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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올렸던 글인데, 어제 무릎팍도사에 안철수 교수님이 나오시는 모습을 보고 다시 올려봅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하고 싶은 일에 목숨을 걸어라"
우리나라 정보보안 산업의 선구자인
창업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원래 어릴 적부터 혼자서 뭔가 만들기를 좋아하고 매사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처음 컴퓨터를 접한 것은 1982년 가을, 의과대학 본과 1학년 시절이었습니다. 친구가 애플Ⅱ+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물건을 접한 순간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듬해에 저도 컴퓨터를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 컴퓨터도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 그 일이 컴퓨터 백신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의대 교수로서, 군의관으로서 일하며 틈틈이 시간을 쪼개 프로그래밍을 계속했고,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를 마친 뒤에 컴퓨터와 의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되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거듭된 고민을 해결해 줄 실마리는 제가 그때까지 살아왔던 삶은 남이 보기 좋은 삶이라는 데서 풀렸습니다. 서울대 의대 졸업, 20대 의학 박사, 20대 의대 교수로 이어지던 순탄한 과정은 남이 보기에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컴퓨터를 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자부심, 보람, 사명감, 성취감 등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살아온 시간보다는 살아갈 날이 많은 시점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고 해 나갈 일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14년간 공부해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던 의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창업비용은 얼마나 들었습니까?
정확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꽤 많이 들었습니다. V3를 무료 소프트웨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상당 기간 수익이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무료 소프트웨어로 시작해서 상업 소프트웨어로 성공한 예는 거의 없습니다. 한글과컴퓨터도 상용소프트웨어로 시작했었지요. 무료 소프트웨어로 시작한 회사들은 거의 다 중간에 사업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우리도 특별히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임대료며 직원들 임금 등을 지출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마케팅과 영업조직을 다 갖춘 벤처기업이 아니라 연구개발만 했기 때문에, 나머지 부문은 한글과컴퓨터에서 맡아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몰랐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 방식의 사업구조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한글과컴퓨터에서 영업을 해주면 그걸 토대로 회사의 운영비를 감당했습니다. 어쨌든 1995년부터 1999년까지는 어렵게 회사를 유지했습니다.
창업할 때 주위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셨습니까?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제 집안과 주변 대부분이 의사들이라서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말리기만 했지 도움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주위에서는 ‘너는 학자 타입이니 경영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저도 세상물정을 잘 몰라서 사업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건 단지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일인데 회사 형태로 내 이름을 걸고 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에 초점을 맞춰 ‘의미 있고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사업을 내다봤고, 선택은 창업밖에 없었습니다.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사업의 모멘텀은 언제였습니까?
국내에 CIH 바이러스 대란이 발생하면서 회사가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1998년 말까지 인력은 30여명에 매출은 20억 원 정도를 했습니다. 그때도 꾸준히 조금씩 성장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바이러스 백신이 필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그제야 무료 백신을 구해서 치료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 CIH 바이러스 사건이 터지면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데이터 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백신을 미리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바이러스 백신을 늘 사용해야 한다는 개념이 생겼고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그 해 수주액이 115억 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전과 비교할 때 최근의 창업환경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창업 환경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인력을 구하기가 예전보다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창업했던 1995년에는 좋은 인력들이 벤처기업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위계질서가 있는 것처럼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먼저 가고 그 다음에 중소기업에 가는 것으로 서열화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중소기업으로 가려 해도 가족과 친구들이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벽이 어느 정도 허물어진 상황입니다.
또 하나, 벤처캐피탈이 생겨난 점입니다. 금융권에서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주는 일은 있었지만 벤처기업 지분을 받고 투자한다는 개념은 아예 없었습니다. 이제는 좋은 벤처기업이면 투자를 한다는 개념이 있고, 벤처캐피탈도 100여개가 있습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이 창업환경은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창업가능성이 높은 부문은 어떤 쪽이라고 보십니까?
창업분야를 IT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공산업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오래된 사업입니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라는 회사는 기존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오래된 사업이라고 치부하는 호텔 사업도 차별화 포인트가 없을 것 같지만, 일본에서 새로운 호텔 체인을 만들어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이오테크나 IT창업을 하는 것만이 신기술 창업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보고 주위에서 많이 하는 사업 중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하면 그게 바로 신기술 사업입니다.
몇 년 전 정부에서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자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정부관계자들과 회의를 많이 했었는데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시 벤처라는 이름을 꺼내기 전에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가 정신인 것 같다. 20~30대 젊은이들이 신기술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동네 구멍가게라도 건실하게 운영해서 고용을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기존 사업에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2의 벤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벤처붐을 일으키려 했지만 큰 반향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아이템보다 ‘기업가 정신’입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리스크 테이킹’과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가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커다란 역경을 이겨내는 사람’이라고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불굴의 의지 뿐 아니라 위험요소들을 치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제대로 된 기업가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가라면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한 두 사람, 한 두 기업이 아니라 여러 다양한 기업과 그 기업을 이루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들의 케이스를 바탕으로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롤 모델을 특정 사람이나 기업으로 단정 짓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기업을 하다보면 창업 초기에는 다들 장밋빛입니다. 하지만 하다보면 힘들어져서 주위를 불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불평은 기업 경쟁력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엄밀하게 시장논리로 보면 기업들은 환경을 스스로 개척해야 합니다. 어려운 환경을 뚫고 나가는 것이 기업가 정신입니다. 힘들이지 않고 기업을 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기업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입니다.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들도 사업을 시작할 때는 힘든 일들이 많았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 전략, 경영의 노하우를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를 이끌어 나갈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10여 년 전 처음 창업을 하면서 기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의사이자 프로그래머로서 전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에는 익숙했지만 조직이나 경영에 대해서는 완벽한 문외한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작하려는 일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은 소속된 구성원들이 생활을 영위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기업의 존재 이유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저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기업이나 조직을 이루는 진정한 의미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의문을 품었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든 다음에 그것을 판매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수익이란 목적이라기보다는 결과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익창출이 목적이 되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다가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사의 많은 갈등들은 목적과 결과를 혼동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에서의 수익창출은 결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본질과 과정에 충실하다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는 믿음과 일맥상통합니다.
