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제394회 설악산 양폭 오르기
속초에서 둘째 날, 오늘도 바쁜 날, 비선대와 양폭 폭포를 오르는 날입니다. 너무 멀고 험하기에 두 패로 나누어 산을 잘 오르는 A팀은 양폭까지 오르고 좀 처지는 B 팀은 비선대까지 오르고 내려와 케블카로 권금성을 오르며 설악산의 전경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늦게 잠들었는데 아침 5시 반에 석정 친구가 일어나 바닷가를 걷는다기에 따라 나섰습니다. 지난 번 어버이날을 기해서 막내 아들네와 걷던 길입니다. 벌써 많은 사람이 바닷가를 걷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우리처럼 설악산을 오르지 않고 오직 호텔에서 쉬며 바닷가 풍경을 관광하는 것들로 보였습니다.
해변을 걷자니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소나무(해송)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조화를 이룹니다. 옛날 배우며 가르쳤던 <솔바람소리> 시가 생각납니다. 해수욕장이 개장 되지 않아 조심하라는 통제 문구가 띄엄뜨엄 게시되어 있습니다. 한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해수욕하는 모습 등 검은 돌에 조각한 여러 작품이 보입니다.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모습을 봅니다. 조금씩 떠오른 해는 힘차게 바다를 도움닫기하며 씩씩하게 차오릅니다.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물결 춤춘다. 바다에서, 백구 춤춘다. 바다에서~ ’속초 해변길 제5길을 걷습니다.
속초해변- 바다향기로(路), 외몽치항, 대포항 전망대, 대포항 등 2시간 도보 코스지만 외옹치 항까지만 걷기로 합니다. 걷기 좋게 반구목으로 지형에 따라 산책로를 잘 꾸며 놓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두 부부가 미역을 걷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해변 순찰도 보았습니다.
1968년 울진 삼척공부 침투사건, 1996년 좌초된 잠수함 등으로 안보 철책선이 설치되고 민간인 통제 되었으나 남북화해무드로 이제는 66년 만에 일반에게 개방되어 바다향기를 맘껏 맡을 수 있었습니다. 철책에 함경도 피란민의 애환이 담긴 <아바이 마을> 모습, 한국전쟁 중 적중에 들어간 국군과 유엔군이 흥남해상에서 10만 명을 태운 <흥남철수>, 북한의 남침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6.25전쟁> 모습을 철책에 설명과 함께 형상화되어 있어 읽어보며 참으로 힘들었던 지난날의 슬픈 역사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푸짐한 아침을 들고 생수 2개씩 가방에 넣고 숙소를 나섭니다. 설악산 소공원을 지나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지나 돌밭 길을 걸어 비선대에 오릅니다. 지난 가을에는 이곳까지 왔다가 통제기간이라 목표 지점인 양폭까지 가지 못했었습니다. 나는 B팀으로 비선대까지만 오르고 내려와 권금성에 오르려고 했지만, 여자 친구들도 눈치를 보며 양폭까지 간다고 하기에 나도 가다가 힘들면 내려오겠다는 마음으로 따라 나섭니다. 앞서 가는 사람 뒤를 따라가면 눈길에 난 발자국처럼 어쩌면 그리도 밟기 좋은 길을 걷는지요. 끊이지 않고 크고 작은 폭포가 시원한 물소리를 내어 시원함을 더해줍니다.
나무그늘이 있어 더운 날씨인데도 그리 더운 줄을 모르겠습니다. 쉬며 쉬며 일행의 뒷 꽁무니에 따라 올라갑니다. 누군가 보낸 글 중에 ‘올라 갈 때 쉬고, 내려갈 때 쉬고, 중간에 쉬어간다.’는 인생의 길을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앞서 가는 친구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며 뉘가 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씁니다. 백만금을 주고 이곳에 오르라면 오르지 않으련만 좋아서 오르는 산행입니다. 괴면암을 지나고 양폭 대피소 옆으로 움푹 파인 둥근 소로 힘차게 솟구치는 양폭 폭포를 봅니다. 이것을 보러 온 것입니다. 참으로 이곳까지 오름이 대견스럽습니다. 친구들 아니면 행전 와 보지 못할 곳입니다.
내려갈 길이 까마득하나 그래도 수월했습니다. 다치지 않도록 조심, 조심 내려옵니다. 내려와 척산 온천을 찾아 쉼을 갖습니다. 대포항을 찾아 싱싱한 회를 사가지고 와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만보기를 보니 오늘은 37,546걸음을 걸었습니다. 많은 이익을 남긴 하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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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양폭폭포까지 가신 걸 참 잘 하셨네요. 생전에 그런 기회가 아니면 못 가볼텐데
백두산팀 친구들 덕분에 여자 친구들도 가본 셈이네요.
37,546보를 걷다니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사진이 넘넘 멋져서 바다기도 계단 다음 그림은 제가 야외스케치 란에 따로 옮겨 두었는데
그림으로 그려도 될지요. 사진찍은 사람의 허락을 받고 그려야 하니까요.
기행문 형식의 재미있는 글이 계속 연재되니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다음 날도 또 써주셔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