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빌리러 가는 발걸음
강헌모
청주 분평동 서원도서관으로 책을 빌리러 간다. 용암동에서 걸어서 가는데 그 길은 편안하다. 걷기운동도 되고 자유롭게 생각할 시간이 되어서 좋다. 또 마음도 좋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40분정도 걸린다. 그러니 부담이 없어서 좋다. 읽기에 적당한 수필집 또는 소설을 빌려 가방에 넣고 걸어서 오곤 하는데, 오다가 붕어빵을 사서 먹을 때가 있었다. 팥이 넉넉하게 들어간 붕어빵이 맛있어서 입에서 당겼다. 붕어빵을 사 먹은 날이 일요일이었는데, 맛 나는 붕어빵이 생각나서 또 사먹으려 했지만 팔지 않았다. 평일에 도서관에 갔었을 때는 붕어빵차가 보이지 않았다. 아쉬웠다. 붕어빵 맛이 기가 막혀서 기다렸었는데 그립다. 아마 사람이 많이 다니는 일요일에만 붕어빵을 파는 것 같았다.
나는 책을 빌릴 때에 읽기 쉽고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고른다. 또 글자가 너무 작은 것은 피한다. 나는 용암동에 있는 시립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수동에 있는 청주상당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이번에는 서원도서관에서 빌리고 있다. 어느 정도 읽을 만한 책읽기를 마치면 또 다른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려고 한다.
서원도서관에 걸어가면서 신호등에 걸려 멈추어야 할 때가 있는 나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기다릴 때가 있었다. 걷기운동을 한번 할 때마다 최소한 30분을 해야 했기에 걷다가 신호등 때문에 발을 멈추면 끊기게 되니 제자리걸음으로서 운동을 유지시켰다. 괜찮았다.
걷다보면 용암동에서 분평동으로 건너는 큰 다리 위를 걷게 된다. 그 아래로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한때는 그곳에서 걷기를 했었다.
가방에 넣어둔 빌린 책을 생각하며 올 때의 기분은 가볍다. 어느 날에는 오다가 호박엿을 샀다. 엿을 살까말까 망설였었는데, 지나쳐서 왔다가 다시 돌아가서 샀다. 딱딱한 엿과 말랑말랑한 엿이 있었는데, 나는 부드러운 것을 샀다. 이가 약한 나로서는 씹기에 편한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들르는 데가 있다. 그곳은 바로 용암동에 있는 오 천원짜리 한식뷔페집이다. 청미뷔페라고 적혀있는 그 집은 밥과 반찬이 맛있다. 영양밥, 일반미, 보리밥으로 나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반찬도 다양해서 푸짐하다. 제육볶음을 상추에 싸서 먹는 맛은 일품이다. 좋다. 단백질을 섭취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나는 그곳에 갈 때마다 과식 하는 편이다. 뷔페의 장점은 먹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맛있는 음식을 더 먹게 되어 배부르게 된다. 한번 먹기에는 아쉬워서 두 번을 먹게 되니 배를 두드리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걸어오기에 불편을 느끼게 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니 안 좋은 기분은 잊을만하다.
반찬 중에 야채에 소스를 얹어서 먹는 것과 콩나물 무침을 나는 아주 좋아한다. 또 식혜와 수정과와 누름 밥을 좋아하는데, 식혜는 없어서 수정과를 3잔정도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언제는 꽁치가 있어서 좋았는데, 요즈음은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오 천원내고 먹는 뷔페 집에서 만족할 만큼 음식을 먹으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없다. 자유로운 사람들이 먹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곳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편이라 수익을 내기에 좋다. 그곳에 몇 번을 가본 나는 친절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이 있어 생각날 때 마다 찾고 싶어지는 집이다.
서원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빌리고 오다가 뷔페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은 만족하다. 그냥 책만 빌리고 집으로 오기가 아깝다. 한동안 걸었으니 뷔페에 들러서 음식을 섭취하고 나서 여유 있게 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어느 날은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를 걷지 않고 사람들이 운동 하곤 하는 둑 아래로 난 길로 해서 서원도서관까지 가니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덜 마셔서 좋았다. 걸으면서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는 기분도 좋았다.
서원도서관을 갈 때마다 사람들이 독서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도 덩달아 그곳에서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분평동에 가면 왠지 모르게 나는 좋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용암동보다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내가 한때 그곳에서 성당을 다녔었고, 위락시설도 다른 곳에 비해 없어 쾌적하고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 걸까. 하여튼 분평동에 있는 도서관에 가는 길은 좋다. 마음 편하게 가니 말이다. 때로는 걸어서 거기까지 갔다 오느니 시간 절약할 겸 해서 시내버스타고 빨리 갔다 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안 한건 아니다. 몸이 힘들다싶은 날엔 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걸어보면 사색을 해서 좋기도 해서 걷기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상당도서관으로 시내버스타고 책 빌리러 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보다 이렇게 걷기 하면서 분평동으로 책 빌리러 가는 지금 기분이 낫다. 환경의 분위기와 기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같은 책을 빌렸어도 분평동에서 대출해서 오는 기분은 더 가볍다. 그런 나는 오늘도 분평동 서원도서관으로 책 빌리러 가는 나의 발걸음은 가볍다.
첫댓글 도서관으로 책 빌리러 가는 길은 산책겸 봄나들이네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셨겠어요. 행복한 하루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봄이 되니 여기저기서 예쁜 꽃들이 피어나 사람의 마음을 좋게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생활 되세요.
책 빌리러 가는 모습이 아주 경쾌해 보입니다.
저는 충북대 도서관에서 가끔 빌려봅니다.
하지만 전문 서적과 소설은 많지만 수필집은 별로 없어 헛걸음 할때도 있어요.
그래도 걷기 운동 했다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입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글 감상 잘했습니다.
선생님! 댓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충대 도서관이 큰데 수필집이 별로 없군요. 옥산 도서관은 작은곳인데도
수필집이 많은 편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용암동에 있는 도서관은 수필집이 적은가 봅니다.
예산이 많이 배정되어서 수필집도 많이 소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책을 빌리러 그 멋 까지 선생님의 열정이 부럽습니다.
청주시립도서관에 수필집이 웬많큼은 있습니다. 헌데 타 도서관에 비해 오래된 책입니다. 그래도 수필읽기가 제일 수월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일거 사득이네요
책 빌려서 좋고 운동해서 좋고 맛있는것도 드실 수 있으며
거기다 이렇게 작품 소재까지...
여유로운 작품 잘 읽었습니다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수필읽기에 습관을 들이니 즐겁고 생기가도는것
같습니다.
독서를 위해 걸어서 도서관까지 다니시는 열정만 봐도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열정 식히지 마시고 열독하시기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아름다운 봄에 좋은 경치 보며 행복하게 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