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원(金義元)은 고종(高宗) 때 사람으로, 군졸[卒伍]에서 몸을 일으켰다. 날래고 용맹했는데 어려서는 집안이 가난하여 무뢰배(無賴輩)가 되어 돌아다녔다. 하루는 돈과 의복을 가지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곧바로 빼앗아서 달아났다. 또 이웃의 아낙이 은병(銀甁)과 비단을 넣은 상자를 이고 가자 김의원이 뒤를 따라가 그것을 훔쳤는데 아낙은 알지 못하였다. 뒤에 김의원이 귀하게 되자 그 아낙을 불러 은병과 비단을 주었다. 부인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받지 않자 김의원은 까닭을 말하지 않고 억지로 그것을 주었다. 관직이 문하평장사(門下平章事)에 이르러 죽었다.
원종(元宗) 때 윤성(允成)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갑곶리(甲串里)에 살았다. 이웃에 교위(校尉)가 〈살고〉 있었는데, 밤에 그의 집 벽을 뚫고 곡식 한 석(石)을 훔치고는 구멍이 작아 나갈 수 없자 윤성이 안에서 밀어서 밖으로 나가게 해 주니, 교위가 이에 달아났다. 윤성이 그를 좇아가서 말하기를, “네가 굶주림을 참다못해 이에 이르렀으니 또한 어찌 해치겠는가? 집안사람들 중에 아는 자가 없으니 가지고 가라.”라고 하였다. 마침내 교위가 곡식을 짊어지고 돌아갔고, 윤성이 끝까지 말하지 않으니 아내와 자식들은 도둑[穿窬]이 한 짓이라 여겼다. 뒤에 교위가 녹봉을 받아 술과 음식을 차려 가지고 와서 사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