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건진 영화가 ‘오징어 게임’, ‘D. P,’ 그리고 '모가디슈'입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강자 독식의 넷플릭스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접근성과 제작자나 독자 모두 저렴한 금액으로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감독은 류 승 범 이네 형, 류 승 완 감독
-
입니다. 한국판 느와르의 간판스타 김 윤 석(타짜), 조 인성(비열한 거리),
허 준호(실미도) 등 완전 제 스타일의 상 남자들이 다 나왔어요.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여기서 굳이 한 명만 꼽으라면 ‘석’자 들어간 김 윤 석이
가장 맘에 듭니다. 코로나 정국에서도 300만을 극장에 모은 작품입니다.
-
제가 아는 소말리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유니세프에 단골로
홍보되는 나라입니다. 우리 에스더가 달수를 꽉 채우고 태어난 해(1991)
소말리아 내전 실화를 바탕으로 남과 북의 합동 대사관의 탈출기를
그렸습니다. 동존상잔을 시작으로 70년을 으르렁 거리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남북이 상부상조를 넘어 감동적인 형제애를 보여 준 실화입니다.
-
최근 북한 망명 태 영호의원에 의해 ‘모가디슈’의 리얼리티를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었어요.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의 수도입니다. 1990년대 초반
대한민국 정부는 UN 가입을 위해 UN에서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표를 의식하고 적극적인 외교정책들을 실행합니다.
-
소말리아를 담당하는 외교관 한 신성 대사(김 윤 석)는 오랜 시간을 들여
겨우 소말리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약속받고, 한국에서 오는 안기부 강 대진
참사관(조 인성)에게서 대통령에게 전해줄 선물들을 받아 이동을 합니다.
인트로가 화끈합니다. 북한 측 태 준기 외교관( 구 교환)과 림 용수 대사
-
(허 준호)의 공작으로 인해 현지인에게 테러를 당하고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됩니다. 기어서 대통령 궁까지 가봤지만 늦어서 대통령을
못 만납니다. 소말리아 길들이기에 남북한은 치열한 분쟁을 펼치는
가운데 소말리아 외교부 장관을 만나는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
그들이 호텔에서 외교부 장관을 두고 말다툼을 하던 중 최루탄이 호텔
안에 들어오게 되고, 놀란 양 측 인사가 장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
봅니다. “시위가 격해졌지만 걱정하지는 마시라” 하지만 소말리아 바레
정부는 군경을 통해 강경 진압으로 탄압하기 시작하고, 수도 모가디슈의
-
치안은 악화되어 갑니다. 이에 U. S. C(통일 소말리아 회의)는 각국 대사
관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최근 몇 년간 소말리아에 주어졌던 국제적
지원은 시민권과, 종교, 민주화를 억압하기 위한 바레 정부에 의해 사용
되어 왔다."며, 정부 편인지 자신들의 편인지 정하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모가디슈의 치안은 불안정해지고, 소말리아의 화폐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해졌으며, 음식들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사마저 문을 닫아 비행기 편도 구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소말리아 국민 시위대들이 대사관들마저 공격하면서
-
대사관의 모든 통신마저 먹통이 됩니다. 북한 측 대사관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북한 측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소말리아인들이 대사관을
습격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식량들을 비롯한 돈이 되는 모든 물건들이 약탈
당합니다. 이에 림 대사는 중국 대사관으로 대피하려 하지만 이미 중국 대사관
-
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한대사는 차마 어린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림 대사를 거절
하지 못하고 대사관 안으로 들이게 되고 이 둘은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지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소말리아 반군이 모가디슈에 입성
-
하며 내전은 더 심해져 갑니다. 과연 한대사와 림 대사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까요?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대략 이렇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초반에는 남한과 북한 간의
외교를 통한 신경전을, 중반부터 후반에는 소말리아 내전의 중심지인
-
모가디슈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인물들의 긴장감을, 마지막에는 남한과
북한으로 서로 아는 척 인사도 못하는 인물들을 통해 묘한 긴장감도 만들어
냅니다. 그런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영화의 내용
이나 인물들의 성격들과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
한국 대사관에서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퀀스 가
죽여줍니다. 실제로, 당시 이탈리아 대사관은 소말리아의 대통령궁과 매우
가까이 있어 정부군과 반군이 대립하는 장소의 중심지였다고 합디다.
