정리할 생각에 미치겠다.
시간 경과.
준희와 민, 연이를 도와 흐트러진 옷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이는 뜯어진 옷소매가 자꾸 흘러 내리자 연신 올려 어깨 쪽에 끼운다.
민, 그 모습을 안타까운듯이 보는데 연이, 갑자기 뜯어진 옷소매를 부욱 완전히 뜯어낸다.
연이 : 죽여버릴꺼야, 나쁜 자식.
민과 준희, 연이를 싹 돌아보고 서로 눈 마주친 다음 묵묵히 옷을 건다.
연이 : (다시 갑자기 준희에게 꽥) 그건 거기 아녜요.
준희 : (옷을 걸다 말고 멈춘다)
연이 : 이리 주세요. (준희에게서 옷을 뺏아 다른 쪽에 걸며 이를 부드득간다) 나쁜 자식!
연이, 옷을 걸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른쪽 옷소매도 북북 뜯어내 소매 없는 원피스를 만든다.
연이, 옷정리를 마치고 가방과 웃옷을 들고 두사람을 보면 준희와 민, 연이의 거친 행동에 조금 주눅이 들어서 연이를 본다.
S#2. 포장마차 (밤)
연이의 맞은 편에 민과 준희, 앉아 있다.
꼼장어 등등 두세 가지의 안주가 놓여 있지만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연이만 열심히 소주를 마신다.
준희의 핸드폰 울린다.
준희 : (받고) 네... 네, 알았습니다. (끊는다. 민에게) 나 먼저 갈께..
민 : 연이씨한테 할 얘기 있대매?
준희 : 오늘은 얘기할 자리가 아닌 거 같다. (명함을 꺼내 연이에게 준다) 다음에 또 보게 될 겁니다.
준희, 민의 어깨를 툭툭 치고 간다.
연이, 명함을 보지도 않고 술만 마신다.
S#3. 압구정동 까페 (밤)
이반, 미인들을 양 옆에 끼고 앉아 인상 구기며 술을 마시고 있다.
이반 : 아으....
미인1 : 오빠 무슨 기분 나쁜 일 있어?
이반 : (생각할수록 창피하고 열받는다) 아으이씨, 아흐....
미인2 : (이반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오빠가 우울하니까 나까지 우울하잖아. 오빠아, 기분 풀어 응?
이반 : 저리 안 가? 아으....!
S#4. 거리 (밤)
달리는 민의 차안.
연이, 창밖을 보고 있다가 속이 울렁거리는지 입을 막는다.
민 : 왜 그래요? 토할 꺼 같애요?
연이 : (끄덕끄덕)
민, 길가에 급하게 차를 세우면 연이, 문을 열고 뛰쳐나가 길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연이의 뒷모습을 쫓다가 문득 전화를 건다.
민 : 나 민인데.. 오늘 이반이 봤냐?.. 오새 걔 어디서 노냐?.. 알았어..
민, 전화 끊고 창밖을 본다.
잠시후 연이, 건물에서 나와 차에 탄다.
연이 : 죄송해요
민 : 속 좀 괜찮아요?
연이 : 네.
차, 출발한다.
S#5. 호텔 앞 (밤)
민의 차, 현관 앞 주차장에 선다.
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민 : 잠깐 볼일 좀 보구 올께요.
민,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간다.
S#6. 안사장의 집 거실 (밤)
거실 탁자위에 꽃다발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이화와 송여사,
목욕가운 차림에 머리엔 수건을 두르고 얼굴엔 머드팩을 하고 테이블에 다리를 올려 놓고 소파에 눕듯이 앉아있다.
이화, 전자수첩을 펼쳐놓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있다.
이화 : (전화번호를 누른다)
송여사 : (얼굴이 땡겨 발음이 잘 안된다) 얘, 그만 좀 해라. 그러다 밤 새겠다. 피곤하지두 않니?
이화 : (마찬가지로 얼굴이 땡긴다) 이제 몇군데만 더하면 돼. ...응, 나야 이화.. 나 대상 먹었다? 그래, 고마워.. 그럼, 한턱 내야지.
