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의 가르침
우동식
컴퓨터 자판을
잘못 눌러
글이 길이 되고
사람이 사랑이 되었다
너와
다툰 날
일부러
‘너 때문이야’를
‘나 때문이야’로 써 보았다
읽은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어 새롭게 행동하게 했다면 그것은 글이 길이 된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지요.
이런 오타는 얼마든지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오타는 오타일 뿐이에요.
언제나 어느 때나 바르게 표기해서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아요.
너와 다툰 날, 자존심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을 못 했는데, 그것이 내내 나를 괴롭혀요.
너 때문이 아니고 나 때문이야. 이렇게 말했다면 순식간에 사이가 좋아졌을텐데,
이 불편함은 무엇 때문이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얼른 용기를 내봐요.
(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 우동식 시인은 2023년 ‘동시 먹는 달팽이’ 신인상을 받았어요.
2024년에 동시집 ‘신난데이 우리 마을’을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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