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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이야기
이홍사
소금을 안 처먹어?
그럼 뒤지는데?
목청을 높였다.
열대 나라! 남의 처마 밑에서 중고 오토바이를 거간하는 중개인 개똥이에게 한 말이었다. 원래 이름은 캐톤인데 내가 개똥이라 불러대는 바람에 정말 개똥이 된 녀석이다. 녀석은 소금을 가지고 다니면서 먹는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치뜨며 그걸 왜 먹느냐는 듯이, 첨 듣는 말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지니고 다니던 소금 한 통, 어제도 기어이 다 먹었고 오늘은 이미 반 정도를 먹고 난 다음이었고 개똥이에게 왜 소금을 먹어야 하는지 그걸 어눌한 현지어로 설명하던 참이었다.
니? 참말로 와 소금을 먹는지 모른다는 말이가?
소금을 안 처먹어?
그럼 뒤지는데?
점점 더 모를 소리를 한다는 듯이 눈을 더 동그랗게 치뜨는 개똥이.
어제는 아침에 채워서 나간 통을 저녁에 흔들어 보니 빈 통이었다. 체내에서 땀 소금 한 통의 염분을 배출하려면 땀을 얼마나 흘려야 했을까? 비록 작은 약통이지만. 아주 옛날이야기지만 군에 있을 적에 다른 옷은 표시가 안 나는데 국방색 군복은 행군하면서 군복이 폭 젖도록 땀을 흘리고 나면 옷이 마를 적에 소금기가 군복 등에 허옇게 얼룩져 있다. 그렇게 힘든 행군을 하고 빼낸 땀은 보람이 있는데 여기서 흘리는 땀은 보람은 고사하고 짜증만 동반할 뿐이다. 선풍기 앞에 앉아있어도 땀이 가슴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지경이다.
소금 한 통을 땀으로 다 빼냈다?
한 통이라고 하니 통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한 말이나, 통이 아니라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갈 만큼 작고 동그란 약통이다. 골목 저쪽에 있는 단골 약국에서 부탁해서 하나 얻은 것인데 뭐에 쓸 거냐고 묻는 약사에게 소금을 넣는 통으로 이용하겠다고 했더니, 별 희한한 양반 다 본다는 투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금? 소금을 왜 가지고 다니셔요?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며 하얀 플라스틱으로 된 조그만 약통을 내놓기는 했는데 이 나라에서 약사조차 왜 소금을 가지고 다니는지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그래! 군대에 가본 일이 없으니 알 턱이 없겠지! 왜 소금을 가지고 다니는지.
인마! 군대가몬 왜 소금 처먹어야 하는지 다 배워여. 한국 남자들 다 군대 갔다가 온당께! 나도 육군 병장 출신이고, 울 아부지도 살아계시면 96세가 되지만 육군 병장 출신이여, 우리 아들놈은 공군 병장에서 얼마 전에 제대했당께로. 병장, 이거 만만하게 볼 거 아니여 인마! 사병 중에서 장이자녀! 이 장자가 참모총장할 때 그 장자하고 같은 자란 말이여. 너그 한문 모루재? 요렇게 쓰는 거시여!
그러면서 손바닥에 다른 손가락으로 장자를 그리며 마지막 획에서 힘을 가해 살짝 올려 보이며 힘을 줘버린다?
병장이 글케 높은가유?
입을 떡 벌리고 놀라서 헤벨레, 그때 주둥이 소금 쪼까 처넣으면 좋갔지만, 참고.
인마 생각혀봐. 너그 나라 두스타 월급이 월매여? 그 돈 받고, 우리나라 공군 병장 월급 받아서 달러로 바꾸어서, 요기 뭐야? 싱가폴, 그래 싱가폴하자! 가깝자녀? 물가 더럽게 비싼 나라, 거기서 딱 만나서 점심 먹을라 카몬, 너그 투스타는 기사식당으로 가고 우리 공군 병장은 레스토랑으로 가여! 내 말이 틀린가 진짜로 실험해 볼텨? 그리고 병장쯤 되면 전투 체력은 월매나 좋은데? 쥑이지. 너그 투스타하고 우리 육군 병장하고 둘이 웃통 딱 벗고.
뭐? 뭔 권투야 인마! 사람 쥑일 일 있어? 우리 병장은 도덕성이 높아 나이가 많으면 안 때려 걍 맞고만 있지! 권투말고 걍 백미터 달리기를 시켜봐! 택도 없지? 내 말 틀린가 함 시켜볼까?