우리 엄마가 또 가만 있겠니?
송여사, 철없이 마냥 좋아하는 이화를 보고 한숨을 내쉰다.
이화 : 오늘 너무 피곤한거 있지?.. 그래, 잘자. (수화기 내려놓는다)
송여사 : 연이한텐 비밀이다. 너 대상 받으거 알면 걔가 가만 있겠니? 그 성질에.
이화 : 엄만, 내가 바본줄 알아? (또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지현이니? 나, 이화. 나 대상 받았어.. 고마워.. 그래..
내일 아침에 JS패션에 일찍 나가봐야 돼. .. 사장 면담.. 응, 안녕.... (전화 끊고 또 전화한다)
S#7. 호텔 주차장 (밤)
민의 차안. 전화벨 울린다.
연이,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받는다.
연이 : 여보세요
이화F : 이거 민이 오빠전화 아니예요?
연이 : 맞는데요?
이화F : (불쾌) 민이 오빠 좀 바꿔 주세요.
연이 : 지금 잠깐 어디 좀 갔는데.. 이화니?
이화F : (부글부글) ... 연이?
연이 : 응
이화F : 그 전활 왜 니가 받어?
연이 : 잠깐 어디갔어.
이화 : 거기 어딘데?
연이 : (앞 유리로 호텔 건물을 올려다 보며) 여기? 무슨 호텔이드라? 내가 아까 간판을 봤는데.
갑자기 전화 끊긴다.
S#8. 안사장집 거실 (밤)
이화 : (수화기를 들여다 보다가 바닥에 팽개친다) 악----!
송여사 : 왜 또 그러니?
이화 : 엄마--, 연이 기집애가 받잖아.
송여사 : 뭘?
연이 : (울부짓음의 수준으로) 민이 오빠하고 호텔에 있대.
송여사와 이화, 머드펙이 갈갈이 갈라진다.
S#9. 호텔 복도 (밤)
민, 방호수를 확인하며 복도를 따라 걷다가 어느 방문 앞에서 걸음 멈춘다.
민, 벨을 누른다.
S#10. 호텔 방 (밤)
팬티 바람에 문을 열던 이반, 민이 문 밖에 서있자 너무 놀라 침대 시트 속으로 숨는다.
침대에는 어제 압구정동 카페에 있던 여자애 중 한명이 널부러져 자고 있다가
이반이 호들갑을 떨며 시트로 파고들자 놀라 깨지만 속옷 바람이라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시트만 바짝 당겨 덮는다.
민 : (부드럽게) 지금 잠이 오지?
이반 : 여, 여기 어떻게..
민 : (여전히 부드럽게) 너 노는 물이야 뻔하지... 일어나!
이반 : (이불을 끌어당겨 이불 속으로 점점 기어들어가며) 싫어.
여자 : 어머머머머, 어떡해. 자기, 저 사람 누구야.
민 : (여자에게) 실례가 많습니다. 초면에. (이반에게) 좋은 말루 할때 나와.
이반, 주위를 빠르게 살피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척 하다가 후다다닥 밖을 향해 뛴다.
이반이 갑자기 일어나는 바람에 침대 시트가 훌러덩 벗겨진다.
여자 : (두 팔로 몸을 여기저기 가리느라 정신이 없다) 아아아악, 어머머머머머.
민, 이반의 뒤에서 잽싸게 발을 건다.
고꾸라지는 이반.
민이 천천히 다가오면 이미 전의를 상실한 이반, 무릎 꿇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처분만 기다린다.
민, 때릴듯 말듯 손발을 들때마다 이반, 움찔움찔 놀란다.
민 : 아으, 이걸 그냥. (기가 막혀 픽 웃다가) 일어나.
이반 : 때릴라구?
민 : 너 그러면 더 맞는다, 응?
이반, 양팔로 앞가슴을 가리고 슬슬 일어나다가 갑자기 민에게 덤벼든다.
민,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슬쩍 피하며 이반의 턱을 주먹으로 한대 갈긴다.
