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구입 2개월이 지난 2012년 5월에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지리산/남해 일대를 2박3일로 아내랑 투어했다. 그때는 영상을 찍을 캠코더없이 사진기 하나 메고, 네비게이션 장착 거치대가 없어 아내가 등뒤에 폰을 대고 길을 봐주면서 여행을 했다. 짐받이에 장착한 여행용 가방이 자꾸 흔들려 기울어져 남해에서는 끈을 얻어 양쪽을 고정하였는데 옛날 농촌바이크처럼 보였다. 첫날 구포를 지날 무렵부터 아내의 엉덩이가 아파 고통을 호소했지만 강행을 했던 여행인데 숙소까지 고생스러운 경험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4년이 지난 이번 결혼 기념 라이딩도 비슷한 일대이지만 코스를 조금씩 달리 잡았다. 촬영장비도 안정화되었고 폰네비도 핸들에 장착되었고 할리정품 에어쿠션 방석으로 아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준비가 된 여행이다.
항상 느끼지만 낙동강변 풍경은 그림같으면서 시원하다. 함안보에서 배출되는 물의 소용돌이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었다. 보의 유용한 역할도 있겠지만 환경문제를 제외하고도 이런 시설자체가 항상 예의 주시하여 관리해야할 위험요소라 느껴졌다.
의령간의 그림같은 언덕의 집풍경은 고향 생각이 절로 나게 한다. 언젠가는 작은 콘테이너 정도의 공간과 작은 밭, 그리고 닭장을 만들어 살고 싶다.
국도는 날씨좋은 행락철 토요일인데도 차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더욱 라이딩에 여유가 생겨 좋다.
스탬프미션의 마지막 코스인 광주에 다녀오는 지리산 홍길동님이 일부러 시간을 맞추어 남사 예담촌으로 만나러 왔는데 식사 대접까지 해주었다. 예담촌의 식당인 예담원은 단체 손님으로 장사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라 개인 손님이 주문할수 있는 메뉴는 제한되어 있었다.
구형왕릉, 동의보감촌과 함께 밤머리재 코스도 홍길동님의 조언으로 잡은 코스인데 시원하고 안전한 길안내로 여행이 더 즐거웠다. 밤머리재로 올라가는 꼬불길은 라이딩의 재미를 더한다. 고개에는 버스를 이용한 휴게소가 있는데 원래 국립공원내에는 조립식 건물도 지을수 없는 규정때문에 수년전에 버스를 끌고 올라왔다고 한다. 규제에서 살짝 벗어나려면 절대 바퀴를 빼면 안된다고 한다.
밤머리재에서 동의보감촌으로 내려가는 10키로 정도의 꼬불길은 빨간 단풍 가로수길로 멋진 드라이브 코스지만 조금더 있어야 빨간 단풍잎이 필것 같다.
동의보감촌은 그냥 스쳐지나갔고 구형왕릉간의 60번 국도길은 환상적인 코스다. 언덕 경사면에 등고선식으로 난 굽은 길인데 왼쪽은 산 오른쪽 아래에는 마을이 보이면서 벚꼿나무가 곳곳에 풍경을 만들었다.
구형왕릉은 가락국 마지막 10대 왕(김유신의 조부)의 무덤인데 작은 나라를 신라에 귀속시켰지만 왕은 일단 죽이는 정치관계 속에 쫒기다 죽었다고 한다. 그의 무덤은 이름없을 작은 계곡에 돌담과 돌계단 형식의 특이한 돌무덤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에는 새가 절대 앉거나 똥을 싸지 않는다고 한다. 유림면 사무소 앞 영천교에 있는 주암식당의 어탕국수는 정말 맛있다는 홍길동님의 정보는 다음에 활용해야겠다.
홍길동님과 헤어진후 지리산 노고단을 향한 라이딩코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코스도 충분히 길고 풍경도 좋아 바람소리와 배기음만으로 충분한 분위기와 영상음악이 되기에 어떤 음악을 영상에 깔수 없었다. 노고단 휴게소에 도착하여 아내에게 여행소감을 물어니 ‘이것은 여행이 아니다. 마치 오락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뒤에 탄 사람은 즐겁지는 않다’라고 한다. 라이딩 텐덤자는 자신의 즐거움보다는 운전자와 함께하려는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 다시 상기되었다.
노고단에서 구례로 내려가는 길은 주로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하여 속도를 제어했지만 나중에는 바이크에서 뭔가 타는 냄새가 났다. 브레이크 과열로 생기는 냄새인지 알수 없었지만 계속 주행했다.
구례에 넓게 펼쳐진 풍경은 넉넉함과 함께 벚꽃 가로수길이 환상적이다. 동편제 판소리 전수관에 도착하였는데 관리하는 분을 만날수 없어 주변 분위기만 보고 숙소로 향하였다.
