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북단의 섬, 리시리토(利尻島). 일본의 대표적인 명산 중 하나인 리시리산(1,721m)을 중심으로 곳곳에 아름다운 호수와 숲이 있다. 1974년 전국에서 27번째로 리시리레이분사로베쓰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리시리섬은 아이누어로 ‘높은 섬’이라는 의미이다. 리시리산은 원추형의 특징을 가진 코니데형의 휴화산으로 단출한 산의 모습은 ‘리시리후지’라고도 불리고 있다.
산기슭은 주위 63㎞로 평탄하게 되어 침엽수림을 중심으로 풍부한 삼림대가 해안선까지 펼쳐져 있다. 산기슭은 화산암의 붕괴가 심하고 경사가 심한 암벽이나 날카로운 암릉을 형성하고 박력있는 경관을 가지고 있다. 북위 45도 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11월에서 3월에 걸친 겨울에는 서고동저의 기압배치가 되어 대륙으로부터 계절풍의 강설이 내린다. 6월 중순 이후부터 고산식물이 피기 시작한다. 이 시기가 되어 날씨가 안정되면 오흐츠크의 기압이 세지면서 섬 전체가 냉랭한 기후가 된다.
리시리산은 ‘바다에 뜬 산’으로 일본 100명산 가운데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일본 후지산(富士山)과 같이 신처럼 숭배받고 있는 산이다. 들머리로 구쓰가타(沓形) 등산 코스를 잡았다. 중·상급자용 코스로 특히 7합목 이후는 어려운 난코스가 이어진다. 대신 5합목까지는 자동차로 갈 수 있으므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등산에 대략 5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산로 주변에는 산죽과 분비나무, 그리고 사스래나무가 우거져 있어 사람 하나 간신히 지나갈 수 있다. 이러한 길은 6합목인 고하노사카(五葉の坂)까지 이어진다. 꼬불꼬불하고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면 숲속 사이로 구쓰가타항이 운무 사이에서 얼핏 모습을 드러낸다.
6합목에서 20여분 올라가자 795m에 위치한 미하라시다이 피난산장이 나타난다. 무인산장으로 아무 설비도 없고 주위에는 물이 나오는 곳도 없다. 리시리산은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없으므로 등반 전에 물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7합목을 지나면 이전까지 달리 상황이 급변한다. 개도 지쳐서 고마이누(신사나 절 앞에 있는 사자 비슷한 조각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고마이누노사카(狛犬の坂), 짙은 안개 때문에 길을 잃어 하룻밤을 세웠다는 요아카시노사카(夜明しの坂)에 도착한다. 숨이 가빠질 정도로 등산로가 험해진다. 능선 사이의 깊은 계곡에는 겨울 내내 내렸던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수북이 쌓여 있다.
9합목부터는 본격적인 난코스가 앞을 가로막는다. 리시리산에서 가장 난코스로 불리는 쇼이코나게노난쇼(背負子投げの難所-옛날 등산객이 코스가 너무 험난하여 업고 있던 아이를 던졌다는데서 유래)와 오야시라즈코시라즈(親不知子不知)가 앞을 가로막는다. 오른쪽으로는 화원이 펼쳐지지만 발이라도 헛디딘다면 수십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질 정도로 위험한 구간이다.
이 부분이 끝나면 대각선 모양으로 펼쳐진 오야시리자 코사라즈 코스가 200m정도 이어진다. 산사태가 난 부분을 통과하게 되는데 너덜과 안정되지 않은 흙으로 자꾸만 발이 미끄러진다. 좌측으로는 수백미터 깊이의 산사태가 난 경사면이 우측사면으로는 정상에서부터 산사태가 난 낙석이 산재해 머리끝이 바짝 곤두선다. 머리 위와 발밑을 번갈아가며 신속하게 이 구간을 벗어나야 한다.
이 코스를 지나면 오시도마리(鴛泊) 등산코스 방면에서 올라온 분기점과 만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일대는 나무도 없고 화산암과 작은 화산재, 자갈의 등산로로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주위의 로프와 계단 등을 조심히 올라가야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정자가 있다. 사방으로 멋진 경치가 펼쳐져있지만, 20∼30명 정도만 있어도 혼잡할 만큼 장소가 좁다.
하산길은 오시도마리 등산로. 분기점에서 조그만 내려가면 9합목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9합목과 8합목의 중간 사이에는 리시리 산장이 있다. 무인산장이지만 긴급시 30명 정도가 대피할 수 있다. 8합목 조칸야마에 오면 발 아래로 리시리토 동쪽 해안과 왓카나이 서쪽 해안이 펼쳐진다. 지그재그 내리막길이 이어진 7합목을 지나 6합목에 도착하면 제1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멀게만 보였던 레분토가 손으로 잡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온다. 맑은 날이면 수평선에 사할린도 보인다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구름이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후부터는 대체로 완만한 등산로가 등산로 입구까지 이어진다. 5합목에는 자작나무, 4합목에는 가문비나무 숲이 등산로 양 옆에서 반긴다. 3합목에는 일본 유명약수 100선에도 선정된 긴로센스이(甘露泉水)의 맛있는 물이 솟는다.
Tip) 리시리에서는 최소한 이틀은 머물러야 한다. 리시리다케를 등반한다면 전날 숙박하고, 2박3일 여정으로 관광하는 것이 좋다. 왓카나이 페리 터미널에서 리시리토의 오시도마리 페리터미널까지는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요금은 1등석이 3,360엔이고 2등석이 1,880엔이다. 리시리토에는 경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있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리시리 공항까지는 1시간. 하루에 1∼2회 왕복 운항하는데, 계절에 따라 운항 시각이 달라진다. 연결편을 이용하면 도쿄에서 3시간10분만에 리시리토에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