나가 떨어지는 이반, 다시 일어나며 스탠드를 잡고 휘두르려는데 바닥에 고정돼 있는 스탠드라 움직이지 않는다.
당황하는 이반. 다시 한대 갈기는 민.
민, 마지막으로 바닥에 쓰러진 이반의 머리카락을 쥐고 들어올려 이마로 머리를 받아 버린다.
이반, 벽을 타고 주루룩 주저앉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큰 데미지를 입은 것 같진 않다.
단지 쌍코피가 터지고 얼이 약간 빠져 있을 뿐.
민이 돌아서자 이반 소리내어 울기 시작한다.
S#11. 다시 호텔 방문 앞 (밤)
민, 거칠게 문을 열고 나와 닫은 다음 이마를 감싸쥐고 아파한다.
S#12. 호텔 화장실
연이,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있다.
S#13. 호텔 로비 (밤)
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쪽으로 가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연이를 보고 다가간다.
민 : 또 토했어요?
연이 : (끄덕끄덕)
민 : 괜찮아요, 이제?
연이 : 예 일 다 보셨어요?
민 : 예.
민과 연이, 애기 주고 받으며 밖으로 나가는데 로비 라운지에 있던 사람들, 민을 알아보고 수군댄다.
누군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싸인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
민, 싸인해주는 동안 연이, 조금 떨어져서 민망해한다.
그중에 승욱의 친구인 음반회사 기획부장이 둘을 관심있게 본다.
S#14. 강장군 집무실 (아침)
강장군, 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확 구겨서 꼬깃꼬깃 비틀어 짜다가 인터폰을 발작적으로 누른다.
강장군 : 박휘광! 박휘광!.....
문 열리고 휘광, 뛰어 들어온다.
휘광 : 부르셨습니까, 장군님.
강장군, 신문을 휘광 얼굴에 홱 던진다.
강장군 : 니들 뭐하는 놈들이야? 호텔에서 웬년하구 나오다 들켜서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사진까지 났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구? 당장 잡아와...
S#15. 안사장집 거실
송여사, 2층을 한번 올려다 보고 계단을 오른다
S#16. 연이방
문을 벌컥 열고 들여다보는 송여사.
연이, 침대에서 자고 있다.
송여사, 술냄새에 인상 찡그리며 코 앞에서 손을 저으며 다시 문을 쾅 닫는다.
S#17. JS패션 건물 현관
이화, 잘난척 하며 들어선다.
S#18. 디자인실
MD팀장, 디자인실을 가로질러 이화를 낮은 칸막이가 쳐진 MD부서로 안내한다.
팀장 : 패션회사의 양 축은 MD하구 디자인이라구 할 수 있지. 특히 MD에서 트랜드를 제대루 잡아내지 못하면 회산 망하는 거야.
디자인이 아무리 좋으면 뭘해? 팔리질 않는데.
팀장과 이화, MD부서로 들어선다.
팀장 : 디자인실 사람들이야 입사하면 밤낮으로 마주칠 테니까 오늘은 우리팀하구 인사나 하지.
이화, 들어서면 MD부서의 직원들 (미스타리, 미스타김) 이화를 본다.
그중 내성적인 미스타리가 이화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한다.
팀장 : 이번에 공모전에서 대상 받은 안이화양입니다. 송부틱 따님이기두 하구요.
이화 : 안녕하세요, 안이화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미스타리, 얼굴을 붉히며 이화를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허둥댄다.
김 : 반갑습니다. 미인하구 일하게 되서 영광입니다.
이화, 자신만만한 얼굴로 미소 짓는다.
S#19. 준희의 사무실
창밖을 내다보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준희. 노크소리와 함께 비서가 들어온다.
비서 : 안이화씨 오셨는데요.
준희 :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비서, 문에서 비켜주면 이화 의기양양하게 들어오다가 준희를 보고 잠깐 놀란다.
이화 : 안녕하세요?
준희 : 앉아요.
이화 : (앉는다)
준희 : 우선 대상 받은거 축하해요.
이화 :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 기억 안나세요?