안철수연구소 초기에 해외 업체로부터 100억 원 상당의 M&A 제의를 거절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시 말씀 드리지만 결과와 목적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제 뿌리 깊은 판단기준입니다. 흔히 어떤 선택을 할 때 이 일을 택하면 어떤 점이 좋고, 다른 일을 택하면 어떤 점이 좋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판단하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고민이 되지요. 하지만 그 중에는 결과에 해당하는 것과 본질에 해당하는 것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일을 선택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던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일을 선택한 결과로써 얻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결과에 해당하는 것들을 떼고 생각하면 생각은 굉장히 단순해집니다. 어떻게 보면 어리석기도 하고, 세상물정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그렇게 판단하면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그때도 외국기업에서 100억 원을 제시했었는데 그렇게 된다면 돈을 벌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돈을 벌 수 있었겠지만 잃는 게 훨씬 더 많았을 겁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걸고 있는 기대, 저를 보고 회사로 온 직원들, 보안에 대한 사명감이 그것입니다. 한마디로 돈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이 굉장히 쉬웠습니다. 그래서 거절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좋은 파트너를 택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가치관이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치관이 같고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기술을 갖춘 파트너와 함께 일해야 합니다.
또 처음에 사업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사업계획서는 남을 보여주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기 위해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이 보면서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것이 사업계획서입니다. 흔히들 투자를 받을 때만 사업계획서를 쓰는데 그건 옳지 않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써봤자 상황에 따라 바뀌게 마련인데 왜 쓰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써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과정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면 그 다음에는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업계획 없이 시작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또 사업을 할 때 산업구조, 정부지원 이런 것들은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부분에 의지한다는 건 요행을 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이 없는 상태라면 사업을 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서는 기술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아이디어가 떠올라 자연스럽게 그것을 상품화하면서 회사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흐름이 생략된 채 벤처기업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에만 조급해하는 태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좋아서 시작하는 태도도 경계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열의만으로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경쟁력 있는 기술이 전제되고 거기에 열의가 더해져야 건실한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또, 벤처기업을 세울 때는 어쨌든 스스로의 힘으로 회사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경험한 일이지만, 회사라는 게 설립하기 전에는 뭐든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막상 세우고 나면 문제점만 눈에 들어오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설립 당시의 자신감은 수그러들고 자꾸 외부의 도움이나 시장의 우호적인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벤처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금 유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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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절은 매우 중요하며, 스스로 해야 할 일과 결정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며 직접 결정을 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선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는 분야를 택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유망한 일이 어느 쪽이라는 식으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노력하는 것이 평생을 후회하지 않으며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 네 가지 자세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첫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세상에는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습니다. 두뇌가 좋은 사람, 언변이 뛰어난 사람, 재산이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일종의 외적인 결과이며, 결과만을 비교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습니다. 자신이 남보다 부족하다는 열등감에 빠져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부족하다는 사실 자체에 자신을 가둔 채 괴로워만 하는 것은 젊음을 좀먹는 일입니다. 자신을 정확히 보고 그 지점에서부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겨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미래를 낙관하며 준비 없이 지내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정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는 자신의 인생을 망칩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사물과 현상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밝게 만듭니다. 제 대학 동기들을 둘러보았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친구들이 어느 정도 성공도 하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더군요. 학생 시절엔 별 차이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40대 초반에 이미 차이가 나는데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의 결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되 늘 긍정적인 자세로 미래를 계획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매 순간을 충실하고 열심히 충실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이라크 전쟁 때 어느 종군 여기자의 글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자가 후송부대를 따라 바그다드에 입성하는 과정에 적은 글이었는데, 앞으로 나아가 죽을 지도 모를 상황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신문사로 복귀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하는 순간을 적은 글입니다. 기자는 그 시점에 그만두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항상 도망만 다니게 되지 않을까, 그것으로 인생에서 다시는 넘을 수 없는 한계선이 그어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선택할 수 있어서 괴롭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 순간마다 ‘이것이 나의 한계를 긋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해봅시다. 자기 스스로 인생의 한계를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은 자연히 그 한계가 넓어지고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난 여기까지야’라고 포기한다면 그 사람은 평생 그 정도의 범위 내에서만 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원칙을 만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해결해야 할 무수한 선택 앞에 놓입니다. 비록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 모든 선택 앞에서 일관성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젊을수록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지배당하기 쉽습니다. 당장 전망이 밝다는 일만 추구하다 보면 그 분야가 쇠퇴한 후 또 다른 일을 찾아야 할지 모릅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차근차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인생의 뿌리를 다지는 황금처럼 소중한 시절에 치열한 모색을 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도서출판 페가수스에서 출간한 <한국의 젊은 CEO들>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책의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시려면 인터파크 교보문고 YES24 의 책 소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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