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마을에 와서
미조면 팔랑마을
동해가 밝아오면
산과 바다가 기지개로
하루를 엽니다.
앞산과 뒷산 사이
호도(호島)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시샘하듯 조도(鳥島)도 기지개를 친다.
팔랑마을 주민들 들과 바다로 생활전선에 임한다.
길 위 광견 가족 쉼터
부처님상에서 미소가 번지고
두 마리의 멍멍이도
고갯짓과 걸음마로 온 가족을 반긴다.
미조(彌助)항의 좌우 방파제엔
벌써 강태공들의 낚싯대가
바다에 드리우면
온갖 물고기가 손맛에 취한다.
마을 앞 정자(亭子)에 선
장정들의 모습이 하나, 둘
모여들면
낚싯배들의 시동 소리가 항구에 가득하고
어부들의 모습에 미소가 찾아와
방긋방긋 웃음을 나눈다.
호도와 조도로 오가는
똑딱선의 기게 소리가 바다 위를 넘나들면
삿갓봉처럼
쫑긋한 산 정상에 서기가 감돌고
하늘 닮은 바다도 열립니다.
마을 지붕마다 하나같이
연초록으로
색칠로 이어져 포근함을 돋보이고
구수한 이웃들과 어울려 이어지는
삶 속에서 마음의 태평성대가 점쳐진다.
멀리
활어 판매장의 불빛이 밝게 비치고
어부들의 태평가가 울리고
경매사들의 요령 소리와 우렁찬 경매를 시작하는
목소리가 항구 가득 퍼지면
어부들의 얼굴빛은 밝게 번진다.
만선의 기쁨을 머금은
멸치 배들의 멸치 그물을 털며
부르짖는 우렁찬 소리에
희로애락을 담고
소스라치는 멸치들의 절규가 온 항구를 덮는다.
붉은 등대 흰 등대 사이로
오가는 어선들이 항구로 들어오면
항구는 풍성한 하루해를 깁습니다.
카페 게시글
박중선 시조
팔랑마을에 와서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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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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