준희, 이화의 느닷없는 질문에 이화의 얼굴을 빤히 본다.
이화 : 몇년 전에 우리 엄마 패션소에 오셨었죠?
준희 : 아, 그래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이화 : 그때보다 훨씬 세련돼 지신거 같아요.
준희, 이화의 당돌함에 픽 웃음이 나온다.
준희 : (웃음 띤 얼굴로 이화를 빤히 보다가 웃음을 거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번 작품 직접 만들었어요?
이화 : (당황하여 얼굴이 빨개진다) 네?
준희 : (이화의 반응을 잠시 보다가) 아, 어머님이 워낙 유명한 디자이너시라 그냥 한번 물어보는 겁니다.
이화 : (얼버무리며) 아, 예... (공연히 미소 지으며) 어머님 조언을 좀 받았어요.
준희 : (괜히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나가봐요. (서류를 보기 시작한다)
이화 : 끝난거에요?
준희 : (책상 위의 서류로 시선 고정시킨 채 사무적으로 정중하게) 네.
이화, 준희의 태도가 기분 나쁘지만 할 수 없이 일어나 인사하고 나간다.
이화 : 안녕히 계세요.
S#20. 송부틱
송여사, 미스정과 JS패션에 제시할 디자인들을 검토하고 있다.
미스정 : 블라우스가 너무 화려하지 않나요?
송여사 : (스케치를 하며) 루바시카 스타일이잖니. 커프스에 자수두 넣고, 좀 화려하게 보여야지.
미스정 : ...네.
송여사 : (스케치를 건네며) 이따가 JS에서 사람을 보낸다 그랬으니까 그때까지 옷감 샘플하구 준비해 놔.
미스정 : 네. (대답하고 디자인 스케치들을 들고 간다)
미스정과 엇갈려 이반, 매장안을 기웃거리며 들어온다.
이반, 혹시 연이가 있나 긴장해서 보다가 송여사 혼자 있자 안심한다. 여기저기 반창고를 붙이고 솜을 끼고 있다.
송여사 : (한심하게 보며) 너 얼굴이 왜 그모양이니? 얼굴이 크니까 상처두 많이 나네?
이반 : (기라며) 어으....
송여사 : 어젠 어디서 자빠져 자구 안들어왔니?
이반 : 사업상.. 접대 좀 하느라구.
송여사 : (콧방귀) 허, 접대? 넌 접대루 맞아주니?
이반 : 정말이야
송여사 : 집안 꼴 잘되간다. 아버진 출장 가셨지, 넌 안들어 오지, 연이년은 한밤중에 무슨 호텔에 있다 그러질 않나.
이반 : 호텔? 호텔엔 왜애?
송여사 : 민이하구 잤대나 어쨌대나.
이반 : (찔리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다) 허! 걔 아주 웃기는 애네?
송여사 : 얌전한 강아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옛말두 있지 않니. 애가 아주 보통이 아냐. 얌전한 척하면서 독하구
게다가 꼬리치는 것까지. (혼잣말처럼) 어쩜 그렇게 닮았지?
이반 : 내쫓아버려, 이 참에. 아버지 안계실 때
송여사, 이반의 말에 눈빛이 반짝인다.
송여사 : 넌 근데 왜 왔니?
이반 : 아, 그게 말이에요.
송여사 : 엄마 돈 없다.
이반 : 엄마---
미스정 : 선생님, 전화왔는데요. 저번에 그 용역이라는데요?
송여사, 급하게 수화기를 뺏는다.
송여사 : 어, 이리줘. 여보세요.. 네.. (눈초리가 점점 치켜 올라간다) 맞아요. 포천. 이름이 뭐라구요?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하! 알았어요. 수고했어요.
송여사, 전화 끊고 수화기 든채로 부들부들 떨다가,
송여사 : (이를 부드득 갈며) 내 이 인간을 당장에.
송여사, 자기 성질에 못이겨 씩씩대다가 주변에 있는 아무거나 손에 닿는대로 집어던진다.
S#21. 방송국 로비
민과 승욱, 로비로 들어선다.