오십에서 서너 살 더 먹은 미얀마 투스타, 아랫배가 볼록하게 나온 넘하고 한국의 병장, 걍 아무나 불러서 봐도, 몸매 쭉 빠지고 허벅지 근육이 발달했을 낀데, 그 스물두 살짜리하고 웃통 딱 벗어놓고 백미터 달리기를 시킨다?
아이고, 시방 상상만으로도 내 말이 틀린 거 아니자녀?
월급? 그랴! 요새 공군 병장 달면 돈백 나올 걸? 우리 때야 2700원 받았지만, 한국 돈 백하고 미얀마 돈 백하고 달러로 바꾸어 봐, 한국 병장이 달러로 서너 곱절 많자녀? 계산이 안되몬 환율 계산기 때려 보라고?
계산이 잘못되었나? 다시 생각해보자.
미얀마 동사무소 공무원 월급이 대충 삼십만 짯 정도이니 한껏 잡아서 투스타라고 백만 짯으로 잡고 요새 한국 병장들 월급이 백만 원은 될걸? 모루기는 해도 담뱃값도 현금으로 준다고 들었으니, 합치면 더 되려나? 암튼, 백만 원으로 잡아놓고, 미얀마 짯이 요즘 기준으로 1달러에 평균 3500짯, 한국은 요즘 환율이 천삼백 얼마라고 들었는데 대충 1400원으로 잡아놓고 퍼뜩, 계산해도 한국 백만 원이면 800달러 정도, 미얀마 백만 짯이면 300달러 남짓, 퍼뜩 계산해도 대번에 8대 3이잖어?
그래, 맞네! 싱가폴이 아니라 아무 도시에서 만나더라도 800달러 쥐고 있는 놈하고 300달러 쥔 놈하고 상대가 되겠어? 미얀마 백만 짯이면 일곱 식구에 가정부까지 떵떵거리고 사는데 한국서 백만 원이면 어디 가서 풀칠이나 하겠냐만, 그런 말은 싹 빼고 뼈대만 들고 얘기하는 거야.
야! 인마! 한 달, 월급을 달러로 몽땅 바꾸어서 홍콩서 만날까? 싱가포르에서 만날까? 참말이여?
내가 뭔 거짓말이나 공갈을 쳐? 사실인데!
야 인마 너그 나라 똥싸 땔라비, 라고 하자녀? 똥싸가 뭐여? 화장실 떠올리지 말고. 세 가지 싸! 그랴! 싼 (쌀) 씨 (기름, 여기서 휘발유나 엔진오일이 아니고 식용유, 콩기름, 미얀마는 열대라서 뭐든지 튀겨 먹기에) 그리고 하나가 뭐야? 그래! 싸! 바로 소금 아니여? 너그들 나라 본토 발음로 싸가 소금이잖아? 이 세 가지를 두고 똥싸 땔라비라고 하자녀? 물가가 올랐다는 말. 내 말이 틀리나?
어? 맞는 말씀이네유?
너그들 인마! 더운 나라지만, 땀 안 흘리자녀! 더우면 그늘에 걍 헤벨레 늘어져 누웠지. 우리나라 육군 병장은 뛴다니께, 땀이 전부 소금이여! 땀 흘리고 나서 혀에 빨아 봐, 짭자녀! 땀 흘려 일하는 걸 이렇게 싫어하는 나라 투스타 월급하고 한국 병장 월급하고 같다면 말이 안 되겄재? 너그 나라 투스타를 보족이라 부르자녀? 한국 병장하고 절대로 비교하지 마! 알갔어?
약사라는 넘이, 눈을 씀뻑거리는 사이에 약통 하나를 들고 걍 나와버린 것인디 거짓말이라곤 한 마디도 안 혔지라!
아무튼, 소금을 들먹이기 전에 빨리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하자.
참 지독함을 넘어서 악랄하게 덥다. 매일 39도라고 발표하더니 어제는 도저히 안 되겠던 모양인지 42도라고 공식 발표했다. 40도가 넘으면 국제법으로 근로자에게 일을 시키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매일 39도, 혹은 39.5도라고 발표했는데 그런 날은 차에 타고 승용차 계기판에 나타나는 바깥 기온을 보면 43도가 넘는 날이 허다했다.
지난밤에 또 잠을 설쳤다.
