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 주식을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대거 매도했음에도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오히려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들이 미 감독기관에 제출한 ‘13-F 보고서’를 인용한 로이터통신의 15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맥쿼리 ▲피델리티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들은 TSMC 주식을 매입했다.13-F 보고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억달러(약 1337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에게 매 분기 말로부터 45일 내 보유 상장사 지분 포트폴리오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보고서를 뜻한다.
실제 보유보다 조금 늦게 공개되지만 대형 투자자들의 투자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들 운용사가 TSMC 매수에 나서기 3개월 전인 지난해 4분기 이 기업의 주식을 대부분 매도했다고 공개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보유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ADR) 6010만주 가운데 86%인 5180여만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당시 매각으로 3억180만달러(약 430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했다. 버핏은 지난 6일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TSMC는 엄청난 기업”이라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를 반영해 “대만보다는 일본에 투자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맥쿼리는 기존 포지션에 TSMC ADR 7800만주를 추가했으며, 3월 말 기준 73억달러(약 9조8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1410만주를 매입해 모두 40억달러 어치를 보유 중이며, 코튜는 5억4890만달러 어치인 590만주를, 타이거는 1억4780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각각 사들였다.미국 증권시장에서 TSMC의 주가는 올해 14.5% 상승했다.