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淵(박연)
黃眞伊(황진이)
一派長天噴壑礱(일파장천분학롱)
礱=갈 롱. ② 벼를 찧다 ③ 숫돌 ④ 맷돌. 동자(同字)礲.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와
龍湫百仞水潨潨(용추백인수총총)
潨=물소리 총.
폭포수 백 길 물이 쏟아져 나오네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
나는 샘이 거꾸로 쏟아져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는 가로로 드리워 완연히 흰 무지개네
雹亂霆馳彌洞府(박란정치미동부)
어지러운 우박과 날뛰던 번개가 골짜기에 가득하고
珠舂玉碎澈晴空(주용옥쇄철청공)
부서진 구슬과 옥이 맑은 하늘에 맑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여산승)
나그네야, 여산이 낫다고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모름지기 천마산이 해동에서 으뜸임을 알아야 하리
〈감상〉
이 시는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의
아름답고도 힘차며 깨끗함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와 백 길이나
되는 폭포수가 우렁차게 쏟아져 나온다.
하늘을 나는 샘물이 거꾸로 쏟아져 내리니 하늘에 뜬 은하수 같고,
성난 폭포는 가로로 물길을 드리워 완연히 흰 무지개가 뜬 것 같다.
우박이 어지럽게 떨어지고 번개가 요란하게 쳐 대는 물벼락이 골짜기에 가득하고,
구슬을 부수고 옥을 갈아 만든 듯한 물방울이 맑은 하늘에 맑게 떠 있다.
박연폭포의 위용이 이러하니, 나그네는 중국의 명산인 여산(廬山)이 좋다고 말하지 말라.
모름지기 우리나라에서 송도(松都)에 있는 천마산이 으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噴〗 뿜다 분, 〖礱〗 숫돌 롱,
〖龍湫(용추)〗 위에는 폭포가 있고 아래에는 못이 있는 곳.
〖仞〗 길 인, 〖潨〗 흘러들어가다 총,
〖倒〗 넘어지다 도, 〖瀉〗 쏟다 사,
〖銀漢(은한)〗 은하수. 〖宛〗 완연히 완,
〖虹〗 무지개 홍, 〖雹〗 우박 박, 〖霆〗 번개 정,
〖彌〗 퍼지다 미, 〖洞府(동부)〗 골짜기.
舂〗 찧다 용, 〖碎〗 부수다 쇄, 〖澈〗 물이 맑다 철.
朴淵(박연)= 개성 북쪽 천마산(天磨山)에 있는 소(沼)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천마산과 성거산(聖居山) 사이에 있는데, 형상이 돌독[石甕] 같으며,
들여다보면 새까맣다. 반석(盤石)이 있어 한가운데 나왔는데, 섬바위라 한다.
물이 절벽으로 달려 흘러 성낸 폭포가 내려오는 것이 열 길은 되어
완연히 흰 무지개가 공중에 비치는 것 같고,
나는 눈이 돌다리에 뿌리는 것 같다. 뇌성(雷聲)이 달리고 번개가 부딪치니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전설(傳說)에 옛날 박 진사(朴進士)라는 사람이 피리를 못 위에서 부니
용녀(龍女)가 감동하여 데려다 남편을 삼았으므로
박연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라고 하였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42 黃海道 牛峯縣》
* 송도 3절: 지조를 지킨 학자 서경덕,
개성의 명물인 박연폭포,
그리고 기생 황진이 본인을 가리켜
개성의 세 가지 자랑거리라는 뜻의
'송도 3절(松都三絶)'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 황진이의 생몰 연대
추정 출생~사망: 1506년경 ~ 1567년경
(또는 1530년대~1540년대 사망설 등 다양함).
활동 시기: 조선 중종 ~ 명종 대.
一派長天噴壑礱 (일파장천분학롱)
높은 하늘에서 물 한 줄기 골짜기 갈아내 듯 뿜어내리니,
* 갈 롱(:礲, 鑨)
龍湫百仞水潨潨 (용추백인수총총)
백 길 깊이 용추에 물소리가 우렁차구나.
* 물소리 총
飛泉傲瀉疑銀漢 (비천오사의은한)
오연히 쏟아지며 날아내리는 물줄기는 은하수런가?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가로지르며 노한 폭포수는 완연히 흰 무지개일세.
雹亂霆馳彌洞府 (박란정치미동부)
우박이 어지럽게 떨어지듯 천둥이 내려 치듯 신선 동부 채우고
* 우박 박, 천둥소리 정, 가득찰 미
珠舂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절구질에 흰 옥이 부서져 맑은 하늘에 솟구치네.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여산승)
놀러 온 사람들아, 중국 여산이 낫다고 말 마소.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마땅히 천마산이 나라에서 제일임을 알아야 하리.
* 朴淵瀑布: 경기도 開豊郡에 있는 폭포.
개성 북쪽 40리쯤 되는 天磨山에 있으며 높이 20여 m임.
* 龍湫: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웅덩이. 龍沼.
* 潨潨: 물이 거세게 흐르는 소리.
* 飛泉: 힘차게 솟아오르는 샘.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 銀漢: 은하수.
* 白虹: 빛이 흰 무지개. 무지개가 걸린 듯 하얗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형용하였다.
* 雹亂霆馳: 우박과 벼락이 어지러이 내달리다. 폭포의 모양을 형용한 말이다.
* 洞府: 골짜기. 신선이 사는 곳.
* 珠舂: 구슬을 절구로 빻다. ‘용소에서 튀어 오르는 흰 물보라’를 형용한 말이다.
* 廬山: 중국 江西省에 있는 높이 약 1,600m의 산. 중국의 廬山瀑布.
* 天磨: 천마산. 높이 762m. 개성 북부에 있는 개성의 진산이다.
최고봉은 萬鏡臺라 하며, 산세가 험하다.
고려 건국에도 관계 깊은 산이다.
[출처] 74. 朴淵瀑布 (박연폭포) _黃眞伊|작성자 맑은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