바로 더위 때문이었다. 전기가 들어오다가 끊기다가 반복, 에어컨이 달린 방에서 자다가 땀이 진득하게 배어 나오는 걸 느끼고 깨기를 몇 번! 비몽사몽 종내에는 문을 다 열어놓고 베란다에 나가서 누웠더니 배어 나오던 땀은 멎었으나 달려드는 모기떼에 옆구리와 종아리를 얼마나 뜯겼는지, 그렇게 뜯겨도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혹시 나는 이 지독히 더운 나라와 지독하게 더러운 악연이 있는 건 아닌지?
지독하다기보다는 악랄하다는 말이 맞지 않을까?
악랄한 더위와 악연!
일단, 여기가 미얀마라는 사실부터 서두에 밝히고 얘기를 풀어가는 게 마땅하겠다.
지금 더위를 운운하며 앉은 이 자리는 미얀마 중에서도 옛날 수도이자 경제도시라고 불리는 양곤이다. 이 도시의 옛 이름은 랭군이라고 불렸으며 미얀마도 국명이 바뀐 지 겨우 삼십 년 안팎인데 옛날 버마라는 국명이 내 귀에는 더 익숙하다. 버마라고 인터넷에 치고 들어가면 미얀마라고 자꾸 한글 프로그램이 자동 맞춤법으로 고쳐서 변환시켜 주는데, 미얀마보다는 버마가 더 쉽게 귀에 담기는 이유는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인터넷에 버마를 치고 들어가려면 ‘버’ 자를 치고 한 칸을 띄워서 ‘마’를 처넣고 한 칸을 줄이든가, 아니면 버어마라고 세 글자를 치고는 ‘어’ 자를 삭제하면 옛말 버마가 된다. 다른 프로그램은 몰라도 내 손에 익숙해져서 쓰는 한글2010은 그렇다.
버마가 귀에 익숙한 이유는 어릴 적에 박스컵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버마와 축구 경기 하던 걸 텔레비전이 처음 나올 때쯤 재미나게 보면서 들어서 귀에 익은 점도 있지만, 내가 말년 병장, 만기 전역을 겨우 보름 남짓 앞두고 소위 말하는 버마 아웅산 사태가 터졌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버마라는 고유명사를 억지로 만들었더니 맞춤법이 틀린다고 단어 밑에 빨간 줄이 그어지는데, 그래도 버마라고 해야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가 있겠다.
지난밤에 잠을 설치며 이 버마, 미얀마와의 연에 대해 찬찬히 짚었는데, 결론은 떠나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고 그 생각에 대못을 실하게 박았다.
오늘이 5월 16일이다.
5.16! 어쩌면 나에게 혁명이거나 쿠데타가 될 결정인지도 모르겠다. 예전 우리의 역사, 5.16으로부터 몇 년이 지났나? 반세기가 훨씬 넘어 한 세기에 더 가깝지만, 다짐했다. 5.16을 나의 혁명이나 쿠데타로 만들겠다고. 총은 나의 내부에 있다고.
지금부터 떠날 준비를 시작해야 하겠다.
이 나라에 뿌린, 나의 피라고 여겨지는 걸 거두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옮겨야겠다.
괘씸하고 분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나라에 와서 경제적 출혈이 심했고, 너무 심해서 비틀거릴 정도가 되었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어떤 식으로든 배신감이나 실망을 안겨주어 그 쓰디쓴 맛을 기어이 보아야 했다.
미얀마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볼에 ‘타나까’라는 식물성 분말을 바르고 환하게 사심 없이 웃는 소녀의 사진이 뜨며 순수미소를 들먹이는데 이 나라에 쓰려고 여행이나 관광으로 오면 그런 뉘앙스가 일시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한 꺼풀 벗기도 들어가면 그런 순수미소조차 가식임을 알 수가 있는데.
체잉따라 시래!
약속이 있다는 이 나라의 말이다. 체잉이란 바로 시간을 지칭한다. 떠체잉이란 한 시간! 흐넷체잉은 두 시간, 이런 식으로 시간을 지칭하는 체잉이 약속이라는 말의 어원으로 등장하는데 그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약속이란 없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약속 시간의 어김. 이게 몸에 배지 않아 가장 힘들었고, 그다음으로 힘들었든 게 배신이다. 고마움이나 만족은 모른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성질마저 난폭해지겠다.