승욱 : 너두 이제 자기 관리 해야돼 임마. 걔네들한테 가십거린 제공하지 말았어야지.
민 : 형두 나 못 믿어? 왜 그래, 자꾸.
이때, 로비 소파에 앉아 있던 음반사 기획부장이 손 흔들며 아는체 한다.
부장 : (손 흔들며) 어이, 오랫만이야.
승욱 : 어, 웬일이야?
부장 : 떴든데! 요즘 누구는 봄날이겠어.
민 : (기분 나쁘다, 승욱에게) 형, 나 먼저 가 있을께.
민, 부장 쪽을 보지도 않고 있다가 가던 길로 가려는데.
부장 : 어이, 강 민! 다음엔 나랑 한 번 해보자구!
민 : (돌아보며) 돈 될 물건이나 찾아 보세요.
민, 툭 내뱉고 가 버린다.
부장 : 저 자식이.
S#22. 쇼 프로 공개 녹화장
민의 노래 전주가 흘러 나오고 비명과 아우성 소리 울려 퍼지는 가운데 민, 조명을 받으며 무대로 나간다.
S#23. 민의 아파트 (밤)
민, 문을 열고 들어오다 그 자리에 굳은 듯 선다.
강장군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고 좌우에 휘광과 부하 서 있다.
휘광, 민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부하들에게 눈짓해서 데리고 나간다.
강장군, 마치 민이 들어 온것을 모르는 것처럼 TV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침묵.
민 : ...
강장군 : ...
강장군, 갑자기 리모콘으로 TV를 끄고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민 옆을 지나쳐 문쪽으로 간다.
강장군 : 가자.
민 : .. 전, 안갑니다.
강장군 : (문쪽에 선다) 너, 지금 내 인내력 시험하냐?
민 : ...
강장군 : 내 눈 앞에서 애들한테 맞구 끌려갈래, 아니면 니 발루 갈래?
민 : 전, 안갑니다.
강장군 : 이게 어디서 이런게 나왔지? 너 정말 죽구 싶어?
민 : 아버지, 저두 이제 성인이에요. 제가 알아서 하게 제발 놔두세요.
강장군 : 알아서 하는게 그 따위야? (밖에 대고) 야!
휘광과 그의 부하, 잽싸게 들어온다.
강장군 : 데리구 가.
휘광과 부하, 민에게 다가가 팔을 잡으려는데 민, 거칠게 뿌리친다.
휘광과 부하, 감히 손을 못대고 강장군의 눈치를 본다
강장군 : 뭐해?
휘광, 다시 다가가려는데
민 : (휘광에게, 단호하게) 아저씨. 오늘은 저두 순순히 안갈겁니다.
휘광, 다시 멈칫하며 강장군의 눈치를 보는데.
강장군, 갑자기 휘광의 뒤통수를 한대 갈긴다.
강장군 : 병신같은 새끼들. 저리 비켜.
강장군, 민의 앞으로 다가와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가려는데 민, 강장군의 팔을 두손으로 힘껏 잡고 버틴다.
민 : 그냥 가세요. 아버지.
강장군 : 이 자식이. (멱살을 놓고 민을 닥치는 대로 패기 시작한다) 내가 이 자식아, 너한테 못해준게 뭐 있냐? 돈 달래믄 돈 줘,
차 사달래믄 차 사줘, 그것만 빼구 뭐든지 해두 좋은데, 다 밀어 준대는데, 왜 하필이면 딴따랄 하겠다는거야? 짜식아!
민, 강장군의 매를 고스란히 맞으며 베란다 창 쪽으로 밀려간다.
강장군, 때리면서 점점 더 흥분하여 이성을 잃고 악을 쓴다.
강장군 : 너두 니 애미처럼 그렇게 살구 싶어? 인생을 짐승처럼 갇혀서 보내구 싶어? 그렇게 해줘?
휘광, 강장군이 이성을 잃고 소리치자 얼른 다가와 강장군을 막아서며 제지한다.
휘광 : (강장군을 막어서며) 장군님!
