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下棺)
박목월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니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
목련꽃 필 때면 목이 아프다
목련꽃 필 때 떠나간 사람
목련꽃 필 때면 목이 아프다
목련꽃 필 때 떠나간 사람
잊은지 벌써 벌써 오래인데
해마다 꽃필 때면 목이 아프다
올해도 두런두런 봄이 찾아 오더니
아프게 아프게 목련꽃 핀다
목련꽃 질 때면 몸이 아프다
목련꽃 질 때 떠나갈 사람
목련꽃 질 때면 몸이 아프다
목련꽃 질 때 떠나갈 사람
이제는 곁에 곁에 없는데
해마다 꽃질 때면 몸이 아프다
어느새 술렁술렁 봄이 떠나간다고
아프게 아프게 목련꽃 진다
**** 박수진 < 목련꽃 피고 지고 >
첫댓글
봄이 되니
이 노래가 듣고 싶었는데
이 시가 쑥 다가왔습니다 ....()....
목월의
"하관"이란 시를 다시 읽어봅니다
...
거제여행에서 뮤직님도 만낫던
송은숙님이 어제 돌아가셧답니다
부고 소식을 접하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영애의 (사의 찬미)를 찾아 듣노라니 눈물이 나서 몇번이고 손수건으로 눈을 훔쳣어요
...
인생
~~~
허 ...무
허 ~~~ 이런
어쩐다지요.
어쩔 수도 없는데.
슬프네요.
도반님들의 슬픔은 얼마나 크실까요.
이 봄이 하염없이 야속합니다. ㅠㅠ
인생 허무한 줄 알고 있지만
참 ...... 허무하네요 .......
@musicok
< 사의 찬미 >와 빗소리에 젖습니다.
송은숙임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