내부의 혁명이 분명히 필요한 시점. 그걸 쿠데타라고 명명해도 상관이 없는 일. 돌이키면 지금도 어지간히 난폭해졌다. 성질을 비롯해 언어가 순화라는 물결에 역류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귀가 순해지고 말이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허구한 날 불쑥 튀어나오는 말. 내 입에 밴 말이 바로, 이게 무슨 나라야? 더 심한 날은 그 말 앞에 수식어가 하나 붙는데, 그게 바로 쌍욕이다. 뭐 이런 ‘조거튼’ 나라가 다 있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내뱉고 스스로 무안하고 무색해서 손등으로 입술을 문지르곤 하는 날도 가끔 있다.
왜 하필 이런 나라에 지겟다리를 놓았을까?
후회하지만 늦었다.
이 나라와의 악연을 설명하자면, 40년도 더 지난 말년 병장 시절로 돌아가야 하겠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10, 26 직후인 80년 4월에 입대했으니, 아마도 82년 10월이었지 싶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시 국방부에 내가 고스란히 바친 젊은 시간이 31개월 18일이었으니 그해가 맞지 싶다. 나이가 예순이 넘으니 그런 햇수도 약간 헷갈리긴 하는데. 그럼 42년 전의 얘기를 들먹이는 건가?
아무튼, 국방부로부터 육군 병장 만기 전역의 특명! 그렇지, 특명은 내려오지 않았지만, ‘개구리복’ 이라 불리는 예비군복은 이미 수령 하달되었고 제대를 보름 남짓 앞둔 일요일.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는 60여 명 중에 ‘최고참’이라고 불리는 선임이었고 일요일이었기에 내무반에서 텔레비전이 잘 보이는 침상에 누워 군용담요를 한 장 말아서 머리에 고이고, 한 장은 말아서 종아리 밑에 고이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텔레비전을 보다가 졸다가 하던 오후였다. 물론 내무반 한쪽 구석에서는 후임 중에서 막내가 내가 입고 갈 ‘개구리복’을 정성 들여서 다림질하고 있었고.
얼마나 평화로운 내무반 풍경이야?
당시에는 예비군복을 받으면 촌스럽게 그냥 입고 가는 게 아니었다.
입대할 적에야 군복이나 군화가 맞지 않으면, 군복에 몸을 맞추고 군화에 발을 맞추어라, 이런 소릴 했지만, 그런 최고참, 선임이 되면 후임들이 몸에 맞게 줄여오고 또 서너 번 빨아서 진한 색깔을 좀 빼며 질감이 뻣뻣한 예비군복을 보드랍게 만들어 입고 제대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날은 졸음 섞인 눈으로 무슨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텔레비전 화면 하단에 붉은 글씨로 자막이 떴다. 이게 뭐야?
버마 아웅산 폭발 사고! 순방단 40여 명 참변!
이게 무슨 소리야? 보고 있는데 다시 뜬 붉은 자막 하나!
실제 상황입니다!
당시에 대통령이 순방단을 이끌고 버마에 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잠이 확 깨며, 아! 꼬여도 참 더럽게 꼬이네? 그런 나라는 지랄할라고 가는 겨? 속으로 그렇게 내지르며 어수선한 내무반 후임들에게 소리를 쳤다.
야! 이 새끼들아! 동작 그만!
전부 오 분 대기조 군장 꾸려! 열외는 없다!
그날은 일요일이었기에 소대장은 외출 중이었고 선임하사도 늦은 열애 중이라 애인을 만나러 나가고 없었다. 내무반을 지휘할 인간은 마땅히 나였다.
그렇게 시작된 말년 병장 인생이 기구하게 군장을 메고, 총을 들고, 남해안, 오륙도 부근으로부터 대마도 근방까지 무인도를 수색했다. 잠은 군화를 신은 채 무인도의 산자락 잡초밭에서 우의를 덮고 자야 했고 먹는 건 전투식량으로 일주일이 넘도록 때웠는데 제대 특명은 나오지 않았다.
말년 병장의 삶으로는 참 기구하다고 생각하며 버마, 버마를 곱씹으며 원망했었다. 비상시국이라는 이유로 그때 흘린 땀이 얼마인지? 소금을 몇 통이나 먹었는지. 결국 삼 주가 밀려서 특명을 받고 ‘개구리복’을 걸치고 전역 파티도 없이 제대했지만, 버마와의 악연은 지금 머릿속에 선하다.
그런 내가 왜 이런 나라에 와서 당시를 떠올릴까?
이 새벽에 그 생각을 하니 또 심장 어느 모퉁이선가 진득하게 땀이 날 지경이고 여기 와서 잃은 걸 생각하면 이가 갈리는데 날씨까지 녹초를 만들고 있다.
