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로 건강한 생활 즐기기' 첫 강의시간이다.
20여 명의 수강생 중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다른 동(洞) 정보화교육센터에서 같은 강의를 듣는 어르신이다.
'ChatGPT와 캡컷으로 쇼츠 영상 만들기'
지팡이를 짚고 오른쪽 다리를 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청(區廳)에서 동(洞)마다 운영하는 정보화교육센터가 있다.
모두 네 곳인데 교육과정이 다르다.
날짜와 시간만 맞으면 두 곳도 신청할 수 있다. 55세 이상은 수강료도 면제다.
지금 나는 두 곳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데 그 어르신과도 그렇게 만난다. 주 3회씩
"선생님~ 안 돼요.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강의실에는 관심수강생이 몇 분 있다.
연세가 많으셔서 이해력도 떨어지고 손도 느리시다.
(프로젝트 만들기) 작업을 반복 학습하고 강사분도 천천히 설명을 하지만
잠깐 한눈을 팔면 작업을 놓쳐서 따라가기 어렵다.
지난 시간에는 그 어르신이 큰 웃음을 주셨다.
(힘없는 목소리로) 손을 들고 질문도 하시지만
옆 짝꿍에게는 아는 척을 조금(?) 하신다.
"그게 아니고... 홈으로 들어가야지.. 복사. 붙이기.. 이렇게 해요."
티격태격하는 그 모습에 수강생들이 빵 터졌다.
어르신의 옆 짝꿍이 94세라는 게 더 놀랍다. 세상 깜놀!
격려의 박수를 쳐드렸다.
그 연세에 PC와 핸드폰으로 하는 신기술을 배우려는 열정과 의지가 존경스럽다.
나는 그 나이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배움도 중독이다.
나는 배움 중독자입니다.
중독(中毒) :
독(毒) 같은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 증상과 알코올이나 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인 중독 등은 문제가 된다.
알코올 중독, 약물중독, 게임중독, 핸드폰중독, 채팅중독, 성형중독... 유튜브 중독까지
이런 중독에는 절대 빠지면 안 된다. 나쁜 중독이다.
그러나,
배움 중독에는 빠져도 된다.
배움 중독은 좋은 중독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움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뇌 건강을 유지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되어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활발하게 두뇌를 사용해야 한다.
둘째. 삶의 활력이 된다.
배움은 새로운 목표와 도전을 제공하여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배움을 통해 우리 삶은 더 풍요롭고 활기가 넘친다.
운동. 취미를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의 질(質)은 차이가 크다.
셋째. 사회적 연결이다.
배움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면 고립감을 줄일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친구가 없다. 외롭다 하지 말고 배우러 나가야 한다.
외롭지 않고 즐거운 인생은 나의 선택이다. 그래서 배움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넷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사회변화에 뒤지지 않는다.
AI시대를 살면 AI를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고는 시대의 변화를 쫓아갈 수가 없고 혜택을 누릴 수도 없다.
(햄버거 사 왔다고 아들에게 으스대며)
"오늘 드디어 버거킹 가서 할인쿠폰 쓰고 왔네.. 이번에는 성공했어."
키오스크 주문을 하는데 할인쿠폰 입력을 못해서 포기했었다.
다시 시도하려고 매장을 찾았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리라.
직원에게 간단히 설명을 듣고 입력하니 어~라 된다.
이렇게 쉬운 것을 괜히 겁내고 귀찮다고 포기했었네~
키오스크를 모르면 햄버거 하나도 사 먹을 수 없는 세상이다.
변화를 두려워말고 배워야 살 수 있다.
끝으로 자아실현이다.
'배움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준다.
"나 ChatGPT 하는 여자야, 동영상 쇼츠도 만들 수 있어. 엄마가 만든 영상 보낸다."
"열심히 배우시는구먼. 아주 멋지십니다."
20대 아들에게 만든 동영상을 보내며 자존감도 살릴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성취감이 배움 중독에 더 빠지게 만드는 것 같다.
이 나이에 내가 무얼 할 수 있는데... 못해.
이 나이에 배워서 뭘 해?
포기하지도 말고 그래서도 안된다.
배움 중독은 지식과 학습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현상을 말한다.
긍정적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탐구자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지나치면 실천 없이 이론에만 머물거나 현실과 괴리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 한 재테크 강사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수강자분은 10년 동안 강의만 열심히 듣고 있어요.
제일 앞 줄에 앉아서 가장 열심히 듣지만 지금까지 투자는 한 번도 안 했다네요.
투자는 실천이에요. 100번 강의 듣는 것보다 한 번 투자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강의(배움)는 열심히 들었으나 실천(투자) 없이 이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말이다.
배움은 목적이 될 수도 있고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배움이 목적이 되는가?
수단이 되는가?
배움이 목적이 되는 경우는
배움 자체가 즐거움과 의미가 되어 끝없이 학습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다.
그냥 배움 자체가 좋고 호기심과 흥미가 생기면 배우게 된다.
수채화 강의실에서 만난 한 은퇴자가 있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한 후 그림공부를 시작해서 10년 정도 되었다고 했다.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고 칠순이 되던 해에 개인전을 여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다.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중장년의 모습도 같다.
책을 통해 배우고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나도 그렇다.
배움이 수단이 되는 경우는
현실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가 된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50대 직장인이 있다.
카페창업을 위해 바리스타 교육과 마케팅 강의를 듣는다.
창업이 목적이고 배움이 수단이다.
재테크를 위해 경제 공부를 하는 중장년도 많다.
노후 대비를 위해 경제학과 투자 관련 강의를 듣는 것이다.
노후대비가 목적이고 배움이 수단이다.
나는 3.40대에 재테크 공부에 몰두했었다. 배움이 수단이었다.
공부만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고 살 길이라 생각했다.
경제 관련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실험(투자)을 경험했다.
유. 무료 강의를 가리지 않고 들었다.
배움이 수단이기도 했지만 재밌었다.
하고 싶거나 알고 싶었던 것들을 배움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배움이 목적이 되면 과정 자체에서 의미를 찾고
수단이 되면 특정목표를 이루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목적과 수단 두 가지를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이 되었든 수단이 되었든
배움은 우리의 인생에 도움과 활력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배움 중독에 빠져보면 어떨까?
세상은 넓고 배울 것도 많으니까.
배움에 늦은 때란 없다.
배움에 나이를 논하지 말자. 94세에 ChatGPT 강의 듣는 어르신도 있으니까.
배움을 포기하지도 말고 핑계를 대지도 말자.
배움에 대한 열정만 식지 않는다면
언제든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다음에는 무엇을 배울까?
행복한 고민 중이다.
'유튜브 라이브방송 체험하기' 특강을 배우기로 찜했다.
벌써부터 설렌다.
재밌을 것 같고 호기심도 생겨서~
만약 내가 유튜브를 한다면 콘텐츠를 무엇으로 할까??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