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절기에 대한 규례 [신 16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삼대 절기와 재판에 관한 규례를 언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빕월에 출애굽과 관련된 유월절 규례를 지켜 초태생의 죽음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해야 하며(1-8절), 한 해의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리는 칠칠절을 통해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해야 했다(9-12절). 또한 그들은 한 해의 모든 수확을 거두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초막절을 지켜야 한다(13-17절). 한편 재판장은 공의로 재판하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며 하나님의 단 옆에 우상의 단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18-22절).
[강 해]
본장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반드시 지켜야만 할 삼대절기와 바람직한 사회를 위한 규례에 대하여 교훈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행위야말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삶의 요소입니다. 모세는 다시금 그 사실을 강조하면서 아울러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적극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 두 요소야말로 후에 예수님께서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을 요약하신 황금률에 해당되기도 합니다(참조, 눅10:26-27).
1. 삼대 절기에 관한 율법
1) 유월절
유월절은 히브리 민족의 절기 중에서 가장 큰 절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날은 이스라엘이 애굽의 압제에서 벗어나 참자유와 구원을 얻은 날이요, 이스라엘의 성력이 시작된 날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 유월절이라는 명칭은 무교절과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유월절 주간에 무교병을 먹으며 두 개의 절기가 한 주간에 이어서 지켜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구분한다면 유월절은 아빕월 14일 저녁 하룻밤을 가리킵니다. 이때에 이스라엘의 초태생의 죽음을 대신해 양을 잡았던 것을 기념하여 이스라엘은 양을 잡아 가족과 함께 먹으며 그 유월절을 기념했습니다. 그리고 무교절은 애굽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서 유월절 저녁을 포함한 일주일간을 가리킵니다. 이 기간 동안은 누룩을 안 넣은 무교병을 먹으면서 큰 축제를 벌였습니다.
a. 유월절은 양의 피를 요구함(출12:7)
b. 그리스도가 바로 유월절 어린 양(고전5:7)
c. 흠 없는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벧전1:19)
2) 칠칠절
유대인의 3대 절기 중 두번째 절기는 칠칠절(오순절 혹은 맥추절)이었습니다. 이 절기는 첫 수확한 보리 이삭 한 단을 하나님께 바치는 요제의 날로부터 계산해 칠 주가 되는 날로 감사의 예물을 드리는 절기였습니다. 이 절기에는 특히 함께 기뻐해야 하는 대상이 명시된 것이 특징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자녀들과 노비, 레위인, 객과 고아와 과부 등과 함께 그 절기를 지키며 감사하라고 명령합니다. 이것은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일찍부터 가르치라는 의미와, 곡식의 수확을 위해 애쓴 집안의 노비들 역시 감사의 절기에 참여하여 기쁨을 누리도록 명하는 것입니다. 레위인 등 기업이 없이 하나님의 일에 전임하는 사람들 역시 함께 해야 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늘 보살피라고 요구되었던 객과 고아, 과부 등 가난한 자들도 소외시키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특히 이 칠칠절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든 감사 축제에 는 이렇게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라고 명령하십니다(참조, 신14:29). 그 이유는 본문에서 밝히는 대로 지난날 애굽에서 겪었던 나그네로서의 고초를 기억하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큰 은혜에 감사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a. 맥추절이라고도 불림(출23:16)
b. 보리 추수의 완결을 기념함(레23:15-16)
3) 초막절
3대 절기 중 마지막 절기는 초막절(장막절 혹은 수진절)이었습니다. 이 절기 역시 추수한 곡식과 포도주에 대해 감사 드리는 절기로서 한 해의 추수를 모두 끝내고 드리는 추수 감사제였습니다. 이 절기 역시 일주일 간을 지키는 절기로서 특히 초막절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과거 이스라엘이 광야 생활을 하면서 초막을 지어 놓고 그 곳에서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한 해의 모든 추수를 은혜롭게 마치게 하신 하나님에 감사하면서, 40년 광야 생활의 의미와 교훈을 깊이 되새기며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기억하는 절기였습니다.