이 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 나라들은 5월 중순이면 우기가 시작된 무렵이라 비가 가끔 한두 차례씩 내려 좀 견딜만해지는데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비 소식은 없다. 작년 10월 말부터 단 한 방울의 비도 오지 않았다.
동남아 건가는 그렇다. 우기가 시작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온다. 우리나라처럼 비가 하루 종일 추적거리지 않고 어느 놈 성질머리처럼 끊고 맺음이 정말 화끈하다, 저쪽에 비구름이 몰려온다 싶으면 남의 처마 밑에서 비가 지나가도록 기다린다. 소나기를 넘어서 스콜처럼 쏟아지는데 대략 삼사십 분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하늘이 말끔하게 개고 햇살이 따갑도록 쏟아지는데 그게 흡사 어느 놈 성질머리 같은데 그 어느 놈이 대체 누군지?
소금을 가지고 다니니 이 나라 사람들은 그게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기에 가끔 친하다고 생각되는 놈에게 설명을 해주는데, 소금 안 처먹으면 어질어질하다가 종내에는 쓰러진다. 땀을 혓바닥으로 핥아라. 짭짤한 맛이 바로 소금인데 모든 동물의 체내에는 염분이 꼭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 먹고 물을 마시고 체내에 필요한 만큼의 염분을 축적해야 한다. 한국의 모든 남자는 군에 갔다가 오는데 군인들 허리에 찬 수통 옆에는 소금을 넣는 작은 통이 붙어 있다고 하면 그 말을 그대로 믿는다.
아무튼 이 나라는 비가 소식도 없는 우기의 초입인데 더위의 절정이다.
찻집 추녀 밑에서 커피를 마시며 현지의 똘마니들과 노닥거리는데도 땀이 가슴골을 주르르 흘러내리고 그 자리에서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어 쥐어짜면 물기가 주르르 떨어지는 지경이다. 작년에 좀 다치고부터 살이 너무 빠지고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빛과 소금이 되라!
이게 성경에 나오는 말인지, 불경에 나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된 격언과 같은 말임은 틀림이 없다. 빛과 소금은 인간이 생존하는데, 꼭 필요하다는 필수 불가결이라는 말일 터다.
요즘 한국에선 저염식, 저염식, 식당이라는 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걸 무슨 자랑이나 훈장처럼 여기는데 그걸 보면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리게 된다.
소금을 안 처먹어? 그럼 어질어질하다가 뒤지는데?
한국에서 나는 어느 식당에 갔다가 벽에 그런 글귀가 붙어 있으면 싱거운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바로 돌아 나온다.
이 미얀마로 오기 전에 몽골에서 팔 년간 아르바이트 삼아 중기 임대업을 했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규모가 좀 컸고 몽골에 겨우 두세 대를 가지고 가서 분점처럼 시작했는데 그때는 시기를 잘 만나 열 몇 대까지 키워 몽골에서 가장 큰 중기 업체로 소문나도록 번 걸, 몽땅 이 미얀마에 쑤셔 박았다는 걸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몽골에는 현지어로 ‘타르바가, 라고 불리는 동물이 있다. 그 동물의 한국 이름이나 국제 공식 명칭이 뭔지 모르겠다.
그걸 인터넷에 찾아보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그 동물은 만화영화에 가끔 등장하는데 몽골 초원에서 차가 지나가면 땅속에서 나와서 앞 다리를 모으고 꼿꼿이 서서 지나가는 차의 불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며 호기롭게 바라보는, 다람쥐와 비슷한데 덩치가 다람쥐보다는 약간 큰 짐승인데,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되려나 모르겠지만, 이 동물은 소금을 찾아 거의 사오백 킬로를 갔다가 온단다. 단지 소금을 먹어야 한다는 이유 하나로.
소금을 냄새로 찾아서 야음을 이용해 그 먼 길을 갔다가 또 제가 태어난 곳의 땅이나 흙이 지닌 특유의 냄새만으로 길을 찾아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얘기인데, 하고 싶은 말은 이 동물의 뛰어난 귀소의 감각이 아니라, 동물이 살아가는 데는 소금이 꼭 필요하다는 말이다.
