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비밀의 온도
글 이진미 펴낸곳 도서출판 노란돼지(초록서재) | 펴낸날 2023년 4월 17일 | 정가 13,000원
판형 134*200mm | 쪽수 232쪽 ISBN 979-11-92273-09-9 (43810)
분류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문학 > 청소년 소설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 > 청소년 소설
■ 키워드 : 비밀, 왕따, 가정폭력, 우정,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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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어느 날, 호야가 사라졌다. 다섯 개의 비밀을 간직한 채…
‘호야 실종 사건’을 통해 우정과 연대를 발견하는 성장소설
가정폭력 피해자인 일교, 억울한 도둑 누명을 쓰고 도망치듯 전학 온 예슬, 2학년 2반 대표 왕따 재욱, 아이돌 연습생 중도 탈락자 하은 그리고 새엄마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아 버린 강민…
다섯 명의 시선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빠르게 교차하면서, 주인공들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 했던 비밀이 차츰 드러나게 된다. 어떤 비밀은 화가 치밀어 오를 만큼 뜨겁고, 어떤 비밀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서늘하다. 이들은 각자 안고 있는 비밀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라진 호야를 찾을 수 있을까?
■ 출판사 서평
“내 비밀의 온도는 몇 도일까?”
다섯 개의 시선이 빠르게 교차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장편소설
《열다섯, 비밀의 온도》는 다섯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교차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각 장을 이끌어가는 화자가 계속 바뀌는, 이 소설만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손에서 한순간도 책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일교, 예슬, 재욱, 하은 그리고 강민이 장마다 교차하며 등장해 일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의 형식은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과 말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문체는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첫 번째 시선_서일교
“괴물과 싸우는 동안 나도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실직 후 술만 마시면 엄마와 나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어김없이 아버지의 주먹이 날아들던 날, 참다못한 나는 아버지를 힘껏 밀쳤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할 용기가 없어서 집 밖으로 도망쳤다. 길거리를 방황하다가 호야와 마주쳤고, 어쩌다 보니 내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호야가 사라지고 난 뒤, 이재욱하고 사소한 시비가 붙었다. 그리고 홧김에 이재욱을 때렸다. 그런데 그 순간, 공포에 떠는 그 아이의 모습에서 나를 보았다.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는 나를…
두 번째 시선_심예슬
“앞으로는 절대 당하지 않을 거야. 다른 누군가를 짓밟아서라도.”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도둑 누명을 썼다. 나는 결백했고, 억울했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반에서 왕따를 당했고, 결국 신기중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 후로 나는 힘의 논리를 맹신하게 되었다. ‘억울한 누명을 쓴 건 내가 약하고 만만해서야.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 왕따로 지목된 아이를 앞장서서 괴롭혔다. 그래야 내가 왕따가 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다시는 아무도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 날 호야가 불쑥, 내 곁으로 다가왔다.
세 번째 시선_이재욱
“나의 네잎클로버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신기중학교 2학년 2반 대표 왕따다. 별명은 ‘제육볶음’. 나는 원래 친구도 많고, 밝은 아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점점 살이 쪘고, 놀릴 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하지만 호야 덕분에 처음으로 나도 잘하는 게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어쩌면 나에게도 친구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호야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네 번째 시선_염하은
“빛나지 않아도 날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아이돌 연습생이 된 신기중학교 여신 염하은이다. 남들이 볼 때는 화려한 일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초등학생 때부터 차곡차곡 아이돌 데뷔 준비를 해 온 연습생들,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연습생들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든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굴하고 초라한 모습을 호야에게 들키고 말았다. 호야는 내 비밀을 지켜줄까?
그리고 다섯 번째 시선_김강민
“친절이란 사악한 의도를 숨기기 위한 가면일 뿐이야.”
나는 잘 안다. 타인에게 친절한 사람은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친절은 본래의 의도를 숨기기 위한 가면일 뿐이다. 호야가 딱 그런 애다.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속아 넘어간다. 나는 호야의 가면을 벗겨 내고, 그 민낯을 만천하에 드러내 줄 거다. 그게 내게 주어진 임무다. 나는 누군가를 믿고, 그 믿음 때문에 상처받는 실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임시 담임, 조민정 선생님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왜지?