민, 저항하지 않고 강장군이 때리는 대로 맞고 있다가 마지막 말에 정신이 번쩍 들지만
이미 휘광이 강장군을 감싸안듯 하고 끌고 나가자 부리나케 쫓아나간다.
민 : (휘광을 제치며 강장군에게)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강장군 : (어느새 이성을 되찾고 휘광에게) 가자. (먼저 계단을 내려간다)
민 : 아버지!
부르며 따라 가랴는데 휘광이 막는다.
휘광 : 장군님 말씀 맘에 두지 마시구요, 빨리 집으로 들어 오십시오.
휘광, 강장군의 뒤를 따라간다.
민, 머리 속이 복잡하다.
S#24. 연이방 (밤)
연이,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다. [아저씨 그동안 보살펴 주신거 정말 고마웠습니다]
연이, 찍찍 긋고 다시 쓴다. [아저씨, 아주머니.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연이, 다시 찍찍 긋는데 이화,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이화 : 야! 나와, 엄마가 보재.
S#25. 안사장의 집 거실 (밤)
송여사, 막 들어온 외출복 차림으로 우아하게 소파에 앉아 장신구들을 몸에서 떼어내고 있다.
이화가 앞에서 내려오고 그 뒤에 연이가 따라 내려온다.
연이 : 부르셨어요?
이화 : (소파에 앉아 팔짱을 끼고 [너 이제 죽었다]하는 얼굴로 연이를 째려 보며 야비한 미소를 짓는다)
송여사 : (감정을 자제하며) 너 도대체 어제 몇 시에 들어왔니?
연이 : 죄송해요. 좀 늦었어요.
송여사 : 오늘 부틱에 왜 안나왔니?
연이 : 몸두 좀 안좋구요, 생각 좀 하느라구요.
송여사 : 술을 그렇게 퍼 마시구 몸이 성하길 바라니?
연이 : ...
송여사 : 여자애가 밤늦은 시간에 남자하구 호텔 출입이나 하구, 아무리 가정교육을 못받았다구 해두 그런건 기본 아니니?
연이 : (이화를 본다)
송여사 : (말하다가 갑자기 열이 오르자 애써 참으며 이화에게) 너, 가서 냉수 한 잔 떠와.
이화, 재미있는 구경을 놓칠까봐 아쉽지만 할수 없이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송여사 : 너, 우리집안을 뭘루 아는거니? 우리두 명색이 사회 지도층이다! 너같은 애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피땀 흘려 쌓아온
우리 가문의 명예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할 수는 없지 않겠니?
연이 : ....
이화, 물 잔을 들고 쪼르르 달려와 송여사 앞에 내려 놓고 앉는다.
송여사 : (다시 감정을 자제하며) 우리 바깥 양반의 뜻도 있고 해서 나두 어지간하면 참구 지내볼라 그랬는데,
연이 : 저두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송여사 : 어른이 말씀하구 계시잖니? 어디서 배워 먹은 버르장머리야?
연이 :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송여사 : (연이에게 선수를 빼앗겨 기가 막히다) 뭐?
연이 : 나중에라도 이 은혜는 꼭 갚을께요.
송여사 : 오, 너두 오기가 있구 자존심이 있다 그거니?
연이 : (울음이 쏟아질것 같지만 애써 미소지며) 아저씨 계실 때 인사 드리구 나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섭섭하네요.
출장 다녀오시면 잘 말씀해 주세요.
연이, 돌아서 가려는데 송여사, 벌떡 일어나 연이의 어깨를 걸치게 잡아당겨 돌려세우며 귀뺨을 갈긴다.
송여사 : 음흉한 년, 화냥년의 씨가 어디 가겠니?
송여사,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이화도 평소의 엄마답지 않은 거친 행동에 놀란다.
S#26. 나이트클럽 대기실
연이, 보따리 몇 개를 들고 대기실로 들어온다. 댄서들 반갑게 맞는다.
댄서1 : 어, 연이씨 왔어? 그거 다 뭐야? 의상이야? 순애는 좋겠다.
연이 : (순애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순애 어디 갔어요?