몽골은 태고에 바다가 융기되어 형성된 땅인지 소금 광산이 있다. 그리고 초원 군데군데 있는 호수도 소금호수가 있고 민물 호수가 있다. 몽골은 최소한 바닷물을 퍼 올려 그 물을 말려서 소금을 구하는 염전은 없다. 소금 광산에서 채취한 소금 덩어리, 돌처럼 딱딱해진 소금으로 조각상을 깎기도 하는데, 그렇게 만든 조각은 아무리 오래 두어도 부패하거나 몽골 기온에 녹을 일이 없다는데, 그 딱딱한 소금 덩어리를 바수어서 식염으로 이용하는데 몽골 사람들은 소금을 많이 먹는 편이라 하겠다. 삶은 고기를 굵은소금에 듬뿍 찍어 먹는 걸 여러 번 보았고 내가 따라서 해보니 너무 짜서 삼키지 못하고 바로 뱉을 정도였으니 많이 섭취하는 게 맞으려나.
기온이나 기후로 따지면 땀을 흘릴 수가 없는 민족이 무슨 소금을 이렇게 많이 먹어?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소금에 관해서는 너무 짜게 먹는 게 건강에 해롭겠다고 생각했던 내가, 한국의 저염식에는 아니, 저염식의 유행에는 혀를 내둘렀다. 희한하게도 우리나라는 뭐든지 한 번 유행하면 시간이 걸리지만 끝장을 보는 나라다. 예를 들자면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이 그랬고 또 미투라는 이상한 말이 나와 여러 작자를 변태로 만들거나 죽였는데, 또 저염식이라고 하니 덩달아 유행처럼 형성되기도 한다.
저염식?
과연 소금이 그렇게 나쁜 건가? 현대 의학을 분석하기 전에 인체에 들어오는 소금은 없는데 땀이나 오줌으로 하루에 배출하는 소금기가 얼마나 되는가? 자기의 몸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동물의 일일 권장량이 버젓이 있는데 소금을 건강의 천적쯤으로 치부하는 이 무지가 어디서 비롯된 건지. 유행? 저염식이 유행이다. 멋모르고 유행만 좇다가 죽어야 저승 맛을 알지. 당뇨로 몸이 썩어들어가는 건 저염식에 설탕을 과다 섭취해서 인슐린 분비가 줄고 콩팥 기능이 약해진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야지,
뭔 유행으로 소금을 안 처먹어?
물론 소금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임상 결과가 있지만, 일일 권장량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생각해야지. 어제는 한국으로 연락해서 죽염을 좀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지 않았는가.
싱겁게 먹었을 콩팥은 체내에 없는 미네랄을 재흡수하려고 너무 무리해서 암으로 연결되거나 일으킨다는 사실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정제염보다 천일염이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사실도 제쳐두고, 소금이라면 깨끗한 정제염을 찾으며 또 소금이라면 혈압이 오른다고 겁을 주며 저염식을 유행처럼 여기는데, 뭐시여?
밥을 두고 탄수화물이라 부르며 탄수화물이 몸에 끼치는 해로운 점만 들먹이며, 밥을 처먹지 말라는 이치와 뭐가 다른지 도대체 모르겠다.
염통? 그렇지! 심장을 염통이라고 지칭하는 이들도 있는데.
대체 염통이란 게 무엇인가?
바로 소금 통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사람의 몸에는 소금 주머니가 있다? 염통이라고 부르는 건 이상하지 않고 소금 주머니라고 하니 이게 이상하게 들리는가?
인간의 몸속에 필요한 것이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 미국은 천일염은 없고 암염이나 정제된 소금뿐이다. 암염이나 정제염은 미네랄이 없는 순수 염화나트륨(Nacl)이다. 미국 의사들이 임상실험을 한 결과를 들고 한국의 의사들까지 천일염에 대고 소금은 해롭단다. 그런 무지가 소금의 필요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환자들에게 짜게 먹는다고 다그친다.
당뇨환자가 발이 썩어들어가는데, 짜게 먹는다고 난리.
걍 상처 위에다가 소금 뿌려부러! 안 썩는당께!
와 그랴유? 소금 먹으면 여그가 안 썩어유! 안동의 간고등어 보시유! 간고등어 썩는 게 봤시유? 안 썩으면서 월매나 잘 팔리는지. 안동 간고등어가 왜 그리 유명해졌는지? 안동에는 바다가 없시유, 글케 안동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없어도 안동 양반들이 간잽이를 잘해서, 그려! 염장법이라고 간잽이라고 하는데 소금으로 썩지 않게 저장하는 법이 아니겄슈!
아이고, 됐시유. 몰러!
그렇게 간단한 놈을. 개똥이에게 설명하고 따지다가 열 받으니, 땀이 더 나고, 소금을 더 먹어야 오늘 밤 어질어질하지 않고 푹 잘 수가 있겠는데. 그 생각에 조금씩 찍어 먹곤 하던 소금 통은 기어이 비었다.
