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설위우(降雪爲雨)- 내리던 눈이 비가 된다
이십사절기는 지금부터 4000년 전 중국 하(夏)나라 때부터 생겼다. 흔히 음력은 단순히 달만 보고 만든 것으로 비과학적이고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음력도 태양의 운행을 참고해서 만든 과학적인 것이다. 음력 속에 양력까지 다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십사절기를 만든 지역은 중국 하남성(河南省) 일대의 황하유역으로, 북위 35도 상하의 지역에 해당된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 남한하고 거의 비슷한 위도에 있기 때문에 이십사절기는 우리나라 지역하고 꼭 들어맞는다. 이십사절기는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에 각각 6개의 절기가 배정돼 있다. 각 계절의 첫 번째 절기는 ‘입(立)’자로 시작한다. ‘입’은 ‘시작하다’, ‘되다’라는 뜻이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 등이다. 각 계절 중간 네 번째 절기는 춘추(春秋)는 춘분, 추분, 하동(夏冬)은 하지, 동지이다. 첫 번째와 네 번째 그 사이에 두 절기씩 들어가 모두 이십사절기가 되는 것이다. 각 절기의 명칭은 농사를 위주로 한 계절이나 기후의 변화를 나타내는 말로 돼 있다.
이십사절기는 원래 기절(氣節)이라 했고, 각 절은 15일인데, 각 절을 셋으로 나눠 매 5일을 또 후 (候)라고 했다. 그래서 절후(節候)라는 말이 생겨났다. 5일이 1후 (候), 3후가 1기(氣), 6기가 1시 (時), 4시(時)가 1세(歲)가 된다.
‘일주서(逸周書)’ ‘시훈편(時訓篇)’에 보면, 칠십이후(七十二候)가 나와 있고, 각 후(候)의 기후 변화를 설명한 말이 있다. 참고로 ‘우수’에 속한 3후(候)를 보면, 이렇게 기록해 놓았다. “우수날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늘어놓는다. 또 5일이 되면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간다. 또 5일이 되면 풀과 나무가 싹이 튼다[雨水之日, 獺祭, 又五日, 鴻雁北, 又五日, 草木萌動]”라는 기록이 있다. 또 ‘이십사번화신풍(二十四番花信風)’ 또는 ‘화신풍’이라 해서 전년도 소한 (小寒)에서부터 다음해 곡우(穀雨)에 걸친 8개 절기 매 3후(候)마다 바람이 불어 꽃을 피운다는 이야기가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전한다. 소한 때 매화, 동백꽃, 수선화부터 곡우 때 멀구슬꽃이 필 때까지 계속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5일 단위로 새로운 꽃이 핀다는 것이다.
사람은 하늘과 땅을 벗어나서는 살 수가 없다. 자연에 잘 적응해서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인데, 자연을 잘 보호해야 자연에 잘 적응해 살 수 있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에 힘써야 하겠다.
* 降 : 내릴 강. * 雪 : 눈 설.
* 爲 : 할, 될 위. * 雨 : 비 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