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문화원 마곡사와 무령왕릉 유적지답사[4]
마곡사 영산전(靈山殿)의 수행가람지역(修行伽藍地域)
수행가람지역은 영산전(靈山殿)이 신앙적인 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곡사 영산전에는 칠여래좌상(七如來坐像:과거칠불로서, 비파시불(毘婆尸佛), 시기불(尸棄佛), 비사부불(毗舍浮佛), 구류손불(拘留孫佛), 구라함불(拘那含佛), 가섭불(迦葉佛),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말한다.)과 千佛의 소조(塑造)소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는 선운사 영산전에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한 삼세불((三世佛) 양식, 즉 과거불로서의 제화갈라보살과 미래불로서의 미륵보살을 모시고 있는데, 이는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서 영원히 깨달음은 지속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배치라 생각된다.
마곡사 영산전에 천불상(千佛像)을 같이 모시고 있는데, 천불상은 과거, 현재, 미래의 3겁에 걸쳐 각각 천불이 난다고 하는 한 겁(劫)의 천불을 말하는 것이나 여기 천불이란 현재 현겁에 차례로 출현하는 구류손불, 구나함불, 가섭불, 석가모니불 등의 千佛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영산전의 靈山이란 말은 영취산(靈鷲山)의 준말이다. 중인도 마가다국 왕사성(王舍城) 부근에 있는 산으로서 석가모니불이 이곳에서 많은 설법을 하였다고 한다. 이 산에는 신선(神仙)들이 살았고 또 독수리가 많이 있었으므로 영취산(靈鷲山) 또는 취경(鷲頸), 취봉(鷲峰), 취대(鷲台)라고도 하였다. 또 많은 취령(鷲靈)들이 이 산에 있었으므로 이름한 것이라 하며 한편 산 모양이 독수리의 머리와 같아서 취령산(鷲靈山)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영취산의 준말로서의 영산(靈山)이 갖는 의미는 그와 같은 곳에 참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석존이 영취산에 있으면서 설법하던 때의 설법 모임인 영산회(靈山會)로서의 영산회상(靈山會上)에 더 큰 뜻이 있는 것이며 영산전(靈山殿)의 영산(靈山)도 영산회상을 상징하는 불전(佛殿)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 같은 영산전에 칠불과 천불을 봉안하는 참뜻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불(佛)이 블(佛)을 구하는 철저한 수행정신에 있는 것이다.
영산전은 석가모니불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상징화하여 조영한 건조물이지만 그 석가의 설법은 단순히 현재적 의미만 지니는 것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여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영윈한 뜻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사상에 의하여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설법모임은 석가 생존 시에만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살아 있는 것임을 영산전(靈山殿)이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 영산전은 수행도량에 있어 중요불전의 하나로서 그 기능을 다하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하겠다.
수선사(修禪師)는 좌선(坐禪)을 주로하는 선원(禪院)을 의미한다. 영산전이 무색계로서 수행도량을 나타낸 것이라면 수선사는 색계로서 수행도량을 나타낸 것이다.
오늘의 불전이 애당초에는 불감(佛龕)의 기능만 하였지 예배공간까지 포함하지 않았고 예배는 그 앞에 대칭적으로 누각 같은 것을 지어 행하게 된데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선운사 만세루)
전통적으로 한국가람의 구조는 불ㆍ법ㆍ승의 삼보에 대응한 가람구조로서 불당, 강당, 승방을 두는 것을 기본구조로 하여 왔다.
마곡사가 종합사찰로서의 의미를 가장 간명하게 표현하려하였다고 함은 대웅전. 대광보전 체제를 일직선상에 놓고 있음을 말하고,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하였다고 함은 천왕문, 불전, 승방 등의 가람구조가 욕계, 색계, 무색계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마곡사 가람은 5층석탑의 상륜부(相輪部) 또는 탑신부(塔身部)의 사면불(四面佛) 조각이 말하여주듯 라마고 또는 밀교적 요소가 강한 사찰로 여겨진다. 그에 대한 교학적 뒷받침은 대광보전의 비로자나불에서 화엄밀교(華嚴密敎)의 발전, 전개양상 등이 드러나는 것이라 보인다.
시간에 쫓기느라 듣고 보고 메모하는 모든 것이 부실하였다. 이는 사유(思惟)도 깊지 못한 원인도 되었다고 본다.
나이 탓이라 핑계대기도 부끄러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 듣고 보고 메모한 것에 의한 다음과 같은 문헌을 찾아 참고하였습니다.
참고문헌
불교미술 : (재)대한불교진흥원 출판부
한국의 가람 : 홍윤식 동국대, 교토불교대학 교수 역임.
불교성전 : 동국대학교 부설 동국역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