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뭔헌다요. 산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풀 하얀 손짓도
당신이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이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시인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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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
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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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
23.10.20 18:2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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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자가 스승께 투덜거린다.
"10년이 흘렀어도 법문 한 구절도 알려주지 않으니 도저히 못 참것소. 나 갈라요."
師께서 云하사되
"이 늠아~ 꼭두새벽부터 한밤중 까지 쉴 사이 없이 장광설 하였건만 니 늠이 귀먹어 한 구절도 못 들었잖냐?"
이카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