빈 소금 통을 흔들어 보이자, 개똥이 녀석은 소금 통과 내 얼굴에 더 동그랗게 치뜬 눈을 박는다.
개똥이가 알아들었나 말았거나, 일단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소금 통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한국의 계좌에서 한국의 다른 사람 계좌로 오늘 날짜 안으로 송금해야 한다.
숙소로 돌아가야만 와이파이가 잡히기에 시원하다지만 여기에 더 앉아서 노닥거릴 수가 없다.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지만 무용지물, 은행 앱이 열리지 않는 나라다. 오토바이 거간꾼 녀석의 핸드폰에 있는 와이파이를 연결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약한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겨우 카톡이나, 더 잘 열리는 게 바로 쇼핑몰이고 은행 앱은 약하게 잡히는 와이파이에서 절대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가끔 은행 앱은 와이파이 밑바닥에 깊숙이 앉아 입을 꾹 닫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찌감치 서둘러 송금해야 한다. 한국과 두 시간 반의 시차가 있으므로 저녁을 먹고 조금 지체하다 보면 한국의 받는 사람 계좌에 내일 날짜로 찍히기도 한다.
바로 두 시간 반의 시차 때문이다. 여기서 밤 아홉 시 반이 넘으면 한국은 날짜가 지나서 내일이다. 그리고 여기에 와서 안 사실이지만, 이 나라 시간으로 밤 아홉 시 반부터 15분간은 모든 금융거래가 제한된다. 한국에서는 몰랐던 사실인데, 한국시간으로 자정부터, 15분간은 금융사의 전자 시스템이 저그들끼리 둘러앉아 회계하는 시간으로 추정된다. 무조건 그 시간에 은행 앱을 열고 들어가면 전산시스템 오류로 뜬다.
이게 왜 이런가?
한국에서는 자정에 핸드폰을 잡고 송금해 본 일도 없을뿐더러 어디를 가도 은행 앱이 열리기에 실험 삼아 일부러 하지 않으면 그 시간에 돈을 보낼 일이 없어 몰랐는데 여기서 저녁을 먹고 좀 꾸물거리다가, 아차 싶어 은행 앱을 열면 딱 그 시간만 전산 오류라며 재시도하라는 안내 문구만 뜬다. 그 사간이 딱 15분이다. 그 일이 반복되기에 눈치를 보니 전 금융 전산시스템이 둘러앉아 하루치를 회계하는 시간으로 추정되는데 그 시간에는 어느 금융사를 막론하고 다 그렇게 뜬다. 그 시간까지 모든 거래를 멈추고 이자를 계산해서 내 주머니, 네 주머니로 나누는 옮겨 담는 시간이고 전산이 정상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순간부터 하루치의 이자가 다시 부여되는 방식인데, 이 순간으로 전산 오류로 인하여 그 시간을 넘기기도 하는데 그러면 상당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너? 어제까지 돈 보낸다고 해놓고 왜 안 보냈어?
뭔소리여? 시방! 어제 보냈는디? 분명 어젯밤에 보내고 잤는디?
내 시방 통장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까? 지금 찍어보니 분명히 오늘 날짜로 들어왔당께, 뭔 소리를 그따위로 싸가지 없이 하고 자빠졌당께?
뭐 싸가지라꼬? 아, 이 새끼! 참말로 말하는 꼬라지하고는, 니 말 다했나?
그래 다했다. 이 새끼야! 앞으로 니하고 돈거래 안 할팅게, 인마! 끊어!
그러고는 전화를 철거덕 끊어버린다. 무슨 말이 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으나 끝까지 받지 않았다.
햐! 이 새끼 봐라! 돈거래가 아니라 인간관계까장 끊어부러!
개똥아!
소금 처먹으라는 건 이해가 안 가더라도 이런 일은 짐작하겠재?
그래? 오케이
그런데.
그런데, 이 날짜가 하필 월말이라면 둘의 대화 속에서 시간이 하루가 아니라 한 달이라는 차이가 생기겠재? 그래! 그게 하필, 이라는 수식어의 한계를 넘어서서 공교롭게도, 그렇지 공교롭게도 12월 31일이라면?
그렇지! 일 년의 차이가 생기는 거고.
그 문제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고, 만약 소금을 덜 먹어서 어질어질하다가 픽, 쓰러진 시간이 공교롭게도 12월 31일 그 시간이고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면? 만약 내가 그렇게 되었다면 어떤 방법이 동원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으로 옮겨가서 빈소를 차릴 거 아니야?
