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문화”라는 말은 좀 생소하지만 ‘화장실의 형태나 시설, 사용 따위와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문화.’라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이 화장실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다른 것인데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의 변천은 정말 놀랍다고 할 것입니다. 공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은 제가 어려서 보았던 그 화장실들과는 천양지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중화장실을 가진 나라로 대한민국이 선정될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건물 화장실도 엄청나게 개선이 돼서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자신 있게 말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에 들어서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어느 대학에서 만들겠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성중립 화장실)’이 추진 막바지에 난관에 부딪혔다.
학교 측이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이유로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자 학생단체는 학교 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4일 성공회대 등에 따르면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5월 성공회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운영 계획을 심의하면서 모두의 화장실 설치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에도 해당 안건 심의가 이뤄졌고, 화장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다수의 의견이 모였다.
비대위는 심의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에 여름 중 학교 건물 한곳에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학교 측이 예산 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로도 상황에 진전이 없자 비대위는 지난달 두 차례 인권개선협의회를 개최하고 학교 측에 행동을 촉구했지만, 학교 측은 비대위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학교 측 “구성원 반발 심해 섣불리 공사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
성공회대 관계자는 “지난 5∼6월 비대위가 학내 구성원 502명을 대상으로 모두의 화장실 찬반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긍정 답변은 217명(매우 긍정 157명·대체로 긍정 60명)으로, 부정적인 답변 266명(매우 부정 213명·대체로 부정 53명)보다 적게 나타났다”며 “화장실 설치가 가시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후에는 설치를 반대하는 학생 358명의 연서명이 학교본부에 도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학내 구성원의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비대위 측은 화장실 이용이 기본권 문제라며 ‘다수결’ 요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훈 비대위원장은 “학교가 소수자들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학생들에게 ‘합의를 만들어오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학교 측이 행동에 나설 때까지 대자보·현수막 게시와 학교본부 앞 1인시위 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모두의 화장실’은 문자 그대로 성별뿐 아니라 나이, 장애 유무, 성적 지향,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의미한다. 일반 화장실과 기본 형태는 같지만, 장애인을 위한 보조 시설이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 등을 더했다.
성공회대에서는 2017년에도 총학생회 주도로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총학생회는 출마 당시 성별 구분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 설치 공약을 내세웠다.
당선 이후에는 성 중립 화장실에서 더 나아간 ‘모두의 화장실’로 목표를 확대했지만, 그때도 학내 반발 등에 부딪혀 설치는 불발됐다.>서울신문, 김채현 기자
오늘날에 남녀 공용화장실을 쓰는 나라는 중국의 변방이나 동남아와 아프리카 빈국의 지방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70년대 초까지는 시골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은 남녀 공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불편했기 때문에 지금 남녀 공용으로 쓰는 공중화장실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젠더에는 남녀가 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성다움, 남성다움의 규정에 사회·문화적 영향이 스며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만들어진 젠더의 개념에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화장실을 남녀가 같이 써여 젠더가 실현되는 것인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저도 젠더에 대해 부정적이진 않지만 과연 이런 억지가 우리 사회에 통할지 염려스럽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