a. 칠 일 동안 지켜짐(레23:34)
b. 광야 생활을 기억하는 절기(레23:43)
2. 바람직한 사회를 위한 규례
1) 공의로 백성을 재판해야 할 재판장과 유사들
이스라엘의 재판장과 관리들은 반드시 그들의 판결과 치리에 있어 공의로워야 했습니다. 이들의 판결과 치리는 이스라엘 전체의 공의의 중요한 잣대가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율법의 정신과 내용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이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특히 이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에게 공의로 백성들을 판결하고 재판할 것을 명하는 것입니다. 이에 모세는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몇 가지를 지적합니다. 그것은 첫째,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사건을 깊이 심리하며 내면적인 고찰을 마친 후 판결하라는 것과 둘째, 뇌물을 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뇌물은 지혜자의 마음을 굽게 하며 의인의 말을 굽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의를 좇아 판결하여 이스라엘에 하나님의 공의가 넘치게 해야만 이스라엘에게 약속된 하나님의 땅이 그들에게 주어지고 그들이 그 곳에서 영원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재판은 공개적으로 행함(출18:13)
2) 하나님께 바른 예배를 드려야 함
모세가 바른 사회를 위해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또 다른 규례는 다름아닌 하나님께 대한 바른 예배였습니다. 당시 이방 종교는 외형적인 요소를 강조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형식주의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는 오직 영과 진리로서의 예배를 드려야 했던 것입니다. 아울러 흠이나 악질이 있는 짐승들은 하나님께 제물로 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 제물 자제는 예표론적으로 그리스도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그런 정결치 못한 예물을 드리는 태도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근본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a. 바람직한 예배(롬12:1)
b. 그릇된 예배에 대하여(골2:18)
결론
모세는 본장에서 하나님께 감사와 경배를 드리는 절기와 예배에 대해서 강조하고 아울러 사회의 공의를 세우기 위해 재판장과 유사들이 어떻게 판결하고 치리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회에 하나님께 바르게 예배 드리는 모습과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펴는 통치가 있을 때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반영되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하나님을 향한 바른 예배와 하나님의 공의가 넘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역량을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적극적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아빕월. 유대 종교력으로 제1월.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을 기념하는 달로 바벨론 포로 시대 이후에는 '니산월'로 불림. 유월절. 이스라엘의 출애굽시 열번째 장자 재앙을 피한 것을 기념한 날. 아빕월 14일에 양의 피를 집에 바르고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음.
6절.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 신앙의 순수성 보존과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의 결속을 위해 유월절 에식은 중앙 성소에서 거행되었다.
7절. 아침에. 아빕월 22일. 무교절 행사가 끝난 다음날 아침.
9절.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 초실절, 아빕월 16일로 보리를 수확하는 첫 날.
10절. 칠칠절. 맥추절, 오순절로도 불림. 무교절 첫 이삭 한 단을 요제로 드린 날로부터 50일째 되는 날. 밀 추수의 첫 소산을 봉헌하기 위한 절기.
13절. 수장한. 직역하면 '거두어 들여 모아 놓은'. 초막절, 광야 생활시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는 절기.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추수 감사제이자 일종의 신년제.
14절. 객과 고아와 과부. 이스라엘의 3대 약자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기반이 없었다.
16절. 모든 남자. 원어 <*r]Wkz]:제쿠르카>는 '너의 남자를'이란 뜻으로 '기억된 남자'를 가리킨다. 즉 이스라엘 인구 조사에 포함되는 20세 이상의 모든 남자를 지칭.
17절. 힘대로. 원어 <dy::야드>는 '힘, 능력'이란 뜻, 즉 물질적 능력인 '재력'을 의미.
18절. 유사. 일종의 법정 서기로 재판 및 백성들에 대한 행정 업무를 돌보는 사무직 관리를 지칭.
19절. 굽게. 어떤 요인으로 인하여 공정성을 비틀어 버린다는 뜻.
[신학주제]
삼대 절기의 신약적 의미. 본장에서는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삼대 절기에 관한 규례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삼대 절기는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속사에서 영적 이스라엘인 성도들이 지켜야 할 영적 절기이기도 하다. 첫째로 유월절은 애굽에서 하나님께서 모든 초태생을 죽이실 때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써 구원받은 것은 그리스도의 피로 인해 모든 성도들이 구원 얻음을 의미한다. 둘째로 칠칠전은 첫 곡식의 수확을 기념하는 절기로 신약에서는 오순절이라고 불려졌다. 오순절은 예수님의 승천 후 성령이 강림하고 교회가 세워진 중요한 절기이다. 셋째로 초막절은 한 해의 모든 수확을 거둬 들인 후 지내는 추수 감사제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성도들이 누릴 풍성한 구원의 은혜를 의미하며 종말에 나타날 완전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예표한다.
[영적교훈]
본장에 나타난 삼대 절기는 한 해의 처음과 끝에 드리는 것으로 사실상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성도들의 삶도 매순간 하나님께 감사 드려야 한다. 자신의 일이 잘될 때는 감사하다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낙심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우리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다. 그러므로 살아 있음을 인해서도 매순간 감사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