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적은 내부에 있었다.서용빈이 이광은감독의 선수기용에 불만을 품고 선수단을 이탈하며 선수들의 반발이 표면화된 것.문제는 서용빈 한명의 ‘돌 출행동’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 신뢰감이 상실돼 앞으로 선 수단의 전체의 내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지난 겨울 마무리 숙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시즌을 시작한 데 있었다.이감독은 노장 김용수를 마무리감으로 완전히 믿지 못했다.
김용수가 초반 흔들림을 보이자 주저없이 장문석-최향남-경헌호에 이르기까 지 지난 겨울 전지훈련지를 돌면서 튼튼한 선발감으로 다듬어 놓았던 투수들 을 닥치는 대로 마무리로 세웠다.개인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난달 초 SK와 경기를 위해 선수단이 인천으로 내려가는 길.이감독은 최향 남을 따로 불러 감독 승용차에 태우고 “팀의 우승을 위해 선발에 대한 개인 욕심은 버리고 마무리 보직을 맡아달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마무리 임무 를 떠안게 된 최향남은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공이 제대로 던져질 리 없었다. 새로 낙점돼서 마무리로 오르는 투수마다 제몫을 못했다.투수층 내부에서는 “올시즌이 끝나면 대대적인 투수 물갈이가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 고 타자쪽에서는 서용빈이 눈에 띄게 설 자리를 잃어갔다.코칭스태프와 호흡 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지나치게 이기는 게임 만 하려고 든다”,“선수들을 믿고 지켜봐주지 않는다”,“아무리 신임감독 이지만 너무 우왕좌왕한다” 등등 팀워크에 서서히 금이 가면서 잡음이 생겨 났다.
지난달 7일 두산전과 2일 롯데전에서의 ‘대참사’도 감독의 위기관리능력 부족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돌았다.3일 승리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 놓았던 백전노장 김용수를 강판시키는 순간 선수단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