그래서 정부군이 우리 측 차량을 반군 측 차량으로 오인하여 사격을 했다고도
-
합니다. 아무튼 자동차의 안과 밖을 오가며 찍어내는 장면들은 정말 감탄이
나올 장면들이었습니다. 1990년 12월 30일 모가디슈 시내 방향으로 대포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다드 장군이 이끄는 U. S. C가 소말리아 수도 침공을
나선 것입니다. 이틀 후, 한국의 강 신성 대사는 한국에 통신을 취하지만
-
이미 통신은 단절된 상태였습니다. 각국의 대사관들은 소말리아 반군들의
약탈 대상이 됩니다. 강대 사는 일단 공관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고자 하지만
대한민국 공관도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이에 강 대사는 공항
수비대장을 찾아가 8명의 경비병을 지원받게 됩니다.
-
7일 이탈리아 수송기가 소말리아 공항에 도착하였지만 이탈리아 시민들만
태운 뒤 돌아가 버립니다. 이때 강 대사는 공항 관제탑을 통해 한국에 구조
메시지를 보내게 되고 정부로부터 9일 이탈리아 구조기를 통해 탈출하면
된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구조기는 이탈리아만 띄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강 대사는 9일 공항에 찾아갔다가 우연히 북한 대사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당시 북한 대사관 사람들은 무려 8번이나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남아있는 것이 전혀 없는 절망적인 상태로 공항에 나와 혹시나 있을 구조를
기다리는 상태였습니다. 강 대사는 북한 대사에게 한국 구조기를 타고
-
나가자고 하지만 이번에도 구조기는 이탈리아 사람들만 태우고 떠납니다.
이에 강대사와 북한 대사 측은 지원 병력이 있는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하여
함께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영화와 달리, 지원 병력들은 끝까지 한국대사관을
지켰다고 합니다. 다음날 강 대사는 목숨을 걸고 반군과 정부군이 대립
-
하고 있는 지역 인근에 위치한 이탈리아 대사관을 찾아가 이탈리아 대사를
면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대사는 남한 측 사람들은 어떻게든 구조
해줄 수 있으나 북한 측은 수교도 맺지 않았기에 버리고 가라고 말을 하고
강 대사는 간곡히 부탁하여 군 수송기 1대를 지원받기로 약속받고, 관저로
-
돌아와 차량 4대를 타고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정부군이 이들을 반군으로 오인하여 공격을 하게 됩니다. 당시 사격으로 북한
측 인사 1명이 사망하였지만 다행히도 나머지 21명은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헌책으로 차를 무장하고 벌이는 추격전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들은 다음날 이탈리아 수송기를 타고 소말리아를 벗어
나며 탈출극을 성공하게 됩니다. 당시 모가디슈를 탈출하신 강 신성 대사가
직접 쓴 책도 있다는 것 같습니다. 북한 공사 태 영호에 의하면 당시 죽은
북한 사람은 무전 수이었다고 해요. 무전 수는 모스부호를 해석하는 사람
-
으로 통신암호 해석을 위한 난수 책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이를 분실하여
다들 걱정하였으나 김 정일이 "난수 책이 대수냐. 살아 돌아와 다행"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작 비화로 모가디슈는 촬영 1년 전부터 오디션을 진행
했는데 강 대진 참사관(조 인성)과 신경전을 벌였던 택시 운전사는 케냐의
-
배우 이디조음와니키로 작가로도 활동하는 재원이랍니다. 또한, 강 대진
참사관과 신경전을 벌인 현지 경찰인 칼릴 역을 연기한 피터 카와도
케냐에서는 감독으로 활동을 했었다고 합디다. 영화 속 아이다드 장군
목소리도 피터 카와가 했다는 군요. 이탈리아 대사관 마리오 대사는 엔리코
-
안니엘로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 최고 문학상인 캄피엘로 상을 수상하고
한국에서 낭독 회를 개최하는 등 매우 유명한 소설가라고 합니다.
2021년 8월 20일에도 모가디슈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있을 만큼 소말리아는
아직도 안정이 되지 않은 여행금지 국가입니다. 이런 이유로 '모가디슈'는
-
소말리아가 아닌 모로코에서 촬영을 했답니다. 제작진은 모로코 로케이션
자체가 보여주는 이국적인 비주얼뿐 아니라, 소말리아를 그대로 재현하고
싶어 촬영지 반경 1km의 건축물들을 모두 당시 소말리아 건축 양식에 맞춰
새롭게 작업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활용하여
-
이슬람교 회당은 물론 이탈리아의 식민지배에 따른 유럽식 건축 양식이
섞인 당시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고 하네요. 오죽하면 소말리아 관계자가
"실제 소말리아와 굉장히 흡사하다."라고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
'놈놈놈' 처럼 사막모래의 이국적인 배경과 헌책 갑옷을 입은 자동차 추격
씬이 한동안 문신처럼 남을 것 같습니다. 조인성은 긴 길럭지 때문에
프로마이드가 잘 나오는 것 같지 않나요?
2022.1.6.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