댄서2 : 오늘 안나왔어.
연이 : 왜요?
댄서1,2 머뭇머뭇 연이의 눈치를 본다.
댄서1 : 어휴, 드러워서 정말. 어제 영업부장하구 트라블이 좀 있었거든. 순애가 결벽증이 좀 있잖아.
S#27. 순애의 방
연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불도 켜지 않아 컴컴한 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운 순애.
한 옆에 놓은 밥상 위에는 라면을 끓여 먹은 냄비와 소주병이 올려져있다.
연이 : 순애야... 순애야...
순애 : (잠에서 깬 듯) 응? 누구야?
연이 : 나야, 연이.
순애, 부시시 일어나 앉는다.
연이 : 불 켜두 돼? (하며 불을 켠다)
순애 : (얼른 얼굴을 가리며 고개 숙인채) 왠 일이야?
연이 : 어디 좀 보자.
순애, 흑 울음이 터진다.
연이, 순애에게 다가가 얼굴을 돌려 본다. 순애의 한 쪽 눈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
순애 : (울며) 연이야.... 나 정말 살기 싫어.
연이 : (속상하다)
연이, 순애의 어깨를 끌어 안고 도닥여주다가 자신도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S#28. 준희의 몽따쥬
개발실에서 패턴을 뜨고 샘플을 만드는 모습, 커다란 재단 사이 위에서 컴퓨터로 재단을 하는 모습,
대규모 공장의 수십개 라인에서 기성복이 만들어지는 모습, 등등을 살펴 보며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준희,
그런 준희 옆에서 팀장이 열심히 설명하지만 준희 몹시 마음에 안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S#29. JS패션 복도
준희, 팀장과 바쁘게 걸어오면서 애기를 나누고 있다.
준희 : (서류를 건내며) 이 사람들 지금 어디서 뭐하느지 좀 알아봐 주세요.
팀장 : (서류를 대충 눈으로 훑으며) 이 사람들은 찾아서 뭐하시게요?
준희 : (잠시 보다가) 개발팀을 새로 만들 겁니다.
팀장 : 한재봉씨는 우리 회사하구 문제가 좀 있는 사람인데요?
준희 : (팀장의 말을 무시하고) 되도록 빨리 수배해 주세요.
팀장 : 지금 개발실 인원은요?
준희 : 공장으로 재배치 하세요.
준희, 자기 할 말만 마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디자인실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팀장, 기가 막힌 얼굴로 본다.
S#30. 디자인실
준희, 송여사의 디자인을 검토하고 있는 디자인 실장에게 다가선다.
준희 : 실장님!
실장 : (돌아보면)
준희 : 송부틱에서 제시한 디자인 일단 보류하세요.
준희, 실장의 무어라고 답할새도 없이 자기 방쪽으로 간다.
팀장, 준희의 뒤를 따라 들어오다가
팀장 : (실장에게) 뭐래?
실장 : 보류하래는데?
팀장 : (답답하다는 듯이) 도대체 뭐가 문제래는 거야. 말을 해야 알지.
S#31. 준희의 사무실
인터폰 (비서) : 실장님, 송부틱 연결됐습니다.
준희, 수화기를 든다.
준희 : 여보세요, 이연이씨 부탁합니다. 언제 그만 뒀어요? .... 혹시 연락할 수 있을까요?... 아, 네. 알았습니다.
준희, 전화 끊고 난감해한다.
S#32. 송부틱
송여사, 2층에서 내려오며
송여사 : 누구 전화니?
미스정 : JS패션에서 온 전환데요.
송여사 : 그럼 날 왜 안 바꿔주니?
미스정 : 선생님이 아니라 연이를 찾는데요?
송여사, 놀란다.
S#33. 안사장집 거실
안사장, 출장에서 막 돌아온 듯 커다란 여행가방과 면세점 비닐 봉지들을 소파 옆에 놓으며
뒤따라 들어오는 송여사에게 버럭 화를 낸다.
안사장 : 도대체 무슨 소리야? 걔가 집을 왜 나가?