누군가 빈소에 조문을 오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래! 아들놈 친구이거나 친지이거나 내 친구들!
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서, 내 친구들이 조문을 와서 이래저래 조문을 마치고 마침,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가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는데, 말씀 중에 오해가 생긴 기라.
저 친구 죽은 게 작년이라며? 왜 이리 소식이 늦었어?
작년이 아니라 내년이여!
뭔소리여? 작년에 죽었다 카던데?
그게 아니라 내년에 뒈졌다카이!
이 친구 봐라? 뭔 사람이 친구가 언제 죽은 지, 그것도 모르고 문상을 와여? 사람 그래 안 봤는디?
이 친구 말씀에 인품이 보이네! 참말로 공무원 출신아니라카까봐, 그리 융통성이 없이 앞뒤가 꽉 맥힌 겨? 인간성하고는!
인간성? 인간성을 따져! 니 같은 눔이? 내 이 말은 끝까지 안 할라캤는디, 니 인마! 옛날에 뒷골 영자가 내하고 사귀는 줄 알면서 계속 찝쩍거렸잖여! 그때 참말로 서운했어. 인마! 그 바람에 내 군에 간 사이 영자가 고무신 거꾸로 신는 바람에 내 인생이 변했뿌맀다는 거 아이가? 인마!
그 말을 해놓고 홧김에 술 두어 잔 더 때리뿌리고, 마주 앉은 친구는 뭔가 오해, 영자를 집적거리지 않았는데, 말문이 막혀 또 두어 잔 더 꺾어뿌리고,
친구가 죽었는데, 내년에 뒈졌다는 건 뭐야? 인간성이 월매나 더러우면, 그런 말을, 우째 할 수가 있어? 인간성하고는.
이게 계속 인간성을 덜먹이네!
그럴 때 내가 탁, 일어나서 중재를 하몬 좋겠재?
야 이 친구들아! 내가 뻗은 시간이 하필 이래서, 이쪽에서 보면 작년이고, 이쪽에서 보면 내년인데, 그 시간이 그 시간이야! 오랜만에 만나서 왜 이런 쌍욕을 하고 그래? 오해 풀고 맛있게 먹고 가! 나 다시 관속으로 들어가야 해여!
그렇게 중재를 완벽하게 해서, 오해가 풀리는 걸 보고 다시 관속으로 들어가 누우면 좋겠지만, 죽은 넘이 우째 관에서 나오겠노?
현실적으로 맞재? 그런 중재가 없으니까, 티격태격 더 하다가 급기야, 술김에, 홧김을 더해서 들고 있던 소주를 맞은 편에 앉은 친구의 얼굴에 확 뿌렸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너 이 새끼야! 뒈져도 연락하지 마! 니 같은 놈 문상도 안 할끼라.
그래, 새끼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니가 하는구나. 기다렸던 말이다. 인마! 상호 간에 그렇게 하자, 이 새끼야!
그 넘도 들고 있던 소주를 상대의 친구 얼굴에 난폭하게 뿌리고 벌떡 일어서서 하나는 저쪽으로 나가고, 하나는 나가다가 성질이 덜 풀려서 돌아와서 술상을 퍽 차고, 저쪽 문으로 나가면 이 두 친구가 평생 만나겠나?
내 죽은 건 둘째로 치고 그런 친구들을 원수로 만들면 그것도 민폐가 되겠재? 그렇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재? 같은 친군데 도의상 그런 민폐가 용납이 되겠나? 일단 내가 죽은 건 괜찮다 치고.
그랴?
맞재?
그러니까 인마! 내가 지금 소금 처먹으러 갈라카는 거 아이가, 인마! 뻗으마 절대로 안 되니께로? 죽염이 소금이야? 아니면 대나무야? 염 자가 뒤에 있는 걸로 봐서 소금으로 분류되겠재? 그건 왜 약이 되는데?
개똥이 너 인마! 오늘 밤에, 자다가 마누라한테 올라갈 때 소금 처먹고 올라가! 이렇게 덥은 데 까딱 잘못하몬 복상사 주지가 되여! 소금쟁이 말씀이라고 흘려들으면 그런 일이 생기는 기라! 소금이 없으마, 우리 집으로 와, 니한테는 특별히 좋은 소금으로 쫌 주께.
눈깔이 멀뚱거리는 넘에게 그렇게 흘려놓고 왔는데 녀석은 아직 소금 얻으러 안 오네? 내 말빨이 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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