어느 날, 호야가 사라졌다. 다섯 개의 비밀을 간직한 채…
‘호야 실종 사건’을 통해 우정과 연대를 발견하는 성장소설
《열다섯, 비밀의 온도》는 기간제 교사 조민정 선생님이 2학년 2반 임시 담임으로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조민정 선생님은 한호연(학교에서는 모두 호야라고 부름)이라는 학생이 한동안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반 아이 누구도 호야가 왜 학교에 오지 않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조민정 선생님은 반장 강민이와 호야네 집 가정방문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일교, 예슬, 재욱, 하은 그리고 강민이는 호야가 왜 학교에 오지 않는지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무언가 감추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호야가 하은이에게 내 비밀을 말한 거라고. 그래서 그런 거였다. 다시 왕따로 돌아가기는 죽기보다 싫었으니까. 놀이터에서 호야와 둘이서만 나눈 이야기를 엿들은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호야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본문 중에서)
호야의 생일날 나무놀이터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 때문에 호야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호야는 아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고, 아이들은 호야가 사라진 이유를 알고 있다. 과연 그날, 나무놀이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아이들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은 무엇일까?
이 소설을 쓴 이진미 작가는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다. 개발의 소용돌이가 비껴간 수도권 변두리에 위치한 중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며 작가는 《열다섯, 비밀의 온도》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수행 평가로 쓰게 한 아이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열다섯 해밖에 안 된 생이 이리도 파란만장한가 싶은 생각에 먹먹했기 때문이다. 어른들 탓에 마땅히 누려야 할 보호와 사랑을 송두리째 빼앗긴 아이들에게 세상에 대한 신뢰와 타인의 선의를 받아들일 여유 따위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받지 못한 보호와 사랑을 아이들끼리라도 서로 주고받으며, 우정과 연대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 소설에 담았다.
“아이들이 저희끼리도 단단한 관계를 맺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당장의 필요에 따라 쉽게 뭉쳤다가는 곧 찢어지고 마는, 얄팍하기 그지없는 그네들의 우정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어 른들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서로 주고받으며 팍팍한 삶을 아름답고 따스하게 꽃피우기를 감히 바랐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불쏘시개가 되어 그들의 마음에 따듯한 사랑의 불을 지피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야는 제가 되고 싶었지만 끝내 되지 못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호야 실종 사건’을 통해 아이들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 했던 비밀이 차츰 드러난다. 어떤 비밀은 화가 치밀어 오르고 눈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뜨겁다. 또 어떤 비밀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서늘하다. 이 아이들은 각자 안고 있는 비밀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라진 호야를 찾을 수 있을까?
《열다섯, 비밀의 온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호야는 한 번도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드러날 뿐이다. 호야는 실제 인물일 수도, 아이들의 바람일 수도, 작가가 되고 싶었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 ‘호야 실종 사건’으로 일교, 예슬, 하은, 재욱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이 우정과 연대의 힘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 책 속으로
내가 터득한 비결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센 척이다. 아무리 중학교가 약육강식으로 굴러간다 해도 실제로 주먹질까지 하며 싸우는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다. 여자애들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센 척’에서 중요한 건 힘이나 싸움 기술이 아니라 ‘깡’이다.
‘난 무서울 게 없어. 건드리기만 해 봐. 가만 안 둘 거야!’라고 온몸으로 보여주는 거다. 이때 가장 필요한 건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기술이다. 눈으로 맞붙었을 때 먼저 눈길을 피하면 절대로 안 된다. 상대가 누구든 끝까지 쏘아보아야 한다. 거기에 커다란 목청으로 차진 욕까지 더해 주면 그걸로 게임 끝이다. 아무도 나를 만만히 보지 못하게 된다.(11쪽)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반장이 되기로. 그 아이가 퍼뜨린 씨앗이 엄청난 토네이도가 되어 온 학교를 휩쓸어 버리기 전에 내가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왜 하필 나여야 하느냐고? 보통 사람들에겐 순진한 얼굴 뒤에 숨은 악의 정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다르다. 지난 시절의 불운이 비록 내게 깊은 생채기를 남기긴 했지만, 덕분에 확실히 얻은 것도 있다. 친절함으로 눈속임을 하려 들면 남들은 다 속을지 몰라도 나에겐 어림없다.(23쪽)
천천히 다가오는 김승현의 손에는 이미 컴싸가 들려 있었어.