송여사 : 글쎄 난들 알아요? 어느 날 갑자기 짐싸들고 나가드라구요.
안사장 : 그 말을 나보고 믿으만 거야? 걔가 갈 데가 어딨다구.
송여사 : 걔 갈 데 많아요. 당신이 몰라서 그렇지.
안사장 : 당신, 사람이 그러면 못써. 불쌍하지두 않아?
송여사 : (무섭고 낮게) 당신이야 불쌍하겠지, 피가 섞였으니까.
안사장 : (놀라 본다)
송여사 : (비웃으며) 혼자서 맘대루 살라 그래. 지 애미처럼 이 놈 저 놈한테 꼬리나 치면서. 흥!
송여사, 안방으로 확 들어가 버린다.
안사장, 송여사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밖으로 확 나가버린다.
S#34. 순애집 근처 골목길 (밤)
순애, 퇴근길에 쓰레기 더미 옆에 버려진 낡은 손틀 재봉틀을 본다.
순애, 좋아하며 집어들려는데 너무 무거워 낑낑댄다.
이때, 헤드라이트가 순애에게 콱 비치며 차가 와서 선다.
순애, 도둑질하다 들킨 심정으로 놀라 돌아보면 차창이 열리며 안사장의 얼굴 나온다.
안사장 : 아가씨, 말 좀 물읍시다. 여기 산 2번지가 어딘지 알아요?
순애 : 어머, 제가 사는 동넨데.
S#35. 순애방 (밤)
방이 몰라보게 깔끔해졌다.
연이, 한 쪽에서 순애를 기다리며 저녁준비를 하고 있다.
잠시후, 밖에서 순애의 소리가 들린다.
순애(소리) : 들어오세요, 누추하지만. 연이야!
순애, 문 열고 들어오면 안사장, 순애의 뒤를 따라 재봉틀을 들고 들어선다.
연이 : (깜짝 놀라며) 어머, 아저씨!
S#36. 동네 다방
안사장과 연이, 마주 앉아 있다.
연이 : ...죄송해요. 인사두 못드리구 그렇게 나와서...
안사장 : 아니다. 내가 오히려 미안하구나
연이 : 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안사장 : 학교에도 가보고 고아원에도 가 봤다. 여기두 혹시나 하구 와 본거야.
연이 : 저, 잘 지내구 있으니까 이제 걱정 마세요.
안사장, 눈물이 핑 돈다.
안사장 : 내가 너한테 해줄게 아무것두 없구나. 공연히 데려다가 마음에 상처만 주고...
연이 : 아녜요, 아저씨... 아저씨 은혜는 평생 못잊을 거에요.
S#37. 동네 어귀
안사장, 차에 타고 있고 연이, 배웅한다.
안사장, 아까보다는 약간 진정이 되었지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안사장 : (품에서 지갑을 꺼내 안에 있는 돈을 다 꺼내 연이에게 주며) 일단 생활비에 보태 써라.
연이 : (손 내저으며) 아녜요.
안사장 : 받아둬. (연이의 손을 잡아 쥐어준다) 학비 걱정은 하지말구 학교는 계속 다녀야 된다. 알았지?
내가 등록금하고 생활비는 보내줄 테니까. 쌀쌀하다 어여 들어가.
연이 : 아녜요. 가시는거 보구요.
안사장 : 자주 연락하자.
연이 : 예.
안사장의 차, 떠난다.
연이, 지켜본다.
S#38. 안사장의 차 안
안사장, 쿨미러로 연이의 모습을 계속 지켜본다.
연이, 손 흔들고 있다.
S#39. 교차로
왕복 4차선 정도의 가파른 고갯길을 질주해 내려오는 청소차.
S#40. 안사장의 차 안
안사장, 룰미러로 연이의 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옮기는 순간, 청소차가 운전석쪽으로 달려든다.
S#41. 교차로
청소차에 밀려 앞으로 쭉 밀려가며 찌그러지는 안사장의 차.
S#42. 동네 어귀
연이,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 안사장의 차를 향해 손 흔들다가 그 광경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뛰어온다.
연이 :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