숙소는 화엄사로 올라가는 길에 샤롯데모텔이라는 곳인데 부부가 깨끗하게 운영하면서 적당한 방안 온도가 마음에 들었다, 토요일인데도 손님가동율이 절반이 안되어 보이며 2인1실이 4만원이었다. 마당이 넓어 그룹투어때 이용해도 바이크 주차가 용이해 보인다.
식사는 모텔 바로옆 송이식당을 이용했는데 저녁은 정식을 주문하니 된장과 무우만 보이는 된장찌게인데도 이상하게 맛이 있고 특히 수많은 나물반찬은 간이 적당하고 맛있었다. 나물이 아까워 비빔그릇을 하나 달라고 하니 고추장과 참기름이 바닥에 딱 깔려있는 성의가 좋아보였다. 지역특산품인 산수유막걸리를 함께 걸치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아침에도 같은 식당에서 제첩국을 주문했는데 먹어본 제첩국중 가장 살이 통통하며 맛있었다. 아침에도 나물반찬류가 많아 역시 비빔그릇을 추가주문했다.
화개장터로 가는 섬진강변길은 모두가 벚꽃길이다. 하동까지 강변 양쪽길이 모두 울창한 벚나무로 계속 이어져있기에, 벚꽃철 이벤트로 가는 진해 벚꽃길과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화개장터는 화재로 인해 새로 단장한 곳이라 옛풍경 그대로도 아니고 5일장이 아니라 상설장으로 변해 있지만 장날의 분위기와 섬진강과 지리산의 특산물로 이루어진 먹거리로 구경해볼 곳이었다.
박경리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문학관 근처 들판에 있는 부부송은 4년전 먼곳에서 사진만 찍었었는데 이번에는 가까히 가서 보고 잘 경지정리된 넓은 논을 보았다. 소설의 무대로 충분한 느낌이었다.
시원한 섬진강을 지나 남해대교 끝에 있는 남해 충렬사에 들러 이순신 장군 사당에 참배하였다. 어른이 일부러 참배하는 일은 흔하지 않는 일이지만, 13년전 초등학생인 아들이 나라를 위해 일하신 이순신장군묘에 가서 절을 올리고 싶다하여 가족여행을 만들어 방문한 곳이다. 다 결혼하여 생긴 추억이기에….
그런데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아내가 너무 힘들어 있다. 여행 2일이 되니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바이크 바꿉시다.’라고 한다. 이게 웬일인가! 예전같으면 이제 바이크 안탄다라고 할 사람이….
마음속으로 엄청 기뻤지만 덤덤하게 표정관리에 신경써면서 나는 아무 부족함이 없어 그대로 타겠다. 대신 운동으로 몸을 다지라고 말했다. 그런데 솔직히 마음70%는 진실이지만 30%는 바꿀수 있을때 바꿀까라는 생각을 함께 했다.
어째던 기종 업그레이드 쿠폰은 받은 셈이다. 중고를 사던 새 바이크를 사던 언제든지 살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고 고마웠다.
그런데 나중에 집에 도착하여 물어보니 엉덩이가 아픈 것도 기변허락의 이유지만
대영쉼터에서 만난 초이스 클럽분들과 밤머리재 고개에서 만난 로드킹 타시는 분이 뒷좌석 에어쿠션 방석을 손으로 꾹꾹 누르는 모습을 보니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아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신 그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ㅎㅎ
독일마을에서 바람개비 동호인들과 만나 미조항을 둘러보면서 여독에 지친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귀가할수 있었다. 집에서 찍은 영상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남해대교부터 찍힌 영상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앞으로를 위해 신뢰도 있는 젠더를 구입해 두어야겠다.
……..
이번 코스는 계절마다 가고 싶다!!!
첫댓글 팔팔마마부님~ 멋진 나들이십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라이딩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여행 하셨군요 좋은 코스로 맑은공기 마시면서 ...
영상을 보니 계절마다 이 코스는 다녀보고 싶습니다.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셨네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멋진 영상 감사합니다~
첫번째 영상 후반부의 곡명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참 좋으네요ㅎ
사용한 곡에 대한 정보입니다. 영상1에는
1. Marry You / Bruno Mars / Doo-Wops & Hooligans [International ver.]
2. Prelude In D / 고충진 / 바람이 가르쳐 준 노래
3. These Are The Words / James Blunt / Some Kind Of Trouble
영상2에는
4. The Woman I Love(Live) / Jason Mraz / Love is a Four Letter Word
5. 집에가서 찾아봐야함.
영상3에는
6. Stay The Night / James Blunt / Some Kind of Trouble
영상4에는
7. 기억 / 인디언 수니 / 비오는 날 해바라기
8. Everybody / Black street Boy
좋은 영상,즐~감 했습니다.행복한 라이딩 하신것 같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여행을 하셨군요 ....
대단히 부럽부럽습니다 .....
좋은 여행 기획하시면 정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