아, 컴싸는 수성이지. 다행이다. 얼굴이나 몸은 비누로 빡빡 지우면 지워지겠지.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고작 그런 거였어. 작년에 김승현이 유성 매직으로 내 얼굴을 칠해 놨을 때는 지우느라고 정말 죽는 줄 알았거든. 우리 학교 교복 색깔이 짙은 네이비블루여서 낙서를 해도 잘 안 보이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지.
김승현의 손에 들린 컴싸가 허공에서 나를 내려다보았어. 내 얼굴을 향해 뾰족한 컴싸가 달려들 때, 나도 모르게 눈을 꽉 감아 버렸어. 꼭 칼로 무자비하게 찔리는 기분이 들었거든. 한 번, 두 번, 세 번…. 컴싸가 지나간 자리가 불길이 붙은 것처럼 화끈화끈했어.(38쪽)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내가 보고 있는 건, 거울에 비친 아버지인가? 아니, 저건 바로 나다. 술에 취해 물건을 부수고 우리를 때리는 아버지와 똑같은 눈빛. 그 순간, 호야의 말이 머리를 스쳤다.
“일교야, 아버지를 이기고 싶지? 그렇다면 먼저 너부터 폭력에서 벗어나야 해. 폭력은 폭력으로 이길 수 없어. 폭력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폭력을 버리는 것뿐이야.”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호야는 그날 이미 보았던 걸까.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면서 점점 아버지를 닮아 가는 나를.(92쪽)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고, 집에 있는 몇 안 되는 책 중에는 하필 《헨젤과 그레텔》이 있었다. 새엄마가 두 아이를 산에 버리고 오는 이야기. 그 뒤로 내 호주머니에는 늘 조약돌이 한 움 큼 들어 있었다. 나를 내다 버리는 대신 새엄마가 스스로 집을 나가 버릴 때까지.(100쪽)
비밀의 무게는 몇 킬로그램이나 될까?
애들 앞에서 비밀이 밝혀졌을 때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몸에 지니고 다니던 비밀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걸. 물론 죽고 싶을 만큼 창피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어쩐지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도 사실이었다.(191~192쪽)
■ 저자 소개
이진미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쓴다. 나의 글이 사람과 사람을 서로 이어 주기를, 독자와 세상을 서로 이어 주기를 소망한다. 청소년 소설 《독립운동가가 된 고딩》, 《괴질》, 《그 여름의 끝》과 창작동화 《백만장자 할머니와 상속자들》, 역사 인물 동화 《평등한 세상을 꿈꾼 아름다운 사람들》, 《차별에 맞서 꿈을 이룬 빛나는 여성들》을 썼다.
■ 차례
프롤로그 • 07
01_심예슬 • 008
02_염하은 • 014
03_김강민 • 022
04_심예슬 • 029
05_이재욱 • 035
06_심예슬 • 042
07_서일교 • 049
08_염하은 • 055
09_이재욱 • 063
10_심예슬 • 069
11_염하은 • 078
12_서일교 • 089
13_김강민 • 096
14_서일교 • 103
15_염하은 • 109
16_이재욱 • 122
17_심예슬 • 130
18_염하은 • 135
19_심예슬 • 143
20_이재욱 • 150
21_염하은 • 159
22_심예슬 • 167
23_이재욱 • 175
24_서일교 • 181
25_염하은 • 191
26_심예슬 • 198
27_서일교 • 206
28_염하은 • 213
29_이재욱 • 216
30_서일교 • 221
31_김강민 • 224
에필로그 • 228
작가의 말 •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